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 위기와 어촌 뉴딜의 추진
그동안 어촌은 농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각종 정부 정책지원에서 소외돼 온 측면이 있다. 그 결과, 현재 우리의 어촌은 정주 여건 악화와 어촌인구의 노령화 그리고 낙후된 기반시설 등으로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어촌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고 어촌이 보유한 핵심자원을 활용한 차별화된 콘텐츠 발굴을 통해 어촌 지역의 활력과 어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어촌 뉴딜사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는 우리나라 어촌의 실상을 살펴본 다음, 어촌 뉴딜사업의 추진 배경과 사업 내용을 개관하고 동해안 지자체의 대응과제를 모색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어촌의 실상
우리의 어촌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및 연안 어업의 황페화로 인한 어민소득 감소 등 총체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하겠다. 어가 인구는 2000년 25.1만 명에서 2017년 12.2만 명으로 절반 이상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특히 어촌인구의 고령화는 심각해 2003년 15.9%에서 2017년 35.2%로 5년 사이에 2.2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 고령화율인 13.6%의 2.6배로 정말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텅 빈 섬을 만들고 해양영토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양수산개발원은 2017년 전망에서 앞으로 50년 이내에 63개의 섬(전체의 17%)이 무인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어촌의 어가 소득은 2016년에 4천708만 원으로 도시가계 소득의 80.3% 수준이고 지리적 접근성과 교육 의료 교통시설 낙후로 어민의 삶의 질은 날로 저하되고 있는 추세다. 어촌 어항에는 대합실 화장실 등 기본적인 여객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전국 여객선 기항지 340개의 절반(170개)이 법정 항만 어항으로 미지정된 소규모 항, 포구로서 접안과 안전시설이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런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희망적인 것은, 해양관광레저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이다. 어촌 체험마을 방문객 수는 2007년 512만 명에서 2017년 948만 명으로 1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향후 해양관광이 어촌의 어민 일자리 창출과 어촌 지역 경제에 기여도가 높은 새로운 유망레저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앞으로 해양레저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촌 어항에 대한 통합적인 재생과 개발이 중요한 정책과제라 보인다.

사례 지역인 강원도 동해안 어촌의 실상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강원도의 동해안 74개 어촌은 지금 소멸 위기에 봉착해 있다. 어촌소멸지수는 평균 0.28(도 전체인 0.58보다 절반 이상 높은 수준임)로 고위험 직전 수준이다. 또한, 전체 어촌의 64개소(91%)가 어촌 소멸 위험 또는 고위험군[고위험군 : 25개 어촌(소멸지수 0.2 미만), 위험군 : 39개 어촌 (소멸지수 0.5 미만)]이다. 어촌의 인구 고령화율은 63개 어촌(전체 어촌의 90%)이 평균 29.4%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고령화율 30% 이상 어촌이 34개소, 40% 이상이 6개소나 된다. 시·군별로는 삼척 36.1, 동해 28.8, 양양 28.6, 고성 27.5, 강릉 26.4, 속초 23.9이다(초고령화 마을 63, 고령사회 마을 7, 고령화사회 마을 1).

이처럼 어촌소멸위기의 원인은 첫째, 수산물 생산량이 과거의 1/3 수준에 그쳐 수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 점이다, 둘째, 젊은 층의 역외 유출 심화와 이로 인한 고령층 중심의 어업인 그리고 어촌사회의 취약성이다. 셋째, 교육, 문화, 의료, 교통, 쇼핑 등 열악한 정주 여건이다. 넷째, 어촌계의 폐쇄성 및 설립기준 10명 유지도 어려운 어촌계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2041년이면 고령화율 70% 이상 어촌이 18개로 급증할 전망이다.

어촌 뉴딜 300 추진 배경
‘어촌 뉴딜 300’은 전국 어촌·어항 기반시설의 현대화와 어촌을 중심으로 인접 배후 어촌마을의 통합 재생을 통해 어촌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고 어촌이 보유한 핵심자원을 활용,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해 어촌 지역의 활력과 어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해양수산부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가고 싶고 살고 싶은 ‘어촌뉴딜’을 추진하기 위해 전국 어촌·어항 300개를 지방자치단체 공모를 거쳐 선정 중이다.

사업의 방향은 크게 ① 어촌 접근성을 위해 해상교통시설 현대화, ② 어촌의 핵심자원을 활용한 해양관광 활성화, ③ 어촌 지역의 공동체 역량 강화 등 세 가지이다.

