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태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연구위원
김병태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연구위원

코로나-19로 인한 메가트렌드 변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산업의 주요 이슈를 정리하면 첫째,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이다. 비대면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디지털로 구성된 가상 세계로의 모델링이 가속화되고 있다. 둘째, 분산화·분권화이다. 글로벌 교역 사이클 수준의 하락과 글로벌 공급사슬(GVC)의 단절 및 변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셋째, 디지털화·플랫폼화이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인해 원격으로 연계할 수 있는 각종 플랫폼이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산업의 이슈로 인하여 코로나-19 이후 경제·산업의 주요 변화를 예측해보면 첫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공급망의 다각화, 리쇼어링(Reshoring) 확산이다. 둘째, 일자리 변화로 업무 방식 변화, 실업 증가, 일자리 양극화 등 기존 일자리 문제가 심화될 것이다. 셋째, 녹색경제의 부상으로 에너지 공급과 관련한 안정보장 등이 강조되고 경향이 크게 작용할 것이다.

정부 R&D, 기술혁신 기반의 일자리 창출에 집중 투자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한 중소기업 차원의 정부 R&D 사업의 특징은 첫째, 창업·사업화로 한국판 뉴딜, 혁신성장 중심으로 창업 기술사업화 지원을 강화해, 유망 벤처 스타트업의 신산업 진출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는 것이다. 규제자유특구 등의 신기술 실증 상용화를 확대하고, 민간과 연계한 유망 창업팀 집중 육성 및 초기 창업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둘째,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및 Scale-up을 위한 성장단계별 지원을 강화하고, 구매 조건부 R&D 확대로 자립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유턴(예정) 기업의 공정 자동화, 스마트공장에서 활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 지원 등을 통해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에 집중할 예정이다.

셋째, 중소기업 전용 R&D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비대면, 서비스, 청정생산 등 디지털·그린 뉴딜 관련 R&D 투자 및 연구인력 고용유지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의 유망분야 진출 및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 부처별 중소기업 R&D 사업은 8개 부처, 18개 사업, 32개 세부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각 부처별 특성을 고려해 차별화돼 있지만, 중소기업 기술사업화 역량 제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중소기업 국가 R&D 투자 대비 사업화 능력은 정체
정부는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및 기술사업화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2014년 11조 2천367억 원에서 2018년 15조 4천155억 원으로 연평균 6.5% 이상의 꾸준히 증가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0, 「2019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 보고서」). 하지만, 중소기업의 기술 수준과 사업화 능력은 정체 상태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기술 능력은 2018년 기준 세계 최고 대비 77.3% 수준으로 제조 능력(78.1%)과 생산관리 능력(78.2%)은 높으나, 개발기술 사업화 능력은 77.8%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또한 정부 R&D 예산 지원에 따른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성공률은 2018년 기준 90.7%로 조사되고 있으나, 사업화 성공률은 50.5%로 나타나 정부 R&D 예산 지원에 따른 사업화 추진 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중소벤처기업부, 2019, 「중소기업 기술통계조사보고서」).

시장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는 공급자 중심의 R&D, 기술이전 제도의 경직성, 자금지원 어려움 등이 제기되고 있다. 양적 성과 대비 실제 사업화에 활용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우수 R&D 성과를 신속하게 이전받아 과감하게 사업화에 도전할 수 있어야 하나, 급변하는 환경 대비 기술이전 제도는 보수적이다.

또한 국책연구기관의 기술이전 대부분이 중소·중견기업으로 이전되나, 추가 개발이나 인증 획득 등 사업화 과정에서 자금 확보 애로에 직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기술 적용 제품은 인증·규제 대응으로 인한 추가 비용과 구매실적 부족으로 인해 시장 진입·판로 개척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관계부처 합동, 2020, 「기술이전·사업화 촉진계획」).

시장 중심의 R&D 성과창출 기반 조성 마련
중소기업 R&D가 시장 중심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첫째, 시장 중심의 수요 연계형 R&D 확대가 필요하다. 정부는 민간 VC(Venture Capital)를 통해 R&D 성과의 사업화 가능성 먼저 검증한 후 정부 투자 방식의 투자매칭 R&D 도입을 계획 중이다. 또한 시장이 원하는 기술성과 창출을 위해 기획 단계부터 수요 연계를 강화하고 수요기업이 참여하는 통합형 R&D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하여 기업 형태 및 산업 특성에 맞는 협력 형태를 도출·개념화하고 협력모델 기반 R&D 성과가 확산될 것이다.

둘째, 중소기업 전용 R&D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창업·중소기업 지원 성장사다리를 구축하고, 중소기업 기술지원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등 체계적인 중소기업 R&D 혁신을 지원해야 한다. 창업 이후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지속하고, 유망분야 중심 기술혁신, 글로벌 진출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 R&D 성과가 공공·민간 수요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구매연계 등 공급-수요 연계 기술개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뿌리산업, 자동차산업 등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의 기술 역량 강화를 통한 글로벌밸류체인(GVC) 진출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지역주도형 혁신 플랫폼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지역의 R&D 역량 확충을 위한 지역 주도 R&D 강화, 지역 주력산업 성장지원 등을 통해 포용적 균형발전이 마련돼야 한다.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는 지역별 산·학·연 혁신역량을 기반으로 지역 특화산업의 고도화·성장을 지원하고, 산학연공동연구법인 지원 등 산·학·연 협력 기반 기술창업 투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별 특화산업에 대해 중소기업 고용창출형 기술개발 지원과 연계해 시너지 제고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기술 창업을 활성화기 위해 과기부에서 추진하는 연구개발특구를 지속 지원하고, 신제품·서비스 상용화 촉진을 위한 중기부의 규제자유특구 R&D 확대도 필요하겠다.

넷째, 기업 중심의 산·학·연 협력이 필요하다. 급변하는 환경 변화 속에 중소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외부 협력이 필수적으로, 특히 지역의 산·학·연 협력 역량 제고를 위해 산·학·연 경험 및 채널을 확대할 수 있는 R&D 사업이 필요하다. 젊은 인재 확보, 첨단신기술 소싱, 멈추지 않는 혁신, 친환경 공정 혁신,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은 중소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중소기업 차원의 산·학·연 협력은 기술소싱, 인력 확보, 혁신성장의 전략 수단으로 점점 더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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