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세 환원을 통해 주민이 주인되는 주민자치를 실현하겠다.”
최근 김태훈 부산광역시의회 의원(행정문화위원장)이 주민자치 역량 강화를 위해 매년 8월에 납부하고 있는 주민세(개인균등분)를 주민들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부산시는 매년 약 100억 원 규모의 주민세(개인균등분)를
지방세로 받고 있지만, 주민세가 마을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되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예산 집행에 주민들의 참여도 제한되어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김 의원은 자치분권특별회계 신설 등을 포함한 입법·정책 검토를 거쳐 △주민세(개인균등분)를
주민자치재원으로 환원을 희망하는 구에 단계적으로 시범사업 실시 △사업성과 평가 등을 통한 주민자치 선순환 구조 구축
△장기적으로 주민세 환원 시범사업의 규모와 예산액을 부산시 전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주민이 직접 의제를 만들고
결정하는 마을 민주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김태훈 의원에게 주민세 환원의 필요성과 의의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매년 8월이면 우리는 균등분 주민세 고지서를 받고 납세의 의무를 실천하게 된다. 세금을 낸다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거니와 주민세를 낸다고 한들 개인이 혜택을 느끼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주민세는 금액이 소액인지라 깜빡하고 지나치거나 일단 납부하고 보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입장이 아닌가 싶다. 필자도 마찬가지로 지난 8월 주민세 고지서를 받고 납부를 했다. 납부한 뒤에 문득 ‘주민세를 대체 왜 내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주민세는 왜 내는 걸까? 그리고 내가 낸 주민세는 정말 주민들이나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쓰이고 있는 것일까? 실태를 파악해보니 부산시는 매년 약 100억 원 규모의 주민세(개인균등분)를 지방세로 받고 있었고 세입이 일반회계로 되어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약 100억 원 규모의 주민세(개인균등분)가 정확히 누구를 위해,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 없었다. 쉽게 말하자면 결국 내가 낸 주민세는 어디론가 흘러 들어가 좋은데 쓰일 수도 있고 나쁘게 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주민세를 내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명확했다. 바로 주민들을 위해 그리고 주민들에 의해 주민세가 쓰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서울시는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주민세 환원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세종시는 주민세 개인균등분 뿐 아니라 주민세 전액을 자치분권 특별회계로 운영하고 있다. 간단한 질문에서 시작한 명쾌한 답이 바로 ‘주민세 환원’이고 이것이 곧 풀뿌리 주민자치의 초석임에는 틀림없다는 판단이 섰다.

그렇다면 주민세가 관 중심이 아닌 민 중심을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으로 쓰여야 할까. 모든 일에는 사람과 제도 그리고 재원이 필요하듯 기존의 주민자치센터 보조금 지원 외 별도재원이 거의 없다면 ‘주민세 환원’은 허울 좋은 주민자치로만 끝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주민자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주민숙원사업과 사회적 약자 지원 및 환경개선사업 등 다수가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 주민이 직접 사업을 선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조직의 확립과 예산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최근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부산시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구 단위에서 운영하던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바꾸어 새로운 제도와 구성원을 도입하여 실질적 주민자치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주민이 지역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시행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현재의 제도로는 마을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예산집행의 자율성과 일반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일부 제한되기에 실질적 수혜자인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 부족 및 만족도 저하가 발생될 여지가 있다.

이에 앞으로 자치분권특별회계 신설 등을 포함한 입법·정책적 검토를 거쳐 주민세(개인균등분)를 주민자치 재원으로 환원을 희망하는 부산시 구·군에 단계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후 시범사업의 평가 등을 통해 주민세 환원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정책의 선순환구조를 만들고 부산시 전역으로 확대 발전시킨다면 부산시의 주민자치 수준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내가 낸 주민세가 내가 살고 있는 곳의 문제 해결을 위해 쓰인다면 그것보다 더 의미 있는 세금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누군가가 ‘내가 왜 주민세를 내야 해?’라고 묻는다면 ‘내가 낸 세금이 바로 나와 그리고 이웃주민들을 위해 쓰여지기 때문’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날이 곧 다가오길 기대한다.

김태훈 부산광역시의회 의원
김태훈 부산광역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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