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위원회는 봉사단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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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위원회는 봉사단체가 아니다”
  • 여수령 기자
  • 승인 2020.05.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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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 5월 13일 전주시청 회의실서 월례회의 개최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회장 임현기)가 5월 13일 전주시청 회의실에서 월례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이문재 기자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회장 임현기)가 5월 13일 전주시청 회의실에서 월례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이문재 기자

“전주시 주민센터 홈페이지 어디에도 주민자치위원장 인사말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센터 운영과 주민자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음에도, 행정기관은 위원회를 주민을 대표하는 기구가 아니라 봉사단체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회장 임현기)가 5월 13일, 넉 달 만에 개최한 회의에서 ‘전주시 주민센터 홈페이지 내 주민자치위원장 인사말 등록의 건’을 안건으로 채택했다. 고작 ‘위원장 인사말’이나 등록하자는 것이 아니다. 주민자치위원회를 바라보는 행정기관의 인식을 개선해 나가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주민센터 홈페이지에 주민자치위원장 인사말 게재’ 논의
“자치 권한은 주지 않고 봉사만 요구하는 현실 개선”

5월 13일 오후 6시 전주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전주시 주민자치위원회 월례회의에서는 해당 안건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안건을 제안한 최명권 송천1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전주시의 주민센터 홈페이지에는 주민자치위원장 인사말이 게재되어 있지 않다. 위원회가 권위를 내세우자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소한 부분부터 하나씩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송천1동 주민센터 홈페이지에는 주민자치위원회의 연혁과 위원 명단, 교육프로그램만 간략히 소개되어 있다. 주민자치위원장 인사말과 위원회 소개, 시설 현황 등을 자세히 게재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주민센터의 경우와 대비된다. 

최병학 효자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위원장 사무실도 갖추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한 위원회가 많다. 위원회에 자치를 할 수 있는 권한은 주지 않고 봉사만 요구하는 셈이다. 조금 심하게 얘기하면 우리는 ‘버려진 자식’과 같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곽민종 인후1동 주민자치위원장 역시 “위원회가 주민센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위원장 인사말도 게재해야 한다”며 “각 동 주민자치위원장이 동과 협의해 실행 여부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박경희 송천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각 동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자칫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가 될 수 있다. 집행부가 시와 협의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임현기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장은 “여러 사례를 조사해 시와 협의해야 할 사안이다. 협의 내용을 바탕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중재안을 내놨다.

임현기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문재 기자
임현기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문재 기자

전주시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주민자치 무력화’ 지적
“주민자치회에 입법권ㆍ인사권ㆍ재정권 부여해야”

논의는 전주시가 추진 중인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으로 이어졌다. 전주시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실시하는 주민자치회 도입을 위해 조례 개정안을 마련하고 토론회를 개최했다. 

월례회의에 참석한 전상직 사단법인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은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전 회장은 “행안부는 ‘주민자치 시범실시 표준 조례 개정(안)에서 ‘해당 행정구역의 주민으로 구성되는’이라는 규정을 임의로 누락해 주민총회를 개최할 수 없게 했다. 또 시군구에서 조례를 만들어 주민자치회 위원을 동장이 40% 선발하고 60%는 공개 추첨으로 선발토록 했다. 예산을 받을 수 있는 자격도 없다. 이는 입법권ㆍ인사권ㆍ재정권을 모두 빼앗아 주민자치회를 무력화 하는 처사”라고 우려를 밝혔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2월 11일 열린 ‘주민자치회 설치 및 운영 과제 원탁 토론회’에서도 나왔다. 토론회에서 ‘주민자치회의 의미와 시범 실시 현황 분석 및 개선할 사항과 유의점’을 발표한 박동수 전주대학교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주민자치회 기능을 강화해 자치적으로 결정,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며 “주민자치회가 행정기관을 보조하고 사회봉사만 하는 조직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당초 주민자치회 시범실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와 주민자치위원장들은 이 같은 설명을 듣고 주민자치회에 입법권ㆍ인사권ㆍ재정권을 부여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상직 회장은 “주민들이 내가 사는 구역을 마을로 생각해 마을과 이웃을 위해 발 벗고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주민자치 역량을 강화해 ‘주민자치회법’이 입법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왼쪽부터 백현규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 수석부회장(노송동 주민자치위원장), 임경섭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 부회장(인후2동 주민자치위원장), 지은숙 전주시주민자치협의회 부회장(중화산1동 주민자치위원장). 사진=이문재 기자
왼쪽부터 백현규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 수석부회장(노송동 주민자치위원장), 임경섭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 부회장(인후2동 주민자치위원장), 지은숙 전주시주민자치협의회 부회장(중화산1동 주민자치위원장). 사진=이문재 기자

주민자치 역량 강화 워크숍 개최 “안전 고려해 결정”

한편,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는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울릉도에서 ‘주민자치 역량 강화 워크숍’을 개최하기로 했다. 임현기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장은 “워크숍 진행 시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은 주민과 위원들의 안전”이라며 “코로나19 재 확산 우려가 있는 만큼 상황을 고려해 집행부가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임 회장은 “지난 3개월 동안 코로나19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속에서도 쉬지 않고 사업을 추진해 왔다. 750여 명의 전주시 주민자치위원들이 ‘내가 협의회장’이라는 마음으로 협력하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다.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전주시와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가 발전하는 데 매진해 달라”고 인사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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