행안부, 16일과 17일 양일간 '2019 전국 주민자치회 회장 교육' 실시

서철모 시장이 '2019 전국 주민자치회 회장 교육'에 참여해 강의를 하고 있다. / 사진=서철모 화성시장 페이스북 캡처
서철모 시장이 '2019 전국 주민자치회 회장 교육'에 참여해 강의를 하고 있다. / 사진=서철모 화성시장 페이스북 캡처

행정안전부가 16일과 17일 양일간 대전광역시 유성구 유성호텔에서 '2019 전국 주민자치회 회장 교육'을 실시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 가운데 서철모 경기도 화성시장은 '단체장에게 듣는 주민자치'라는 주제로 강단에 올라 작심한 듯 대한민국의 주민자치 현실을 날카롭고 예리하게 지적했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주민이 아닌 국가와 지자체를 주체로 한 현재의 주민자치회는 이름만 주민자치회일 뿐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다섯 살짜리 아이가 자전거를 탈 때마다 부모가 뒤에서 잡아준다면, 그 아이는 영원히 혼자 자전거를 탈 수가 없다"라며 "관의 역할은 주민자치회에 모든 권한을 주고 주민의 실수도 인정하면서 진정한 주민자치를 위해 함께하는 것인데, 조금만 잘못하면 어떻게 해서든 제지하려고 해 대한민국에선 주민자치를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서철모 시장은 "주민자치회는 마을에 필요한 사업과 주민의 민원을 행정에 지시하는 조직이지만, 단체장들이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자신의 업적 홍보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주민자치가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민자치 실질화로 가는 길이 쉽지 않은데도 행안부는 장밋빛 로드맵만 제시하고 있다. 진정한 주민자치를 실현하는 것보다 자신의 임기 때 문제가 안 생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라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또 "대통령과 단체장, 정치인은 정치를 조금 더 잘하려고 노력할 뿐 마을을 바꿀 수 없다. 이웃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건 주민자치회뿐이다. 지금처럼 마을과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는 주체가 주민이라는 것을 부정하면서 주민을 주체로 세우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라고 경고했다.

서철모 시장은 "주민과 함께 주민자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두 시간짜리 토론회를 올해에만 200회 이상 진행했다. 해당 토론회는 SNS를 통해 생중계됐고, 이 과정에서 시민으로부터 1,135건의 제안을 받아 900건 이상을 해결했다. 주민이 무슨 말을 하느냐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실제 화성시는 도서관을 설립하면서 주민이 주도적으로 도서 선정과 내부 배치 등을 결정하고, 마을과 도서관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에 참여한 주민의 이름을 설립기념비에 새길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버스 정류장 설치 역시 시가 아닌 주민이 주도한다.

서철모 시장은 "청주시에 사는 한 학생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이사를 왔는데 이웃과 잘 지내고 싶다'라는 내용의 쪽지를 붙였는데, 아파트 주민들이 쪽지 옆에 '만나서 반갑다' '잘 지내보자' 등 환영의 인사를 적었다고 하더라. 이는 이웃과 함께하려는 마음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선천적으로 나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민족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급격한 경제 발전으로 잠시 잊고 지냈던 '우리'라는 민족의 정신과 뿌리를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주민자치회"라며 "여러분이 지금처럼 주민자치 현장에서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마을과 대한민국은 발전할 것이다"라고 적극적인 활동을 당부하며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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