사업의 유형은 1) 공통사업으로 ① 접안시설 보강, ② 안전시설 설치, ③ 어항구역 경관개선, ④ 어항 친수시설 설치, ⑤ 여객 편의시설, ⑥ 어촌뉴딜 지역협의체 운영 등 여섯 가지다. 2) 특화사업으로는 ① 해양레저형, ② 국민휴양형, ③ 수산특화형, ④ 재생기반형 등 네 가지가 있다. 3) 부처 연계사업으로 ① 행안부, 농식품부 : 마을 지붕 담장 경관 개선, 마을 안내판과 이정표 설치 ② 산림청 : 마을 생태숲 조성 ③ 국토부 : 주차장 조성 ④ 문체부 : 상징 조형물 설치, 오토캠핑장 조성, 마을 박물관 건립 ⑤ 환경부 : 오수와 폐수 정화시설 설치, 노후 상수도 정비 등이 있다.

‘어촌뉴딜 300’ 프로젝트는 해양수산부의 국책사업으로, 사업 기간은 2019년에서 2022년까지 4년간 추진되며, 사업 규모는 총 300개소에 총사업비는 2024년까지 약 3조 원(국비 2.1조 원 / 지방 0.9조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개소당 평균 100억 원(지역 특성에 따른 사업 규모 고려)이며, 지원 조건은 국비 70%, 지방비 30%(농특)이고, 대상지 사업 기간은 2년 이내다.

그동안 추진상황(2019~2020)

1) 2019년도에 70개소 선정
2018년 9월에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모를 실시했고, 평가단을 구성해 서면평가(10월)와 현장평가(11월), 종합평가(12월)를 거쳐 최종 70개소가 선정됐다. 사업유형은 해양레저형이 9개소, 국민휴양형이 18개소, 수산특화형 10개소, 재생기반형 6개소, 복합형 27개소이다. 대상 지역은 부산 1, 인천 5, 울산 1, 경기 1, 경남 15, 경북5, 전남 26, 전북 5, 충남 6, 강원 2, 제주 3개소이다.

2020~2022년도 추진계획을 보면, 첫째, 사업비가 개소당 평균 100억 원으로 3년간 총 1조 2천억 원 투입(국비 8천400억 원, 지방비 3천600억 원)된다. 연도별 국비는 2020년 2천100억 원, 2021년 3천360억 원, 2022년 2천940억 원이 지원된다.

둘째, 사업 방향은 낙후된 어촌의 해상교통 인프라와 생활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해 여객선 기항지 중심으로 선착장, 대합실 등 어촌의 필수 기반시설을 확충하며, 어촌의 접근성을 높이고 해상교통 편의를 늘려 삶의 질과 만족도를 향상하기 위해 지역밀착형 생활 SOC도 공급한다. 또한, 여객선 기항지 정비와 주민 정주 여건 개선 사업뿐만 아니라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등 지역의 고유자산을 활용한 특화사업을 통해 해양관광·레저 등 어촌의 새로운 소득기반을 창출하고 어촌경제 활성화를 촉진한다.

2) 2020년도에 120개소 선정
대상 지역은 전남 37, 경남 23, 충남 14, 경북 11, 전북 9, 강원 5, 제주 5, 인천 5, 경기 5, 부산 4, 울산 2개소 등 총 120개소를 선정했다. 사업비는 개소당 평균 100억 원이 투자되며, 심사기준은 주민참여도,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개발, 시도의 내실 있는 역할 등을 고려한다.

120개소 모두 선착장 보강, 대합실 확충, 안전 인프라 설치, 주민 쉼터 조성 등 지역밀착형 생활 SOC사업을 특성에 맞게 추진하며, 어촌 주민이 어디서나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생활 기반시설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한 마을기업을 91개소에서 구성해 갯벌체험, 해양레저체험, 지역특산물 판매장, 게스트하우스, 마을카페 등 소득사업을 추진해 어촌의 소득 증대와 활력 증진을 도울 계획이다.

어촌 뉴딜 300 추진 대표사례

1) 지역밀착형 생활 SOC 공급 : 전라남도 완도군 모도섬
모도섬은 모서·모동·모북항 등 3개의 여객선 기항지가 위치한 섬으로, 모두 협소한 선착장과 노후한 대합실 등 기반 인프라가 취약하다. 생활 여건이 낙후돼 주민생활의 불편함을 초래하고 방문객들의 안전에도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 주민 생활에 필요한 생활 SOC를 중점적으로 공급한다. 선착장을 정비·확장해 접근성과 안전성을 개선하고, 대합실은 매표소와 주민복지시설 등을 포함한 복합여객 편의시설로 조성한다. 또 어촌마을에 주민쉼터 리모델링, 마을 골목길 정비, 해녀 작업장 신축 등 주민복지시설도 함께 조성해 주민들의 삶의 질과 만족도를 향상시킨다.

