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6~18일 열려...
우수사례도민투표·
활성화토론회·랜선상담 등
행사 풍성
사진 경상남도청, 유튜브 라이브 화면캡처

경상남도 주민자치박람회가 12월 16~18일 광역단위 최초로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내 손으로 만드는 살기 좋은 우리 동네’를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번 박람회는 △주민자치 우수사례 경진대회 △주민자치 활성화 토론회 △자치분권 퀴즈코너△랜선 주민자치 상담소 등 다양한 행사로 꾸며졌다.

경상남도 주민자치박람회가 12월 16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포문을 열었다. 강영철 경남 주민자치회 사무처장의 사회로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날 개회식에서 유인석 대표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제2회 주민자치박람회 개최가 코로나19로 불투명했으나 새로운 환경에 발맞춰 온라인으로 대체하게 됐다”라며 “2020년 상상할 수 없던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났지만 그래도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지난 3개월간 준비하고 노력한 끝에 오늘 여러분들 뵙게 되었다. 많은 분들의 협조와 동참, 노고에 감사드리고 이번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어떠한 환경이라도 대처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역량을 갖추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속 온라인 행사로 대체...예측불허 환경대처 역량 갖춰야
김경수 경상남도지사는 랜선 축사를 통해 “경남 주민자치박람회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코로나19로 대단히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번 박람회를 준비한 유인석 회장님과 경남 주민자치회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경상남도의 주인은 도민 여러분으로, 지역 문제를 도민 스스로 해결 하는 게 더불어 함께 잘 사는 경남의 시작이다. 우리사회의 혁신 역량을 높이는 길도 주민자치의 실현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경수 지사는 “자치분권이 대폭 확대된 지방자치법도 며칠 전 드디어 국회를 통과, 진정한 주민자치로 가는 토대가 하나씩 하나씩 쌓여가고 있다. 이번 박람회가 주민자치 역량을 높여가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기대하며, 경상남도에서도 민간협력을 통해 주민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도 영상메시지를 통해 “이번 슬로건이 ‘내손으로 만드는 살기 좋은 동네’로 무척 의미 있고 멋있다. 여기서 ‘나’는 주민자치위원만이 아니라 동네주민 전체 즉 주민자치회를 뜻하는 것이고, ‘내손’의 손은 힘을 의미하는데 위원들의 힘만 아니라 동네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힘 전체를 결집하는 것이다. ‘만드는’ 것은 자치가 이뤄진다는 것이고 (동네주민들이) 신명나게 할 때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도 낼 수 있다. 그 대표사례가 임진왜란때 주민들이 의병을 일으켜 나라까지 구한 것이다. 주민자치는 개인으로는 할 수 없지만 주민전체가 모여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전상직 회장은 “주민자치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조선의 향약이 1895년 향회로 완성돼 당시 서구의 어떤 주민자치와 겨루어도 뒤지지 않는 멋진 전통이 있다. 이를 일제가 파괴했는데 해방 75년이 됐지만 그때만큼 (주민자치가)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내손으로 만드는 살기 좋은 동네, 정말 멋있게 하셔서 쾌거 이루시길 기원 드린다. 이번 박람회가, 전체 주민도 좋아하고 자치단체에도 바람직한 멋지고 아름다운 주민자치를 함께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네주민 전체 힘 결집한 멋진 주민자치 모색하는 자리
한편, 제2회 경남 주민자치박람회는 16일 개회식에 이어 17일에는 ‘보다 성숙한 주민자치회의 길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민간·행정 전문가와 함께 하는 ‘주민자치 활성화 토론회’가 유튜브 실시간 라이브로 방송됐다. 특히 이번 온라인 토론회는 도민들 누구나 유튜브 시청과 댓글작성, 줌(ZOOM)을 통한 직접 토론 참여가 가능해 쌍방향 소통으로 실시됐다.

안권욱 경상남도 자치분권협의회 부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경남 18개 시군주민자치위원들이 비대면 화상회의로 참여한 가운데 김무진 경상남도 행정과장, 임병무 경남주민자치회 상임이사와 차현지 이사, 이일균 경남도민일보 기자가 패널로 참석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김무진 행정과장은 “오늘 토론회가 훌륭하게 진행돼 우리가 직면한 주민자치 이슈를 정리하고 성숙한 주민자치로 나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라며 “풀뿌리 자치의 활성화, 민주적 참여의식 고양, 주민참여를 선도하는 주민자치의 구심점으로서 주민자치회가 제대로 구성되고 운영 되는 것이 민주주의 초석”이라고 밝혔다.

