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⑥ 지방자치법 개정안 ‘주민자치’ 관련 조항 보완 필요해
상태바
[기획특집]⑥ 지방자치법 개정안 ‘주민자치’ 관련 조항 보완 필요해
  • 정기호 기자 정리
  • 승인 2020.08.02 1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 지상 토론

행정안전부가 ‘주민’도 ‘자치’도 없는 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온 ‘주민자치회’를 입법화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간 시범실시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가 노정되었음에도 보완 과정 없이 법 개정을 강행해 주민자치 현장에 혼란을 가중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해당 법률안 주민자치회 규정에 대한 전문 학자들의 지상토론회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김필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한국주민자치중앙회 제공
김필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한국주민자치중앙회 제공

주민자치는 향후 지방자치가 가야 할 새로운 지향점이고, 정책목표 달성의 중요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국가’를 정부의 핵심 비전으로 설정했다. 국민이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의 정책수립-결정-집행-환류 등 전반적 과정에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시대의 대세인 지방자치와 자치분권의 관점에서 보면, 지방의 정책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주민이 지역사회의 주인이 되는 길이다. 

지금까지 주민 참여의 방식은 대의민주주의 혹은 간접민주주의 방식을 통해 대표자를 선출하여 그 대표자들에게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결정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는 주민의 참여를 제한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주민참여의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민자치가 강조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자치분권의 완성, 주민주권의 실현, 주민의 적극적 참여, 주민이 주인 되는 세상만들기 등을 위해 주민자치는 필수적 요소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이기 때문에 법률에 근거해야만 실효성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주민자치가 직접 민주주의, 참여 민주주의, 숙의 민주주의  등을 실현시키는 기반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주민자치의 실질화를 위한 기구의 설치, 활동 범위, 권한과 책임 등에 관한 사항들이 명확하게 법률 등에 규정되어 있어야 한다. 

일반적인 한국의 법률 구성체계는 헌법을 정점으로 하여 법률–조례–규칙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헌법(憲法)은 국가의 근간을 구성하는 기본 원칙을 제시하는 법이다.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고 국가의 통치 조직을 구성하고 그 통치권력을 정당화 시켜주는 통치원칙을 규정함으로써 국민과 국가의 관계를 규정하거나 형성하는 최고의 규범이다. 모든 법률은 헌법의 규정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에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결정된다. 

과거 지방자치법, 진정한 분권 아닌 중앙-지방간 역할 규정 행정절차-과정 담아

지방자치와 자치분권의 기본적 방향과 원칙을 규정하는 법률이 지방자치법이다. 그러나 과거의 지방자치법은 진정한 자치분권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법으로서의 역할을 가진 법률이라기보다는 중앙과 지방간의 역할을 규정하는 일종의 행정절차와 과정을 규정하는 법률이라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지방자치법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분담만을 규정하고 있으며, 주민자치에 관한 규정은 제외되어 있었다. 지방자치가 단체자치와 주민자치를 기본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현재의 지방자치법은 단체자치만을 규정하고 있고, 주민자치는 규정하지 않은 반쪽짜리 지방자치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은 주민자치와 관련된 규정을 추가해 단체자치와의 균형을 유지하고 완벽한 지방자치법으로 탈바꿈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지방자치법 제15조, 제9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자치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사항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인 자치사무와 개별법령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에 위임된 단체위임사무에 한하는 것이고, 국가사무가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위임된 기관위임사무는 원칙적으로 자치조례의 제정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다만 기관위임사무에 있어서도 그에 관한 개별법령에서 일정한 사항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경우에는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개별법령의 취지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이른바 위임조례를 정할 수 있다.

법률이 주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아무런 범위도 정하지 아니한 채 조례로 정하도록 포괄적으로 위임했다고 하더라도, 행정관청의 명령과는 달라 조례도 주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의 의결로 제정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주법인 만큼, 지방자치단체가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을 조례로 제정할 수 있는 것이다.

