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터뷰 - 권관희 충청남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 우연히 뛰어든 주민자치... 사명감으로 외길 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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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터뷰 - 권관희 충청남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 우연히 뛰어든 주민자치... 사명감으로 외길 16년”
  • 김윤미 기자
  • 승인 2020.09.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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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관희 충청남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권관희 충청남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

 

“천안에 처음 주민자치위원회가 만들어질 때 우연한 기회에 위원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벌써 16년이 됐네요. 그땐 삼십대 후반 참 젊었는데...(웃음)”

‘우연히’라고는 했지만 권관희 충청남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은 ‘청년’ 시절부터 지역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천안시민경찰위원회 방범순찰대에 참여하고 있다가 처음 출범하는 천안시 쌍용3동 1기 주민자치위원회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당시 삼십대니까 위원회에서 제가 제일 젊었어요. 특별한 인식 없이 시작했지만 ‘젊은 사람이 좀 제대로 해 봐’라는 말에 떠밀려 이것저것 하게 되고 2기 때는 간사를 맡게 됐어요. ‘우리 스스로 해야 한다. 이왕 할 거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한 번 일을 맡아 하기 시작하니까 계속 하게 됐다. 또 젊은 혈기, 추진력이 있다 보니까 일이 자꾸 맡겨졌다. 당장 동 주민센터 강의실도 만들어야 하고 프로그램도 운영해야 했다. 일을 하다 보니 ‘예산도 없는데 그걸 왜 우리가 해?’라는 저항도 있었다.

“3기 때 간사를 맡아서 ‘동네 경로잔치를 해보자’는 계획을 짰어요. ‘예산이 어디 있어서 그걸 하냐?’는 얘기부터 나왔죠. 그래서 ‘조례를 읽어보시라. 다 나와 있다. 주민센터 문화교실 운영 수익금을 쓰면 된다’고 설득했어요. 위원들부터 걱정이 많았죠. 안 해본 거니까요.”

‘우리가 왜?’에서 ‘해보자!’로...반대하던 동장·공무원 움직여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뭔가 사업을 한다고 하니, 동장도 반대하고 공무원들도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이게 뭐지?’ 하는 식으로 견제를 하는 듯했다. 추진력 있게 밀어붙여 일이 하나씩 되는 모습을 보이니 그제서야 공무원들도 움직이고 행정적 지원도 뒤따랐다.

“쌍용초등학교에 어르신들 500여명을 모시고 악단도 무료로 초청하고 댄스스포츠 등 문화교실 수강생들의 공연을 올려서 성대하게 치러냈어요. 뭔가 공연을 만들어야 하는데 돈을 들여 전문단체를 부를 수도 없고 ‘아, 우리 문화교실 강습 중에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들이 있지’하는 생각에 ‘이렇게 어르신들 잔치를 하니까 연습하셔서 무대에 서주시면 어떠냐’고 설득을 해 성사시켰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어 하니까 되네?’라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이 첫 경험이 소중한 자산이 됐다. 권관희 회장은 5,6기엔 위원장을 맡아 아예 ‘쌍용3동 문화페스티벌’을 개최했다. 그는 “처음 할 땐 다들 두려워했다. 어려운 일인데 될까?하는 걱정들이 많아서 ‘25명 위원들이 나눠서 하면 된다’고 독려하며 일을 되게 만들었다”며 “행사 끝나고 해산식 할 때 다들 너무 뿌듯해하며 좋아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동 주민자치위원장 임무를 열정적으로 수행하며 마침 조직된 천안시 주민자치협의회장을 맡게 됐다.

“시 주민자치조례에 협의회 구성에 대한 내용이 없어 처음엔 임의단체였어요. 협의희 구성 문구를 넣어 조례를 바꿔야 하는데 시의회에서 처리해주지 않고 늦장을 부리더라고요. 분명히 행안위 소관 1호 안건으로 상정돼 있었는데 막상 의회가 열리면 싹 사라지고 다른 안건이 올라와 있있어요. 엄청 어필을 하고 찬반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거친 공방이 오고간 후 겨우 개정이 돼 임의단체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2015년엔 충청남도 주민자치회가 만들어졌고 권관희 천안시 주민자치협의회장은 초대 대표회장으로 추대됐다.