2) 지역자원을 활용한 어촌특화 개발 : 충청남도 서천군 송림항
송림항과 유부도는 갯골이 잘 발달된 천혜의 갯벌환경을 지니고 있으며, 인근에 해양생물자원관, 철새공원, 삼림욕장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이에 따라 송림항과 유부도를 연계한 갯벌생태관광을 브랜드화해 소득 창출 및 부가가치를 제고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접안시설 정비, CCTV 및 안전 인프라 설치, 마을안길 정비, 주차장 조성 등 여객선 기항지 정비 및 정주여건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 여기에 갯골안내센터, 생태 조망대 및 체험길 조성 등을 통해 생태관광의 거점으로 구축하고, 유부도는 생태정원을 조성, 관광객 휴식기능을 향상시킨다. 특히, 송림항과 유부도를 잇는 갯골 탐험선(연계사업)으로, 갯골 생태여행코스를 개발해 대표적인 생태 학습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3) 지역재생을 통한 어촌마을 살리기 : 부산광역시 강서구 대항항
지속적인 인구 유출 및 어족자원 감소 등으로 쇠퇴한 낙후 지역이며, 특히 대항분교는 폐교 후 방치돼 유휴 건물로 남아 있다. 이에 방치된 폐교를 리모델링해 마을재생의 거점시설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어항시설 정비 및 마을 경관개선 등을 통해 생활SOC를 공급하고, 해양레저체험을 위한 관련 기반시설을 조성한다. 폐교를 해양환경·귀어체험시설, 청년 예술가 공방, 특산물 홍보·판매장 등이 집약된 ‘바다학교’로 재탄생시키고 진입도로 및 환경개선을 병행해 어촌재생의 구심점이자,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 또한, 바다학교와 바다지킴이 교실, 주민문화교실, 초보어부교실 등 체험·교육프로그램을 연계해 주민공동체를 활성화하고, 마을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동해안 지자체의 대응과제
이상에서 어촌의 열악한 실상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획기적이고 야심찬 어촌 뉴딜300 프로젝트에 대한 주요 내용을 살펴보았다. 앞으로 ‘어촌뉴딜 300사업’에 대한 동해안 지자체의 대응방향과 과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 어촌뉴딜 사업지를 성공적으로 수행·완료해야 할 것이다. 현재 1차 사업지는 기본계획심의 후 본 사업이 실시 중이나 사업 진척이 더디고 사업효과를 극대화시키기에는 미흡하며, 본 사업은 해당 지자체가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어촌뉴딜사업을 총괄조정할 수 있는 총감리제도(도에서 전문가를 임명) 도입이 필요하다. 감리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 사업을 어촌뉴딜 기본계획에 맞게 원활하게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리빙랩을 통해 어업인과 주민이 참여해 사업추진에 따른 문제점을 현장에서 해결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할 것이다.

둘째, 어촌 뉴딜사업의 목표를 1) 어업인의 삶의 질 개선과 2) 어업 기반 인프라 확충, 그리고 3) 다가올 미래 어촌 현실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잡아야 할 것이다.

셋째, 사업 추진에 있어서는 1차 사업과는 달리 지금부터라도 총감리자를 임명해 사업을 수행하도록 해야 하고, 리빙랩(Living Lab ;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기술)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넷째, 세부적으로 동해안 지역 특성에 맞는 어촌관광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타 시·도 사업을 벤치미킹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차별성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어떤 어촌의 경우, 귀어는 적은데 귀촌은 많은 이런 현실을 반영시켜야 하며 또한 어촌 뉴딜사업에 강마을 사업(해수부 양식산업과 주관)도 포함돼 있는데, 동해안의 내수면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향후 어촌사회의 변화를 예견한 미래사업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기존 어장이 소멸되고 어촌계가 이완·해체되는 상황에서 어촌의 새로운 모델(예: 에너지특구 등)이 개발돼야 한다

여섯째, 장차 남북통일을 대비해 접경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어촌뉴딜사업을 접근시켜야 하며, 어촌뉴딜사업이 동해안의 어촌을 활성화시키고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도와 시군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동해안 지자체는 어촌마을의 주민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생활밀착형 SOC사업에 대한 전문가 그룹의 자문 지원뿐만 아니라,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등 지역의 고유자산을 활용한 특화사업 발굴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통해 어촌의 새로운 소득기반인 해양관광 레저산업 창출과 어촌경제 활성화를 촉진할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이를 적극 지원하는 행 재정적 지원시스템의 구축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이복수 본지 명예기자
이복수 본지 명예기자

 

 

저작권자 © 더퍼블릭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