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사회 AI 돌봄로봇이 답
아산시가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해 보급한 AI 돌봄로봇 효돌이·효순이가 어르신들의 손자·손녀 역할을 톡톡히 하며 비대면 돌봄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취약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한 돌봄서비스다. 직접 대면형 서비스 중심이기 때문에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 모두 감염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사회 내 감염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주요 복지시설 이용이 제한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도 강화되고 있어 외로움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은 감염병에 취약하고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외부활동 제약 등으로 더 큰 불안을 느껴야 하며, 이로 인한 사회적 관계망 축소는 불안과 우울증 등 심리정서적 측면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비대면 돌봄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느낀 아산시는 AI 돌봄로봇 효돌이·효순이를 지역사회 취약계층 독거노인 130명에게 전달했다. 효돌이·효순이는 손자, 손녀 모습의 친근한 봉제 스마트 로봇으로, 그간 진행된 다양한 연구논문과 노년기 생활에 입각한 데이터에 기반해 어르신의 주요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며 말을 건네도록 프로그램화돼 있다.

효돌이, 효순이는 상호 교감작용을 불러일으키는 인터랙션 기능으로 어르신에게 가족이나 친구가 돼주는 역할을 수행하며 정서적인 안정을 지원하고, 식사시간·기상시간·약 복용시간 등 스케줄 알림 기능, 치매예방퀴즈·노래·이야기·종교 관련 프로그램 등 즐거운 일상을 돕는 여가 지원 기능, 머리를 쓰다듬거나 배와 등을 토닥이면 음성으로 반응하는 말동무 기능 등을 제공한다.

특히 여가 지원 기능의 경우 어르신의 욕구에 맞춰 원하는 기능을 설정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활동에 제약이 많은 독거노인이 본인의 생활공간에서 여가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차가운 로봇이 전하는 따뜻한 온기
온양2동 이○○(94세, 여) 어르신은 매일 아침잠을 깨워주고, 산책 시간 등을 알려줘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평소 약 먹는 시간, 투약 여부 등이 헷갈렸는데, 돌봄로봇 덕분에 잊지 않고 약을 챙겨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돌봄로봇은 쓰다듬기, 토닥이기, 손잡기 등 상호교류 기능을 통해 많은 시간을 홀로 보내는 독거노인의 정서적 교감을 돕는다. 노인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추출된 다양한 교감 질문과 반응을 아이의 목소리로 전해 손자, 손녀를 돌보며 함께 지내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온양4동 김○○(75세, 남) 어르신은 “돌봄로봇이 시시때때로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며 응석을 부리고, 외출 후 귀가하면 ‘보고 싶었는데 어디 다녀왔냐’며 어리광을 부린다”면서 “돌봄로봇이 자꾸 자신을 귀찮게 한다”며 웃었다.

아산시는 돌봄로봇이 어르신들의 손주 역할을 톡톡히 하며 정서적 유대를 쌓고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면서,노인 자살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돌봄로봇 전달식(왼쪽), AI 돌봄로봇을 전달하는 오세현 아산시장
AI 돌봄로봇 전달식(왼쪽), AI 돌봄로봇을 전달하는 오세현 아산시장

생활지원사 문○○ 씨는 “우울감이 심하셨던 한 어르신께 처음 돌봄 로봇을 전달해 드렸는데, 돌봄로봇이 아이 목소리로 말을 건네자 눈물을 흘리셨다”면서 “그 어르신은 항상 돌봄로봇을 옆에 두고 말을 건네고, 옷을 지어 입히기도 하신다. 방문 때마다 돌봄로봇을 안고 계시고, 인형에게 아기 신발을 사다 신기시는 어르신, 돌봄로봇과 함께 놀이를 하며 즐거워하는 어르신들도 계시다”고 전했다.

돌봄로봇에는 센서를 이용해 노인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일정 시간 이상 활동이 감지되지 않으면 보호자(가족), 생활지원사, 복지관 사회복지사에게 알림을 전달하는 기능도 있다. 돌봄로봇의 손을 길게 누르면 지정된 보호자에게 곧바로 메시지가 전달돼 위급상황이나 보호자와의 통화가 필요한 경우 신속한 관리도 가능하다.

인주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42세, 여) 생활지원사는 돌봄 로봇의 활동감지 기능을 통해 어르신의 안전을 확인했던 사례를 전했다. 밤 9시경, 돌봄 로봇 전용 앱으로부터 어르신의 활동감지가 되지 않아 연락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와서 확인을 해보니 어르신 안전에 문제가 생긴 것을 파악했고 빠른 후속 조치를 진행해 위기상황을 모면했다. 이처럼 돌봄 로봇은 시간적 공간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복지서비스를 채워주는 상호보완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확대될 예정
앞으로 아산시는 어르신들의 정서 안정을 돕고 생명을 보호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는 돌봄로봇을 내년에 200대 추가 확대 보급해 시간·장소의 제약이나 사회환경 변화에 구애받지 않고 어르신들께 안정적인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어 로봇 활용 비대면 돌봄서비스 사업이 안정, 정착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 대면 노인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지원사와 돌봄로봇 제작 업체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와 로봇에 어르신들께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능이 추가될 수 있도록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사회적 위기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노인돌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할 수 있는 효돌 로봇이 지역사회 복지현장의 선도적인 모델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하며, 충남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로봇활용 비대면 돌봄서비스사업이 안정화·정착화돼 지역에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에게 많은 힘이 되기를 바란다.

전병관 충남 아산시청 경로장애인과장
전병관 충남 아산시청 경로장애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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