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지속가능 발전엔 공론장과 담론정치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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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지속가능 발전엔 공론장과 담론정치 필수
  • 박 철
  • 승인 2020.03.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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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사회적 가치 추상적 규범에 현실의 작동 원리 절실
주민자치 활동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
당진시 읍·면·동 주민총회 공유한마당.   사진=당진시 제공
당진시 읍·면·동 주민총회 공유한마당. 사진=당진시 제공

지난 1월 15일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공공부문의 추진전략’에 의하면, 사회적 가치는 경제 뿐 아니라 사회·환경·문화 등을 포함하는 모든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핵심 가치다.

왜 공공부문에서의 사회적 가치인가?

그렇다면 사회적 가치는 왜 필요하며, 국가 차원에서 꼭 추진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정부가 밝힌 여러 가지 중, 우선 ‘사회 통합과 경제성장’ 측면에서 보면, 사회적 가치는 건강하고 활기찬 사회 구현, 사회 문제 해결 등을 통해 경제 성장과 현 정부 국가비전인 포용적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하다.

한 예로, 우리나라 사회신뢰가 북유럽 수준으로 향상되면 경제성장률이 1.5%p 상승한다(2016, 서울대 김병연, 대한상의).

또 ‘삶의 질’ 측면에서 보면, 낮은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는 국민 체감 삶의 질 수준을 제고하고, 경제적 성과와 삶의 질 간의 격차 완화를 위해 필요하다. 국제 비교 시 한국의 총 GDP 규모는 세계 11위 수준(2018년)인 반면, 삶의 질 관련 국제지표는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 수준이다. 특히 공동체(사회관계망 질), 대기오염, 자살률 등은 최하위 수준이다.

따라서 정부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추진 전략으로 ▲공공부문의 전반적 운영원리(조직·인사·재정·평가)에 사회적 가치를 실천적·균형적으로 반영 ▲사회 구성원(민간, 시민·공동체, 사회적 경제)의 다양한 가치 실현 활동이 확산되도록 적극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가치의 민간 확산 지원 전략

정부는 사회적 가치의 민간 확산 지원을 위해 △기업·국민 등 민간의 사회적 가치 실현 촉진 △공동체 역량 제고 및 민관 거버넌스 구축 △사회적 경제 성장 가속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중 ‘공동체 역량 제고 및 민관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시민 참여 활성화 기반 마련 ▲지역 공동체역량강화▲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민·관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다.

첫째, ‘시민 참여 활성화 기반 마련’을 위해 우선, 기관에 대한 참여지수 개발 및 우수기관 인증 확대, 참여포인트제 도입 등 인센티브 강화를 통한 자발적 참여문화를 조성한다. 또 문제해결형 참여 촉진을 위해 ‘광화문1번가’의 정책숙의 기능과 참여예산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 사회R&D 등 리빙랩을 활성화한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 정책 수요자별 특성을 고려한 정책 참여 사례 발굴·유형화를 통한 가이드를 마련·확산한다.

둘째, ‘지역 공동체 역량 강화’를 위해 우선, 지자체-지역대학 간 연계, 청년 친화적 산단으로의 혁신 등을 통해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유도해 지역 경제의 활력을 제고한다. 또 주민자치회를 확산하고, 주민발안·주민투표·주민감사청구 요건을 완화하는 등 주민 참여 제도를 활성화한다. 아울러 실질적 주민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온라인을 통해 공공자원을 개방하고(통합포털, 2020.2월), 지역 활성화 지원을 위한 재원을 조성한다. 즉 주민 등이 지역 자산화를 위해 빈집·유휴지 매입 시 보증·저리대출을 제공한다(농협·신보).

셋째,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민·관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우선, 정책의 연계·협력을 위한 부처협의회 구성(단장 : 사회적경제비서관) 및 중앙-지방 간 협력관계를 강화한다. 또 민간전문가로 사회적 가치 T/F를 구성·운영한다(정책기획위원회 산하).

