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터뷰 - 이정운 강원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열정적 인생·영원한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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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터뷰 - 이정운 강원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열정적 인생·영원한 청춘
  • 여수령 기자
  • 승인 2020.09.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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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운 강원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이정운 강원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주민자치 실질화, 진정한 주민자치의 실현은 아직 요원하다. 꼭 이뤄야 하는 만큼 그 과정이 쉽지 않고, 많은 이들의 꾸준한 노력과 땀, 지치지 않는 열정을 필요로 한다. 전국 곳곳,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에서 주민자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많다. ‘사람人터뷰’에서는 각 지역에서 주민자치를 일구는 리더들을 만나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한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닌 마음가짐을 말한다.”
-새뮤얼 울먼의 시 ‘청춘(Youth)’-

사이클과 수영으로 다져진 체력을 바탕으로 주민자치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어디든 마다 않고 달려가는 이정운(68) 강원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열정적 강의로 주민자치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김경호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연수원장은 최근 SNS에서 이정운 회장을 ‘영원한 청춘’이라고 소개했다. 김경호 원장은 “이분께서 살아온 열정적 인생을 보며 나는 감히 열정적으로 살고 있다고 말을 못 할 것 같다”며 “90세 노인이라 할지라도 열정이 있다면 청춘을 사는 것”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이정운 회장이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청춘’인 까닭은 무엇일까?
“저는 몸을 가만히 두질 않아요. 피곤할 정도로 계속 몸을 움직이려고 해요. 보통 ‘시간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시간을 쪼개 쓸 줄 몰라서 그런 거예요. 누구나 똑같이 24시간을 사는데 좀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저는 자기 전에 머릿속로 다음 날 스케줄을 시간대별로 다 짜놓습니다. 정해진 일을 다 하고도 시간이 남으면 운동을 하거나 취미인 목공을 합니다. 그러면 스트레스도 절로 풀립니다."부지런한 성격과 규칙적 생활습관에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체질이 더해진 덕분에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뜻이리라.

강원도 동해에서 나고 자란 이정운 회장은 토박이들이 그러하듯 지역의 여러 단체에서 활동했다.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이름만 걸어두는 것이 아니라 조직 운영에 몰두했다는 점이다. 동해시수영연맹회장 당시에 시(市) 최초로 전국바다수영대회를 유치했고 직접 동해시철인3종협회를 조직해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묵호중총동문회장과 동해로타리클럽회장, 동해시경제인연합회 부회장, 갱생보호위원 등의 직책을 맡아 봉사해 수많은 공로패와 감사패를 받았다. 동해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으로서 4년 연속 진행한 교복 공동구매는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모범 사례로 손꼽혔다. 하나같이 의미 있는 일이었지만 돈 버는 일은 뒷전이고 돈 써야할 일만 잔뜩 떠맡아 왔으니 가족들의 타박도 적잖이 들었을 터였다.

“회장이나 대표라고 하면 명예직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대표는 조직의 밑바닥부터 꼼꼼히 다지고 회원들 간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사업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다 챙겨야 합니다. 가족들은 그렇게 시간과 돈과 노력을 쏟아 붓고도 좋은 소리 못 듣는다며 걱정하지만 명예만 따졌다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겠지요.”

그런 그가 2013년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다. 바로 주민자치다. 당시 동해시 천곡동 번영회장이던 그는 당연직처럼 천곡동 주민자치위원에 위촉됐다. 의례적 워크숍이겠거니 하고 참석했던 그곳에서 이정운 회장은 진정한 의미의 주민자치를 마주했다.

“이웃과 함께 마을의 일을 하는 것이 주민자치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단순한 봉사단체가 아닌 이웃과 주민을 위해 무궁무진한 일을 해 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 주민자치에 뜻을 두게 됐습니다.”

사업하랴 지역사회 활동하랴 바쁜 와중에도 늦깎이 대학생으로 학업을 이어갈 만큼 교육에 대한 열망이 컸던 이 회장은 당장 주민자치를 공부했다. 2018년부터 2년 동안 ‘안 가본 곳이 없다’고 자신할 정도로 주민자치 관련 세미나와 워크숍에 꼬박꼬박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주민자치중앙회가 개최한 강사양성 워크숍을 수료하고 ‘주민자치강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주민자치의 개념이 상당히 넓고 역사도 오래 돼 배워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한 마디라도 더 들어야 한다는 마음에 교육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찾아갔습니다. 제가 모르고서야 어떻게 주민자치를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는 천곡동 주민자치위원장, 동해시 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장을 거쳐 2019년 강원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에 선출됐다. 강원도 주민자치회는 2013년 출범했지만 사무실은커녕 회의 자료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이 회장은 “모든 조직은 절차와 근거를 갖춰야 한다”는 신념으로 기본적인 서류 작업부터 다시 하는 한편, 18개 시·군 중 주민자치협의회가 구성되지 않은 평창군과 삼척시를 찾아가 출범을 약속 받았다. 12월에는 제1회 강원도 주민자치박람회를 열어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위원회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와의 지속적 협의 끝에 강원도청 별관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오는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이 꼽는 강원도 주민자치회의 역점 사업은 ‘교육’이다. 코로나19로 주민자치 활동이 얼어붙었던 올해 5월, 시·군대표자회의를 열어 ‘강원도 주민자치위원 자치력 함양 교육’을 결의했다. 감염병 확산에 따른 우려도 있었지만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주민자치위원의 실무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급선무”라는데 공감하고 상반기 미사용 예산 1500만 원까지 보태 권역별 순회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8월 현재까지 진행된 교육에는 전체 주민자치위원의 58% 정도가 참석했다. 30~40%에 불과하던 예년의 참가율이 훌쩍 높아진 셈이다.

“주민자치가 실현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입니다. 주민자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주민들이 ‘함께 마을을 가꿔보자’는 마음을 내고 힘을 모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주민자치 사업은 위축됐지만 오히려 지금이 위원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124개 읍·면·동에서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예산 반영을 요청해 두었습니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주민자치회 관련 내용이 담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데 대해 이 회장은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회로 바뀌면 지금보다 활동 폭이 조금은 넓어지겠지만 여전히 인사·재정·입법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며 “주민들이 행정조직에 기대지 않고 동네에 필요한 일을 스스로 하는, 참된 주민자치가 이뤄질 수 있는 ‘주민자치회법’ 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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