주민자치회 구성과 관련해 임병무 상임이사는 “주민자치회가 주민의 대표가 되어야 하고 주민으로부터 신뢰 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적구성이 이뤄져야 한다. 창원시는 주민자치위원의 자격과 연령을 철폐해 청소년도 들어올 수 있게 했다. 외국인, 약자, 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의 진입을 위해 주민자치회 구성도 민주적 방법에 따라 행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자치 활동이 순수 자원봉사의 차원도, 이장이나 통장으로 가려는 징검다리도 아니다. 출석수당,활동비 등 유급보상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일균 기자는 “주민자치회 마다 성별 연령별 계층별 안배 문제, 당연직 추천위원 비율도 고민하고 있다. 여러 지역을 취재해본 결과, 처음부터 위원 구성 안배를 고민하는 것보다 사업을 통해 (여러 계층을) 결합할 수 있게 유도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지나면 자연스럽게 안배가 될 것이다. 처음부터 적절한 안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무진 과장은 “주민자치회 구성원들이 명예직으로 되어 있어서 실질적 보상을 받지 못하는 부분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참석비는 실비로 지급되지만 급여 차원의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주민자치규정이 빠져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도 “주민자치회가 제대로 활동 운영 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런 면이 오히려 자생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위험성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주민자치회 활성화를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도 주민의 자발성이 전제되는 안에서 한정되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주민자치 활성화에 도움 될 수 있도록 행정에서도 계속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주민자치회, 다양한 인적 구성으로 이뤄져야... 활동에 대한 실질적 보상·권한 부여돼야
주민자치회 전환에 따른 행정사무 수탁에 대해 차현지 이사는 “행정사무를 수탁할 경우 이에 대한 사업비가 지원되어야 하고,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단순 사무 이외에는 배제가 된다거나 의견 제출 정도로 권한이 제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자치회의 전문성도 물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일균 기자도 “수탁사무의 조건과 종류는 시군구내에서도 다 다르고 시군별로도 차이가 있어 일정하게 규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사업의 자율성 측면을 말씀드리고 싶은데, 수탁사무 뿐 아니라 주민자치회가 총회를 통해 결정하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자율성이 거의 없어 행정에 종속되어 있는 실정이다. 시군별로 조례를 개정해서라도 사업추진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짚었다.

마을계획 수립과 관련해 임병무 상임이사는 “관의 일방적 수립이 아니라 민주적으로, 또 주민의 의사를 잘 반영할 수 있게 효율적으로 계획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주민총회는 주민공론장으로서 실질적 논의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마을단위로 워크숍을 따로 해 주민들이 충분히 의제를 논의해 정기회의에 올리고 이를 주민총회에 상정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차현지 이사는 “마을계획 수립에 있어서 주민자치회의 전문성, 주민참여 등 현실적 문제가 있지만 행정이 주도 하고 있는 점, 즉 마을계획을 행정기관에 제출해 검토를 받은 후에 이를 주민자치회가 확정 의결하는 과정이 적절한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일균 기자도 “지방자치의 시작은 주민자치이고, 주민자치의 시작은 마을계획이다. 그런데 지금 경남도내 각 시군조례를 보면 마을계획을 3~5년 단위로 장기적으로 보고 마을계획단을 뿌리부터 구축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 마을계획이 제대로 이뤄져야 주민총회에서 실질적 사업 토론과 결정이 가능하다. 도시지역은 농촌보다 여건이 복잡하지만 분과별 계획 등 단위 계획으로의 적용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끝으로 주민자치회 핵심 이슈인 운영 재원에 대해 임병무 이사는 “운영 재원, 자체 재원 마련이 어렵다. 프로그램을 운영 하더라도 그 수익은 일반운영비에 사용할 수 없고 목적비 즉 프로그램 관련에만 쓸 수 있다. 보조금도 그 사업에만 쓸 수 있고 일반운영비는 행정지원 밖에는 없다. 프로그램 수익금이라 하더라도 행정에서 주민자치회를 믿고 운영하도록 해주면 좋겠다. 출장비나 활동비가 전혀 없는 점도 고려돼야 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차현지 이사도 “주민자치회는 비영리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조직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사무실 운영비 등의 지원이 국가나 지자체에서 신뢰를 기반으로 별도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무진 과장은 “기본적으로 주민자치회의 조기정착, 활동보장을 위해 안정적 재정이 마련되는 것이 당연한 요소이다.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에서 빠진 게 아쉬운 부분인데, 개별 시군에 따라 재정지원책이 어느 정도 시행되는 측면도 있다. 기본적으로 주민자치회 재정 운영에 여러제약이 있다는 건 이해하고 있다. 다만 지금은 주민자치회가 시작 단계여서 시간이 흘러 안정화 되면서 재정적 자율성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민자치 우수사례 경진대회 대상은 창원시 성주동 프로그램 영예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주민자치 우수사례 경진대회의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경진대회에서는 도내 주민자치(위원)회를 대상으로 우수사례를 모집해 전문가 서류심사와 발표심사를 거쳐 12건이 선정됐으며 그 중 높은 점수를 획득한 우수사례 6건이 영상으로 제작돼 도민 온라인 투표를 거쳐 최종 결과가 공개됐다.

최종 후보에 오른 6건은 △밀양시 내일동 ‘스토리가 있는 아랑나비 거리 조성 사업’ △양산시 양주동 ‘작은 나눔 함께 실천해요! 행복나눔 뱅크’ △창원시 성주동 ‘아이들을 품는 행복한 우리 마을, 미래를 담는다’ △창원시 의창동 ‘잊혀진 성벽(백옥산 망호등 산성 성벽)을 찾아서’ △창녕군 남지읍 ‘유채마을 사랑방으로 문화마실 갑니데이’ △거제시 아주동 ‘생활폐기물 종량제봉투 보호 그물망 시범사업’ 등이다.

대상의 영예는 창원시 성주동의 ‘아이들을 품는 행복한 우리 마을, 미래를 담는다’ 프로젝트가 차지했다. 이 프로젝트는 평소 함께 시간을 갖기 어려운 아빠와 초등학교 자녀가 4주간 함께 시간을 가지며 다양한 체험과 활동을 통해 소통과 유대를 강화하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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