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경남 합천군 합천읍사무소 3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주민자치 강연이 열렸다. 사진=이문재 기자
지난 21일 오후 경남 합천군 합천읍사무소 3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주민자치 강연이 열렸다. 사진=이문재 기자

"말씀도 재밌게 하시고 현장에 맞는 얘기를 해주셔서 귀에 쏙쏙 들어온다 아입니꺼."
"주민자치 활동을 하면서도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는데 반성하게 되네요."

지난 21일 오후 경남 합천군 합천읍사무소 3층 다목적회의실. 마스크를 쓰고 속속 교육 장소로 입장한 약 40여분의 이 지역 주민자치위원들이 배포된 교육자료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오늘 교육은 합천군의 합천읍, 묘산면, 쌍백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소속 위원들을 위해 마련한 특강이다. 

교육 강사는 전국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초청한 강연이라면 어디든 한걸음에 달려간다는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이다. 전 회장은 '한국 주민자치 실질화 전략'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주민자치의 의미와 본질, 한국의 현실과 필요충분조건, 주민자치위원의 역할과 사업방향, 반드시 바뀌어야 할 점 등을 실제 사례와 함께 알기쉽게 전했다. 

전상직 대표회장은 "OECD 국가 중 읍-면-동장을 주민들이 뽑지 않고 공무원이 맡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일제강점기에 식민지배를 위해 주민자치를 못하게 일제가 임명제로 바꿔놓은 것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라며 "읍-면-동장을 주민들이 직접 뽑으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최근 행안부의 지방자치 전부법률안개정안에 들어있는 주민자치 관련 내용은 20년 전 법안과 거의 달라진 내용이 없는데 이대로 하면 주민자치는 제대로 될 수가 없다"라며 "별도의 법률안으로 만들어져야 하고 중앙회에서 국회에 제출할 발의안을 보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전상직 사단법인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이 21일 문준희 합천군수와 대담을 갖고 합천군 주민자치협의회의 설립 등 군 차원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사진=이문재 기자
전상직 사단법인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이 21일 문준희 합천군수와 대담을 갖고 합천군 주민자치협의회의 설립 등 군 차원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사진=이문재 기자

교육에 앞서 전상직 대표회장은 문준희 합천군수와 대담을 갖고 합천군 주민자치협의회의 설립 등 군 차원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군수님이 합천군 주민자치협의회 설립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합천군이 농촌형 주민자치의 모범사례가 충분히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해 군청에서도 많은 관심과 예산 지원 등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문준희 합천군수는 "대외적 시선으로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주민자치회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과 관심이 많이 부족한 상태다. 이를 개선하려면 주민자치회 만의 차별점이 확실히 있어야 할 것 같다. 예컨대 불우이웃돕기, 봉사 등은 다른 많은 지역단체에서 할 수 있는 것인데 주민자치회에서 이런 활동을 해서는 차별화가 될 수 없고 주민들의 관심도 떨어질 것이다. 힘든 여건이지만 주민자치회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사업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전상직 회장도 이날 강의에서 "독거노인돕기 같은 사업은 다른 단체나 조직들이 다 할 수 있고 실제 여러 곳에서 하고 있다. 이걸 주민자치회에서 하는 건 남의 밥그릇을 뺏는 것과 같다. 주민자치회만의 독특한 고유의 사업을 찾아야한다. 주민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사업을 찾으면 할 일이 무지하게 많다"라며 "지금부터 주민자치는 진정한 마을의 존경받는 어른이 되는 일 찾아 멋있게 하는 것이고, 여러분들 모두 멋있는 어른이 되어 주십사 부탁드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장진영 합천군 의원은 "주민자치에 대해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던 부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리였다"면서 "각 읍면에 배정되는 예산 중 일정부분이라도 주민자치회에 할당이 되면 보다 주민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위해 더욱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를 주최한 노상도 합천읍 주민자치위원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당장 협의회 출범이 시급하고 군 차원의 협조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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