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터뷰 - 배태종 전라북도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 “ 원로·현역 힘 모아 주민자치 실질화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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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터뷰 - 배태종 전라북도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 “ 원로·현역 힘 모아 주민자치 실질화 이루자”
  • 여수령 기자
  • 승인 2020.10.0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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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의미의 주민자치가 이뤄지기 위해선 주민자치위원회의 재정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법안이 제정되어야 한다."
배태종 전라북도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배태종 전라북도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카톡, 카톡.” 배태종(62) 전라북도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의 스마트폰에서 메시지 알림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매일 아침 메신저로 전현직 주민자치위원들의 안부를 묻고 각 지역 주민자치 현장 상황을 점검하는 ‘카톡’을 보내며 하루를 여는 배태종 회장. 전주에서 만난 정원선 한국주민자치원로회의 공동회장도, 정읍에서 만난 김교부 전라북도 주민자치협의회장도 “배태종 원로회장님이 매일같이 카톡으로 인사를 건넨다”고 입을 모았다.

“감염병 사태로 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라북도 주민자치원로회의도 올해 1월 창립 이후 조직 사업은 손도 대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소규모 모임도 조심해야 할 때라 원로위원님들이 직접 참석하는 회의는 어렵지만 스마트폰을 통해서나마 안부를 묻고 할 일을 점검하면서 끈을 놓지 않아야 할 것 같아 매일 단체 대화방에 카톡을 보내고 있습니다.”

자택이 있는 전주와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부안을 수시로 오가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주민자치위원들을 챙길 수 있는 비결은 바로 ‘건강’이다. 평소 마라톤을 즐기는 것은 물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라북도족구연합회장과 전주시통합축구협회 부회장, 전라북도생활체육회 이사 등을 맡았을 정도로 운동을 좋아해 건강관리에 힘쓰고 있다. 든든한 체력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그다.

전북 부안군에서 태어난 배태종 회장은 전주에서 각종 사업체를 운영하다 1994년 주민자치에 발을 들였다. 2012년 덕진동 주민자치위원장을 시작으로 2013년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장, 2015년 전라북도 주민자치회 공동회장을 역임했다. 올해 1월 전라북도 주민자치원로회의 공동회장에 추대된 그는 취임 일성으로 “그동안 주민자치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지혜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원로회의가 창립했다. 원로와 현역이 주민자치 실질화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화합을 강조했다.

“덕진동 자생단체협의회장이나 라이온스클럽 회장 같은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주위에서 ‘마을을 위한 일도 해보라’고 권유하더군요. 1994년 주민자치위원에 위촉되고 다음해에 바로 위원장을 맡게 됐습니다. 위원장이 되고 보니 덕진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도농교류와 효사랑축제 같은 의미 있는 사업들을 많이 펼치고 있음에도 위원장 임기가 짧아 사업 연속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실감했습니다.”

‘전주시 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는 주민자치위원과 고문의 임기는 ‘2년에 2회 연임’인 반면, 주민자치위원장과 부위원장 임기는 ‘1년에 2회 연임’으로 명시하고 있다. 배 회장은 “이렇게 위원장 임기가 짧은 곳은 아마도 전주시가 유일할 것”이라며 “시의회에 여러 차례 문제제기를 했지만 조례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의회 뿐 아니라 행정기관들이 주민자치위원회를 내심 견제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전라북도 주민자치협의회에 참여하며 느꼈던 안타까움도 토로했다. 배 회장은 “2016년 전북주민자치협의회에 참여하며 부족한 부분도 있었고 아쉬움도 많았다. 지역의 주민자치 화합과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여전히 주민자치가 관 주도로 이뤄지고 주민들은 들러리를 서는 것이 현실이다. 또 주민자치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몇몇 목소리 높은 사람들에 의해 위원회가 운영되기도 했다. 진정한 주민자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우리 스스로 역량을 키우고 화합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급속도로 추진되고 있는 주민자치회 전환에도 우려를 표했다. 배 회장은 “주민자치회는 위원을 추첨으로 선출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현재도 경제적정치적 이유로 주민자치위원에 지원하거나 해당 지역 주민이 아니면서 빈 사무실만 얻어놓고 위원장 직책을 맡는 사례가 있다. 무조건 추첨으로 선정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책임감을 갖고 봉사해 온 분들이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정 역시 큰 걸림돌이다. 배 회장은 지난 2016년 2월 열린 제3회 주민자치 실질화 대토론회에서 주민자치회 재원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주민자치회가 운영되고 다양한 사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재원 마련이 절대적이다. 정부 예산으로 주민자치회 유지관리에 필요한 재정을 편성지원하거나, 주민세를 주민자치회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재원 없이 주민자치회 발전은 이뤄지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민자치위원회가 활동의 폭을 넓혀나갈 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의 격려와 자발적 참여 덕분이다. 배 회장은 “어르신들이 기거하는 집은 대부분 오래돼 관리가 어려운데 마을 지업사에서 벽지를 지원하고 수도전기기술자들이 재능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주택관리 봉사를 하고 있다”며 “진정한 의미의 주민자치가 이뤄지기 위해선 주민들의 희생과 봉사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업을 찾아내고 추진할 수 있는 재정 기반을 마련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자치회법 입법에 앞장설 조직이 원로회의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배태종 회장은 “원로 주민자치위원들은 현직 위원들과 힘을 모아 도지사는 물론 시군구 단체장을 만나 주민자치의 필요성과 입법 방향을 설득해야 한다. 원로들이 ‘임기 끝난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기도 하는데 전국 60여만 명의 전직 주민자치위원들이 힘을 모은다면 현직 위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읍면 단위에서부터 두 명, 세 명이 모이다 보면 원로회의 구성도 전라북도 전체로 확대될 것”이라며 적극적 참여를 당부했다.

배태종 회장은 “주민자치를 시작한 후 아무런 대가 없이 주민자치 발전을 위해 매진하는 분들에게서 고마움과 따뜻한 정을 느낀다. 작은 일이라도 나와 이웃, 마을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면 언젠가 주민자치가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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