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지방자치법 개정 주요 이슈와 변화] 자치분권 2.0 시대의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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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지방자치법 개정 주요 이슈와 변화] 자치분권 2.0 시대의 개막
  • 김순은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 승인 2021.02.0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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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법 전부개정 통과
1961년 지방자치의 폐지 이후 지방자치는 민주화 과정에서 중요한 구호가 됐다. 지방자치가 관권官權선거를 예방하고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통한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예측이 강했기 때문이다. 완전한 제도 위에 지방자치의 재개를 추진하기보다는 불완전하더라도 지방자치의 개시가 중요하게 인식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 위에 1988년 「지방자치법」이 전부 개정됐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내무부가 마련했으며 지방자치의 재개에 소극적이었던 내무부의 의견이 대부분 반영돼 입법화됐다. 이 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단체장 중심의 단체자치였다. ‘극강시장-극약의회’라고 평가될 만큼 단체장의 권한이 강했다. 1991년 선거에서 단체장은 임명직이 유지됐기 때문에 내무부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1995년 선거에서 임명직이던 단체장이 선거직으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의회의 사무기구 인사권은 단체장에게 30년 이상 귀속되는 등의 불완전한 제도가 다수 유지됐다. 불완전한 제도 아래 30여 년간 지방자치가 실시되는 동안 저출산·고령화와 인구 감소, 도시화로 인한 도시의 인구집중, 4차 산업 등 자치환경이 크게 변화돼 왔다. 지방정책에의 주민참여 등에 대한 요구도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은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이루는 의미 있는 한 걸음 내디딘 것"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공약했고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는 2018년 9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반영한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했으며 이후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시행계획을 마련했다. 이렇게 마련된 시행계획 대부분 내용은 2020년 12월 9일 전부개정 된 지방자치법에 반영됐다. 이에 본 글에서는 이와 관련된 주요 내용과 의의 및 과제를 분석했다.

전부개정 된 지방자치법의 주요 내용
2020년 12월 전부개정 된 지방자치법은 32년에 이뤄지는 까닭에 자치분권의 주요 내용 전반에 걸쳐 깊이 있는 제도 개선이 있었다. 주민의 권리, 지방의회의 정상화, 지방행정의 탄력성 및 효율성 제고, 지방정부 간의 관계 및 중앙-지방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측면에서 개정이 이뤄졌다.

1) 주민주권의 구현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주민주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제1조의 목적에서 주민의 지방자치행정 참여를 명시했고 제17조에서 주민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신설했다.

주민주권의 구현을 위한 직접참정제도의 신설 및 요건 완화도 주요한 개정 내용이다. 주민의 직접발안제도와 규칙제정과 개정·폐지의 의견제출권이 도입됐다. 직접참정권 기준연령이 19세에서 18세로 인하돼 고등학교 학생의 참여도 가능하게 됐다. 주민감사청구의 요건도 크게 완화됐다.

획일적이었던 지방정부의 기관 구성도 주민이 주민투표를 통해 선택권이 보장됐다. 별도의 법률에서 규정하는 기관구성의 선택지 가운데 주민이 선택할 수 있게 돼 시대적 상황에 적합한 지방정부의 형태가 가능하게 됐다.

지방의회와 지방행정의 주민에 대한 책무성도 강화됐다. 지방정부의 정보공개 의무·방법 등에 관한 규정이 신설됐다. 지방의회의 의정활동을 종합적으로 공개해 주민의 접근성을 제고하고, 지방의원의 겸직금지 대상에 지방정부의 출자·출연기관 등이 추가됐다. 지방의원의 겸직내용은 반드시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며, 지방정부, 지방정부의 출자·출연기관 등 겸직금지 대상기관과 지방의원의 영리목적 거래가 금지됐다.

지방의회 내에 윤리특별위원회를 신설해야 하고 지방의원의 징계 등에 심사하기 전에 반드시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자문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또한 지방정부 내에서 설치된 자문기관의 설치와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활동상황을 지방의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자문을 금지했다.