[표] 사회적 가치의 개념 및 연관 개념 요소.   출처=한국행정연구원,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정부혁신 방안 연구’, 2장 9p.,(2018.7.1)
[표] 사회적 가치의 개념 및 연관 개념 요소. 출처=한국행정연구원,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정부혁신 방안 연구’, 2장 9p.,(2018.7.1)

왜 공공부문에서의 사회적 가치인가?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사회적 가치는 경제·사회·환경 영역의 다양한 가치, 개인·사회 공동체·미래 세대를 함께 고려하는(지속가능 발전)행동 규범이자 의사 결정의 기준이다. 그렇다면 국가 영역에 속한 정부기관은 물론이고, 공기관에서는 반드시 새로운 사회적 가치에 맞게 조직을 운영하고 사무와 사업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시민사회 영역(정부가 ‘민간’이라 칭하는 부문)의 공공(公共)적인 사업이나 활동을 펼치는 단체들도 사회적 가치에 맞게 조직을 운영하고 활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여타 민간단체보다 공공적 성격이 더 강한 주민자치 원리를 실천하는 주민자치주체기구(민민협의체이자 민관중간지원조직체)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더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주민자치주체기구에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주민자치주체기구에는 못 미치더라도 문제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민자치회’라는 조직에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주민자치 원리를 실천하는 민간기구(예, 주민자치회)들이 조직 경영과 업무, 사업 실행이 사회적 가치에 부합되게 이뤄지도록 하는 적절한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려면 의사결정마다 준거로 삼을 수 있는 사회적 가치의 범주와 실천 항목들이 무엇인지 명확해야 한다.

한국행정연구원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정부혁신 방안 연구’(2장 7~8p., 2018.7.1.)에 의하면,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일률적인 개념 정의는 없으며, 가장 포괄적으로는 ‘사회 문제의 해결과 사회적 변화를 낳는 가치’(고동현 외, 2016 : 19)로 정의될 수 있다. 윤태범 외(2017 : 11)의연구 또한 Walzer의 가치이론(theory of goods)을 인용해 가치는 공동체에 의해 부여되고 공유되며 사회에 의해서 의미가 부여되는 것으로 봤다.

또 한국행정연구원의 동 연구(2018.7.1.)에 의하면,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인 것과 대비되는 것으로서의 사회적인 것과 관련되는 가치를 의미하며, 이윤과 비용 절감을 위한 효율성과 같이 경제 성장에 요구되는 가치와 대비된다. 즉 개인의 창의성과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지원뿐 아니라 기회균등, 형평성, 공정성 등 시장실패를 구조적으로 보완하는데 요구되는 가치로 구성된다고봤다. 아울러 ‘사적’인 것과 대비되는 것으로서의 사회적인 것과 관련되는 가치를 의미하는 사회적 가치로서는, 개인의 이익이 아닌 공동체 및 사회 전체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공공성’ 개념이 사회적 가치 개념을 구성한다고 봤다.

특히 한국행정연구원의 동 연구(2018.7.1.)에서는 공공성 개념으로서의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물적 공유성을 실현하기 위한 윤리적 측면에서의 정의의 실현과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절차 등 정치적 속성까지 포함(임의영, 2003 : 조대엽·홍성태, 2013)하는 것으로 봤다.

■ 주민자치 원리와 사회적 가치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가치는 추상적 규범으로만 존재하고 현실의 작동원리가 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개별 조직의 작동 및 운영 원리, 의사결정의 기준까지 활용되지 못하기 때문이다(양동수 외5,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 : 포용국가 시대의 조직 운영 원리‘, 6p., LAB2050,2019.7.24.).