현 주민자치, 지방자치법 규정 없이 조례로 제정해 시범실시 “순서 바뀌어”

상위법인 지방자치법에 근거하여 주민자치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는 것이 일반적 법의 원칙에 맞는 순리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지방자치법에 주민자치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주민자치에 관한 조례가 만들어졌다. 주민자치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고, 그 조례에 근거해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하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지금은 거꾸로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지방자치법에서 주민자치에 관한 조항들을 신설할 때에는 주민자치에 관한 조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현재의 주민자치에 관한 조례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하면, 지방자치법의 개정안에 현행 주민자치 관련 조례를 반영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현행 주민자치 관련 조례에 상관없이 주민자치법을 개정한다면, 현재의 주민자치 관련 조례가 신설되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향후 개정될 지방자치법에서 주민자치에 관한 신설조항을 검토할 때 단순하게 제26조(주민자치회)만을 검토하는 것이 아니고, 지방자치법 개정안 전체 중에서 주민자치와 연관성을 가지는 부분을 함께 검토해야 주민자치에 관한 신설 조항이 실행력을 가지게 된다. 현재, 정부에서 제안하고 있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포함되어 있는 주민자치관련 조항은 단순히 주민자치회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항만 신설되어 있다. 법이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논리성, 타당성, 합목적성 등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지방자치법을 개정할 때에는 주민자치회 설치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관한 논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현 지방자치법 제1조는 ‘이 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를 정함으로써…’라고 하여 국가와 지방간의 관계규정이 지방자치법의 목적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주민주권론에 입각해 지방자치의 주체가 주민이므로 주민자치에 관한 사항도 당연히 지방자치법에 포함되어야 한다. 따라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하여 공동체의 육성과 주민자치의 활성화’를 지방자치법 제1조에 추가해 지방자치법의 목적에 주민자치 활성화를 포함시켜야 한다. 

지방자치법 목적에 주민자치 활성화 포함시켜야...주민 개념-범위 확장 필요

제2장 주민편과 관련해 주민자치회의 회원이 될 수 있는 주민의 개념을 ‘지방자치단체의 구역 안에 주소를 가진 자는 그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이 된다’고 규정한 지방자치법 제12조를 개정해 주소지로 등록되어 있지 않는 사람, 장기체류 외국인 주민, 출향인사, 직장 소재지 등을 고려해 그 범위를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 주민자치에 관한 개념 정의, 지역공동체의 육성과 주민자치의 활성화 등에 관한 규정도 신설되어야 한다. 또 주민자치활동이 지역사회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활동이라는 것을 명시해 주민자치회의 사무위임, 공무담당권, 주민자치위원의 직장에서의 공가 처리, 공상 처리 등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법에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26조(주민자치회)는 ① 주민은 풀뿌리자치의 활성화를 위하여 읍·면·동별로 주민자치회를 구성하여운영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주민자치회(이하“주민자치회”라 한다)는 다음 각 호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주민자치회의 구성 목적과 주민자치회의 기능 2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주민자치회의 회원, 주민자치회의 운영주체, 주민자치회의 책임과 권한 등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주민자치회의 구체적 구성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조례로 제정해야 할 사항이다. 따라서 ③주민자치회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는 규정이 추가돼야 할 것이다. 따라서 ③항 이하 ⑧항까지의 구체적 내용은 조례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주민자치회의 법적 위상에 관한 사항은 법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국정시책 100대 과제나 자치분권종합계획에 주민자치회는 대표적 주민협의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회는 주민의 대표자로 구성된 주민협의체이다라는 규정을 두어 주민자치회의 법적 성격과 위상을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다. 주민자치회 회원의 자격 요건, 주민자치회 운영조직의 권한과 책임 등에 관한 규정을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제7장 재무편에는 지역공동체 육성과 주민자치 활성화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지원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기타 주민자치회의 구성과 운영,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재정적 지원과 관련된 법조문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과 조례를 근거로 하여 행정적으로 주민자치를 지원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조직기구를 설치하고 관련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주민자치 활성화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서울특별시의 경우, 시장 직속으로 마을공동체담당관실을 설치해 주민자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행정과의 행정협력팀에서도 주민자치위원회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역량강화교육과 인센티브 제공을 위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시군구 차원에서는 자치행정과 혹은 주민자치과(지역에 따라서는 평생교육과, 새마을과 등에서도 주민자치지원업무를 담당하기도 함)에서 주민자치를 지원하기 위한 담당을 설치하고 직원을 배치하고 있다.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주민자치에 관한 조항을 신설할 때에는 주민자치회 조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법으로 규정해야 할 사항과 조례로 규정해야 할 사항, 자체 규약으로 정해야 할 사항 등을 엄격하게 구분해 관련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신만 안 본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