“동네일로 시작했는데 한 발 더 들어가니까 더 많은 걸 하게 되고 주민자치위원장, 협의회장, 충남 대표회장에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임원까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16년 전 처음 활동을 시작하고부터는 딱 주민자치에만 전념해 왔어요. 다른 기관 활동이나 소위 다른 ‘감투’를 쓰지 않았죠.”

소수 인력이 겹치기 활동?...발굴되지 않은 인적자원 많아

각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주민자치위원들은 여러 개 지역단체에 이름을 올리고 있거나 때로 임원, 회장을 동시다발적으로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소위 ‘지역활동’에 관심을 갖고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의 수가 제한적이거나 소수 인원에게 활동과 역할이 집중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권관회 대표회장은 확실한 의견을 내놨다.

“제 생각이 무조건 옳다는 뜻으로 말씀 드리는 건 결코 아니고요. 다만, 저는 위원장 시절 위원들을 위촉할 때 되도록 다른 지역단체와 겹치지 않게 하는 편이었어요. 그래야 더 많은 분들이 지역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지요.”

소위 ‘인력 풀’은 한정적인데 혹시라도 ‘인력 난’이 되지 않을까? 이에 대한 권 회장의 생각은 확고하다. 그는 “읍면은 좀 다를 수도 있지만 행정 동의 경우 보통 주민 수가 2, 3만 명이 넘는데, 발굴하지 않아서 그렇지 인적자원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초기 주민자치위원회 시절엔 마치 동장 자문회의 마냥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위촉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고 위원 선발에 대한 홍보나 안내도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권 회장은 씁쓸해했다. 그러다 점차 합리적으로 변화되어온 셈이라고.

그러나 최근 ‘공평성’을 앞세운 ‘주민자치위원 추첨제’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어느 나라가 자치위원을 추첨으로? 읍면장시장군수도 추첨으로 뽑을 건가?

“주민자치 활동은 연속성, 지속성을 갖고 해야 하는데 위원을 추첨으로 뽑고 있어요. 물론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이 신청하게 되어있지만 그 몇 시간 이수로 판단할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지역에 대해 애정과 관심이 있는 분들이 나서겠지만 생판 모르는 분들이 나설 수도 있지 않을까요? 주민자치위원을 추첨으로 뽑으면, 그럼 시장군수, 읍면장도 추첨으로 뽑을 건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특히 목소리를 높이는 권 회장이다. 그는 “만약 공평성이 문제 된다면 일정한 교육을 받고 자질을 갖춘, 추천 요건에 부합하는 분들 중 투표를 하든지 방법을 찾으면 될 것을 추첨 한다는 게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주민자치회장 임기도 다른 직책들에 비해 짧고 또 연임도 제한해 놓았는데, 이런 점이 물론 기회의 확산이라는 측면이 있을지 몰라도 사업의 연속성, 지속성이라는 면에서는 저해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핵심적 권한인 예산권, 인사권을 부여하지 않는 면에선 여전히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인지 우려를 갖게 됩니다.”

예산·인사권 확보가 핵심... 코로나19로 사업행사 무산 안타까워

“정말 많은 분들이 지적하고 얘기하는 부분인데, 주민자치회에 예산권, 인사권을 주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고 개선해야 할 점입니다. 시군구에선 주민자치회에 예산권, 인사권을 주면 큰일 나는 줄 아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동장 추천권도 부여해야 하고요. 일부 지자체에서 동장 직선제를 하고 있는데 공무원 아닌 분들도 공모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충청남도 주민자치회의 경우 지난해 12월 정기총회를 갖고 1기에 이은 2기 막바지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한 상황이다. ‘비영리단체’ 등록 작업도 진행 중이고 제1회 주민자치박람회 기획에도 열의를 쏟았다. 그랬던 것이 올봄 코로나19의 발발로 ‘올 스톱’ 됐다. 권 회장은 “주민자치박람회는 기획 다 하고 예산까지 준비했었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추진이 중단되고 전면 취소됐다”고 아쉬움을 표하며 “6년간 해 와서 올해 ‘주민자치박람회’를 잘 성사시키고 멋지게 마무리 하려 했는데... ‘시작을 했으니 끝을 보고 가라’ ‘마무리를 마저 짓고 가라’는 분들이 계셔서 난감하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 말을 들으면서도,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이 멈추고 중단됐지만, 권관희 충남 주민자치회 대표회장의 주민자치 활동은 결코 중단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지위나 직책과 상관없이 그의 활동은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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