더구나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민자치회의 운영 원리와 의사결정 기준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작동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앞에서 밝혔듯) 정부는 ‘지역 공동체 역량 강화’(사회적 가치 민간확산 지원 전략)를 위해 주민 참여 제도를 활성화 한다고 했고, 그 전략으로서 주민자치회 확산과 주민발안·주민투표·주민감사청구 요건 완화를 추진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주민자치회는 ‘주민자치 원리’로서 운영되는 것인지, 아니면 ‘사회적 가치 원리’로서 운영되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주민자치 정책으로서 주민자치회를 시범실시 해왔고, 대다수 학자들도 주민자치회가 주민자치 원리로서 작동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기 때문이다. 또 필자도 그동안 “주민자치회는 주민자치 원리를 실천하는 주민자치주체기구(민민협의체이자 민관중간지원조직)가 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주민자치 개념

행정학 사전에 따르면, 거주민 개념의 주민자치(住民自治, inhabitants autonomy)는 영국과 미국에서 발달된 지방자치 개념으로, 주민들이 조직한 지방단체에 의해 지역 사회의 공적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집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주민자치는 지방 주민이 주체가 돼 지방의 공공사무를 결정하고 처리하는 ‘주민 참여’에 중점을 두는 제도를 말한다.

반면, 필자가 주장하는 주민(시민)이 주체 개념인 주민자치(主民自治, citizen autonomy)는 이성적으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으며, 자율적으로 타인과 연대할 수 있으며, 공론장에 자신의 뜻을 드러낼 수 있는 주민(시민)이 지역의 타 주민(시민)들과 함께 지역 사회의 문제를 공개적이고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처리하는 생활정치에 중점을 두는 원리다.

이처럼 주민자치는 주민이 속한 지역의 일을 주민 자신이 처리한다는 민주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에 기초를 두고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는 지역 사회 주민이나 주민자치주체기구가 정부나 지자체에 대해 자신의 문제를 자주적으로 처리하는 정치 제도이자, 일정한 지역을 기초로 하는 주민자치주체기구가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상대적인 자율성을 갖고, 지역 사회의 문제들을 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자율적으로 처리하며, 지역 사회 어려운 문제 해결을 위해선 지역 주민들 뜻에 의해 정부나 지자체와 협조·협업·협치하는 일련의 활동 과정이다. 이런 주민자치 활동은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풀뿌리 민주주의 활성화를 위해 자율적으로 지역 사회 생태계를 조성해 공론장에서 주민들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이다.

사회적 가치와 주민자치는 일맥상통

우선, 사회적 가치가 ▲모든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지속가능 발전에 기여(문재인 정부) ▲개인의 이익이 아닌 공동체 및 사회 전체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공공성’ 개념(한국행정연구원) ▲공공성 개념으로서 경제적, 물적 공유성을 실현하기 위한 윤리적 측면에서의 정의의 실현과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절차 등 정치적 속성까지 포함(임의영, 2003:조대엽·홍성태,2013)하는 것으로 봤을 때, 이 개념들이 주민자치회의 작동 및 운영 원리, 의사결정의 기준까지 활용돼야 할 것이다.

또 주민자치 관련 법제도를 보면 ▲풀뿌리 자치의 활성화와 민주적 참여의식 고양 위해 주민자치회 설치·운영(지방분권법특별법 제27조) ▲주민 주도의 실질적 마을협의체로서 주민자치회(문재인 정부 74대국정과제) ▲주민자치회는 주민자치 활동 강화에 관한 사항을 수행하는 조직, 주민총회란 주민자치 활동과 계획 등 자치 활동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주민공론장(행안부,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표준조례, 제2조(정의)) 등이다. 그럼 이들 법제도에서 규정한 주민자치 원리가 현재 주민자치회 운영(주민자치 활동)과 의사결정(공론장)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즉 ‘사회적 가치의 핵심 원리’는 공공의 이익, 공동체 지속가능 발전, 공개적이고 민주적 절차(정치적 속성)다. ‘주민자치 핵심 원리’는 풀뿌리 자치, 민주적 참여의식 고양, 네트워킹(마을협의체), 공론장이다. 따라서 사회적 가치와 주민자치는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면이 있다. 즉 아래(주민)로부터의 민주주의를 위해 자율적(주민 스스로)으로 연대해(공공의 이익, 공동체, 공유성, 네트워크), 공론장(주민총회, 공공성, 민주성, 정치적)을 개설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치다. 그러므로 주민자치 원리와 사회적 가치는 서로를 보완·촉진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주민자치를 제대로 실천한다면, 사회적 가치 실현을 더욱 촉진시킬 것이다.

