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주민자치 - 오남읍 주민자치위원회] “ 주민자치회 전환 대비해야 시행착오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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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주민자치 - 오남읍 주민자치위원회] “ 주민자치회 전환 대비해야 시행착오 줄인다”
  • 여수령 기자
  • 승인 2020.09.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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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남읍 주민자치위원회, 전상직 회장 초청 강의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박행열)가 주민자치회 전환을 대비하기 위해 8월 5일 오남읍주민자치센터에서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초청 강의를 개최했다. 경기도는 2013년부터 주민자치회 전환을 추진해 8월 현재 14개 시・군, 104개 읍・면・동(전체 31개 시・군, 542개 읍・면・동)에서 주민자치회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박행렬 오남읍 주민자치위원장은 “주민들이 주민자치회 제도의 현황과 문제점, 기존 주민자치위원회와의 차이점을 정확히 알아야 전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에 강의를 마련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강의 내용을 요약・소개한다.

먼저 주민자치 발전을 위해 강의를 마련하신 오남읍 주민자치위원회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1999년 주민자치 정책 설계 당시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해 힘써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주민자치위원회는 당시의 취지가 왜곡돼 사실상 ‘주민’도 ‘자치’도 없는 정책으로 전락했습니다. 읍·면·동장에게는 주민자치위원 위촉권만 주어져 있음에도 선정에까지 관여하고,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운영도 주민자치위원장이 아닌 읍·면·동장이 전담하며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민자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행정안전부는 2013년 주민자치회 시범 운영을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법적 근거도 없는 주민자치회가 올해 6월 기준 110개 시·군·구, 626개 읍·면·동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것을 ‘시범 실시’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간 주민자치회에 대한 많은 문제점이 지적 되었음에도 행정안전부는 이를 보완하지 않고 주민자치회 본격 도입을 위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한국주민자치중앙회는 행안부 개정안을 ‘주민자치를 무력화·예속화 하는 악법’으로 규정하고 단독 법안으로 ‘주민자치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성안해 조만간 국회에 발의할 예정입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두 법안이 제출됐지만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폐기됐는데,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두 법안을 두고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한 첨예한 토론과 입법이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이 8월 5일 오남읍 주민센터에서 '주민자치란'을 주제로 강의했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이 8월 5일 오남읍 주민센터에서 '주민자치란'을 주제로 강의했다

 

주민자치란 무엇일까요? 주민자치는 주민들이 잘 먹고 잘 살고 잘 노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혼자 하면 개인자치, 공무원이 하면 관치, 이웃과 함께 하면 주민자치가 됩니다. 이웃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서로 마음을 합쳐야 하는데 그 바탕이 주민자치회 회칙입니다. 그런데 지금 주민자치회 회칙을 누가 만듭니까? 주민이 아닌 시군구 의회가 만든 조례로 주민자치를 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국가가 잘하는 것은 관료들이 행정으로 하고, 주민들이 잘하는 것은 주민들이 힘을 모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분권이고 주민자치입니다.

주민자치회는 ‘주민회’이자 ‘자치회’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의 주민자치회는 지역 주민이 회원으로 참여할 수 없고 추첨으로 선정된 주민자치위원으로 운영됩니다. ‘주민회’가 될 수 없는 구조입니다. 회원 없이 위원만 있는 주민자치회는 의결조직일까요, 집행조직일까요? 현재 조례를 보면 집행력이 없는 의결조직에 가깝습니다. 주민자치위원을 어떻게 선정하느냐는 주민자치회의 성공을 가르는 문제입니다. 최근 강원도의한 읍에서는 추첨으로 선정된 주민자치위원이 분란을 일으켜 위원들이 군수에게 해촉을 요청하는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행안부가 주민들에게 재량권을 주지 않고 무조건 추첨으로 선정토록 해 이런 부작용이 생긴 것입니다.

또한 주민자치회는 ‘자치회’여야 합니다. 주민들이 직접 마을에 필요한 일을 찾아내고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주민자치회가 할 일을 읍·면·동장이 정해줍니다. 주민자치회로 전환한 곳에서는 주민자치지원관이나 마을지원센터 등의 이름으로 시민단체들이 사업을 정해주기도 합니다. 이것이 어떻게 주민자치입니까?

주민자치회 표준조례를 보면 주민자치회가 자치(마을)계획을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혹시 여러분 중에 주민자치조례 다 읽어보신 분이 계십니까? 주민자치센터 설치에 관한 조례나 주민자치회 설치에 관한 조례는 주민자치위원이라면 당연히 읽고 공부해야 하는 것입니다. 보통 주민자치위원회 회의를 저녁 6시에 모여서 1시간 정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부터 한 달에 한 번,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회의를 해 보십시오.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첫 번째 시간에는 해당 지역 공무원에게 강의를 듣고, 두 번째 시간에는 모범 사례에 관한 강의를 듣고, 세 번째 시간에는 우리 마을에서는 어떻게 할지 의논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1년만 공부하면 주민자치 전문가가 됩니다. 주민자치위원이 시장이나 군수보다 주민자치를 더 잘 알아야 자치력이 향상됩니다.

주민자치회로 전환될 경우 주민자치센터 운영도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주민자치센터 운영을 맡을지, 아니면 다른 사업을 중점적으로 할지 결정하셔야 합니다. 사업을 한다면 어떤 것을 해야 할까요? 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소통하고 교류하고 친목할 수 있다며 더없이 좋을 것입니다.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2009년 서울 마포구 도화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정월대보름 윷놀이 대회를 열었습니다. 초등학교 4~6학년 아이들을 지역 교장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참여하게 하고, 교회 주일학교 선생님들에게 진행을 맡겼습니다. 그렇게 하니 대회 당일에 아이들의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 선생님까지 300명 넘게 모여 동네잔치가 됐습니다. 아이들, 부모들, 조부모들끼리 서로 인사하고 교류하는 장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반포동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주말 나들이를 진행했습니다. 하루 종일 방 안에 틀어박혀 게임만 하던 아이들이 답사를 간다고 하니 교회에서는 버스를 내주고 아파트 상가에서는 간식을 챙겨주어 큰 예산 들이지 않고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행사를 행정기관에서는 좋아할까요? 별로 협조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주민자치위원이나 위원장님들이 돈 쓰고 시간 써서 일하고도 좋은 소리 듣지 못하다 보니 주민자치를 떠나는 경우도 생깁니다.

지금까지 주민자치의 원칙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여러분들이 현실에 기반을 두고 할 수 있는 일을 점진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지역에 필요한 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나씩 해 나가는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하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일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사업을 못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한국주민자치중앙회의 문을 두드려 주십시오. 제가 주민자치 비서실장이 되어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 부디 여러분들이 열심히 공부하셔서 동네의 멋진 어른이 되어서 주민자치를 멋지게 성공시켜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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