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는 세월 헌신한 이응춘 전 부산시 서구 주민자치협의회장
“주민들이 이웃과 마을에 관심을 두면, 주민자치도 자연히 발전”

이응춘 부산광역시 서구 전 주민자치협의회장. 사진=이문재 기자
이응춘 부산광역시 서구 전 주민자치협의회장. 사진=이문재 기자

전국주민자치박람회 12년 연속 수상. 부산광역시 서구가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거둔 성과다. 2014년 영예의 대상을 포함해 매년 5~6개의 동 주민자치회가 우수사례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고 있다. 

부산 서구를 전국에서 손꼽히는 주민자치 모범사례로 이끌어 온 주역은 이응춘 전 서구 주민자치협의회장. ‘주민자치’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던 때 동대신2동 주민자치위원으로 시작해 주민자치위원장으로 14년, 서구 주민자치협의회장으로 8년, 부산광역시 주민자치회 감사로 4년을 헌신했다. 20년이 넘는 세월이다. 최근 임기를 마친 그는 부산광역시 주민자치회에서 공로패를 받았다. 투철한 사명감과 남다른 봉사 정신으로 주민자치 활성화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  받은 것이다. 

“주민자치회가 처음 조직되던 때는 ‘주민자치’라는 용어 자체도 낯설었지요. 주민자치회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도 몰라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마을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위원들이 힘을 모으고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주민들을 찾아가 불편한 점, 어려운 점, 마을에 바라는 점을 물었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 계획을 하나씩 세워나갔다. 특히 동대신2동 주민자치위원장으로서 ‘닥밭골’을 일궈낸 일을 큰 보람으로 꼽는다. ‘닥밭골’은 한지 재료인 닥나무가 많이 심어졌던 곳이라는데 착안해 붙인 이름으로, 이 일대에 벽화마을을 조성했다. 벽화마을이 주목을 받으며 북카페, 협동조합, 마을기업이 들어섰다. 주민들의 높은 호응 덕분에 닥밭골은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세 차례나 우수사례로 선정되며 이웃 마을의 모범사례로 떠올랐다. 

서구 주민자치협의회장을 맡아 이룬 성과도 눈부시다. 이응춘 회장 재임 당시 서구 주민자치협의회는 전국주민자치박람회 12년 연속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이 회장은 “상을 받았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동네 열린음악회에 수백 명이 참석하는 등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주민들과 주민자치위원회, 행정기관이 힘을 모아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부산광역시 주민자치회 감사로 일할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한 경험이다. 이 전 협의회장은 “처음에는 예산이라 할 것도 없는 수준이었지만 차근차근 쌓여 이제는 기금도 만들어지고 예산 규모도 조금 늘었다”며 “앞으로 누가 감사를 맡더라도 부산광역시 주민자치회 발전을 위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20여 년 가까이 봉사한 현장을 뒤로하고 이제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주민자치 발전을 위한 노력은 그치지 않는다. 이 전 협의회장은 “주민자치와 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부산광역시 주민자치회 원로회의가 지난해 구성됐는데, 주민자치위원장 소임을 마치고 나면 원로회의에서도 남은 힘을 보태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주민자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라며 “주민들이 이웃과 마을에 관심을 두고 애정을 쏟으면 주민자치도 자연히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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