■주민자치 원리와 사회적 가치가 작동하는 공론장과 담론정치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가치의 민간 확산 차원에서 ‘지역 공동체 역량 강화’를 위해 주민자치회를 확산하고, 주민발안·주민투표·주민감사청구 요건을 완화하는 등 주민 참여제도를 활성화 한다고 지난 1월 15일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사회적 가치는 추상적 규범으로만 존재하고, 주민자치회와 주민 참여 제도가 현실에서 조직의 작동 및 운영 원리, 의사결정의 기준으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주민자치 원리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주민자치 원리가 작동하는 ‘공공 영역(공론장)’과 그 공론장에서 펼쳐지는 ‘담론정치’에 대해 살펴보자.

공론장(공공 영역)

마이클 에드워즈에 따르면(저서‘시민사회 이론과 역사, 그리고 대안적 재구성’, 2015.3.13.), 공공 영역들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차이들을 파악하고, 적어도 그들이 함께 지지하는 이익들에 대해 어떤 기능적 인식에 도달함으로써, 그 이익들이 사회적·경제적 생활의 측면들을 다스리는 규범들, 규칙들, 정책들로 변환될 수 있도록 만든다. 또 공공영역 이론은 현재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는 직접민주주의나 심의민주주의 또는 참여민주주의, 혹은 담론정치(dialogic politics)에 대한 관심이 부활하는 기초며, 일반 대중의 탈정치화에 모종의 해독제를 제공한다. 따라서 공공 영역은 합의(공의) 형성과 지역 사회 문제에 대해 최대한 많은 의견과 관점들을 끌어들임으로써 해법이 발견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장시킨다.

따라서 지역 사회(읍·면·동)에서 주민 공공의 이익(혹은 공공복리)을 결정하거나 가치 있는 배분을 논하는 공론장(공공 영역), 또 이런 공통의 명분 하에 상이한 집단들을 함께 묶을 수 있을 만큼 폭넓고 포용력있는 공론장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 내 공동체·결사체들을 연계·연결하는 허브(마을협의체, 민민협의체)가 필요하며, 그 허브는 주민자치 원리를 실천하는 주민자치주체기구다.

정부가 주민대표기구로서 주민자치회(현재 읍·면·동 단위에서 주민자치주체기구의 형태를 띠려고 하는 단체(기구)는 대한민국에서 주민자치회가 유일하다)를 설치·운영한다고 하면서 주민자치회와 위원들은 정치와 무관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주민자치는 담론의 공간을 필요로 한다. 즉 민과 민이 자기 이익을 타인에게 관철시키기 위한 ‘숙의와 의사결정 공간’, 민과 관이 협치·협업·협조(주민자치주체기구는 민관중간지원조직)하기 위한 ‘공공적 공간’은 공사를 둘러싼 담론정치가 행해지는 공간이 필요하다. 주민들의 삶에 대한 욕구(필요)에 공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를 검토하고 그것을 정의해 가는것은 바로 ‘공공적 공간’의 논의 태마다(박철 외9, ‘한국 주민자치 이론과 실제’, 제2장 36~37p., 대영문화사, 2019.4.25.). 공공성은 ‘욕구 해석의 정치’가 행해져야 할 차원을 포함하고 있다(낸시 프레이저).

주민자치 조건 담론정치의 중요성

지역 사회에는 직업의 다양성보다 더 다양한 주민들이 살고 있다. 또 밤하늘의 별처럼 많은 생각과 주장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주민들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지역의 다양한 공동체·결사체와 동호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혹은 그 어떤 조직에도 가담하지 않고 집과 직장을 오가는 주민들도 있다. 그리고 다양한 주민들의 차이 나는 의견들을 존중하며 담아내기 위해선 담론정치가 필요하다(박철 외9, ‘한국 주민자치 이론과 실제’, 제2장 35p., 대영문화사, 2019.4.25.).

필자가 말하는 담론(discourse, 談論)정치는 어떤 문제에 대해 여럿(개인, 단체, 조직 등)의 이익들이 충돌해 다듬어지고, 이해되며 양보하는 가운데 합의된 이익이 사적에서 공적으로 변화되는 과정이다. 예를 들면, 담론정치는 이미 정해진 선택지 가운데 선택하기 위한 투표나 거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들이 충돌하는 과정을 거쳐 선택지를 정하는 것이다.

‘민주적 공공성’ 저자 사이토 준이치 와세다대 교수에 의하면, 공론은 주민들의 욕구(필요)를 해석하고 재정의 하는 담론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방 차원에서 담론정치는 인권, 환경, 주택, 안전(방범, 방재), 교통, 육아, 여성, 노인, 교육, 복지, 문화, 지역 경제 등 주민의 삶을 크게 변화시키는 생활 공공 서비스 가치 분배에 주목한다. 따라서 주민자치주체기구는 담론정치에 가장 많은 인적 자원들을 동원해 전문 지식과 현장 욕구들을 근간으로 다양한 식견(識見)들을 제공함과 동시에 주민의 삶을 크게 변화시키는 정책과 법제도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

시민사회 영역에서의 담론정치 근원은 ‘시민권력’이며 담론정치는 시민권력의 생성·전개·이동·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이 시민권력은 주민자치 원리가 작동되는 영역에서 효력을 발생하며, 시민권력은 모든 일반주민이 지역 사회 내에서 정치적·사회적·경제적·노동적 계급에서 자유롭고 의사결정에서도 평등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또 민관중간지원조직으로서의 주민자치주체기구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공공 서비스 가치 분배에 있어서 행정과 대등하게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담론정치는 대의민주제가 아닌 직접민주제로 작동돼야 한다(박철 외9, ‘한국 주민자치 이론과 실제’, 제2장 42p., 대영문화사,2019.4.25.).

사회적 가치를 이끌어내는 담론정치

에즈워즈는 말한다. 공동의 이익은 민주적 투쟁과 토론을 통해서만 도모될 수 있다고. 또 함께 찾아 나서지 않는 한 우리는 그것을 찾을 수 없다고. 그리고 모든 사회 집단들이 해결책에 대해 발언권을 가지며, 그 결과물 속에서 제몫을 챙길 수 있을 때, 해법들은 한층 더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즉 사회적 가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직접 공론장에 참여해 치열한 토의와 토론이 펼쳐지는 담론정치를 항시적으로 펼쳐야 가능하다.

주민자치주체기구가 생산하는 담론(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은 소수의 이익과 다수의 이익이 충돌하는 것에 대한 선택과 배제, 또 한편으로 다양한 차이들이 숙의(熟議)를 통해 합의된 지역 사회의 공의(公義)를 생성(生成)하고, 또 공적기관인 지방정부와 협조·협업·협치를 논의하는 공론장에서 공과 사를 재구성한다. 예를 들어 주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정책과 법률에 일반주민들의 욕구를 반영시키는 대표적 담론 전략 중 하나는 지방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통한 협치라 할 수 있다.

공론장에서 모든 생각과 의견은 그것이 타당치 않은 것으로 판명되지 않는 한 타당하다. 따라서 공론장에서 자신과 혹은 자신의 단체와 의견이 다르다고 틀리다거나 무시해, 공론장에서 배제시키는 과오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행동이나 행태는 갈등을 낳고 결사의 끈을 풀어버리는 어리석음의 노예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회적 네트워크와 결사체들이 부재한 경우에는 ‘논쟁을 위한 공간’(공론장, 공공 영역)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담론정치는 더나은 길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며(공동체 지속가능 발전에 기여), 또 결코 어떤 특정 집단도 지혜 혹은 지식과 정보조차도 독점할 수 없기 때문에(공공의 이익), 에드워즈는 이런 여정들에 대해 “틀림없이 민주적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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