주민에 대한 균형적인 서비스 제공과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해 국가와 지방정부 간의 협력 의무를 신설했다. 그리고 시장·군수·구청장의 법령 위반에 대한 시·도지사의 시정명령 또는 취소·정지의 미이행 시 주무장관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시장·군수·구청장의 국가위임사무 태만에 대한 시·도지사의 이행명령 미이행 또는 이행명령에 대한 시장·군수·구청장의 불응 시 주무장관의 권한 행사가 가능하게 됐다.

2) 지방정부의 권한 강화
행정사무에 대한 조례제정권의 범위가 “법령의 범위 안에서”로부터 “법령의 범위에서”로 개정됨으로써 지방정부의 권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충성, 중복배제, 포괄적 배분 등 사무배분의 원칙이 규정되고 사무배분 기준에 대한 국가와 자치단체의 준수의무를 부과했다. 지방정부의 사무에 국제교류 및 협력사무도 추가됐다.

1991년 이후 줄곧 주장된 지방의회 사무기구의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제도가 도입돼 지방의회의 전문성을 크게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원의 발의 요건도 조례로 규정하도록 함으로써 지방의원 발의도 활성화될 것이다. 또한 본회의에서 표결할 시 조례 또는 회의 규칙으로 정하는 표결방식에 의한 기록표결로 가부 결정을 해야 한다.

3) 지방행정의 효율성 강화
행정구역의 경계조정을 용이하게 했다. 경계조정 신청에 따라 경계변경자율협의체 구성을 통해 자치단체 간 상호 협의를 통해 조정하고 협의가 원만하지 않을 경우, 행·재정 분쟁사항을 포함해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조정한다. 매립지, 등록 누락지는 소속 자치단체의 결정에 이의제기가 없는 경우 행안부 장관이 결정하고, 이의제기 시 재정부담 조정사항을 포함해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행안부 장관이 결정한다.

시·도는 20명, 시·군·구는 15명 이내에서 임기 시작 후 20일 범위 내로 단체장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존속할 수 있다. 100만 이상 대도시에 “특례시”라는 명칭을 부여할 수 있게 됐으며 실질적인 행정수요, 국가균형발전 및 지방소멸위기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행안부 장관이 지정하는 시·군·구에 별도의 특례를 부여할 수 있다.

"자치분권 2.0 시대 진입의 주요 포인트 주민주권 구현과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

4) 중앙-지방 및 지방정부 간 협력 강화
“주민에 대한 균형적인 서비스 제공과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한 협력 의무”를 명문화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중앙-지방협력회의라는 제도를 통해 중요한 국정을 논의할 수 있게 됐다.

광역사무의 효율적 처리를 위해 특별지방자치단체제도를 도입하고 이의 설치, 구성, 운영 등에 관해 상세하게 규정했다. 행정협의회 구성 시, 자치단체 간에 정한 규약을 지방의회의 의결에서 보고로 요건을 완화해 절차를 용이하게 했다. 지역 간 재정불균형 해소를 위해 국가-지방정부, 지방정부 간 재정조정을 하도록 국가와 지방정부의 노력 의무를 명시했다. 지방정부 간의 협력을 촉진시키기 위해 관계 중앙행정기관장은 지방정부 간 협력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행·재정 지원을 할 수 있게 됐다.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이론적 관점의 의의
1) 주민주권론
지난 32년의 지방자치를 뒤돌아보면 당시의 지방자치는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실시됐다. 제도는 물론 관행도 선출직 단체장과 지방의회가 지방의 주체가 돼 주민은 공공서비스의 객체에 머문 단체자치의 특징을 유지했다. 주민이 없는 지방자치라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었다.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은 지방자치의 특징이 주민자치에 있음을 천명하고 이의 실현을 위한 첫 번째 전략으로 주민주권의 구현을 결정했다. 이를 실천하는 방안으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추진했기 때문에 전부개정된 지방자치법의 의의는 주민주권론에서 찾아야 한다.

새롭게 전개될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은 주민이 주체이고 주인이다. 지방자치의 자치권은 주민으로부터 나온다.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지방자치가 전개될 것이다.

2) 국정 거버넌스론
기존의 지방자치법하에서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의 지도와 감독의 대상이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상하·수직의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중앙-지방의 상하·수직적 관계는 19세기 말 국가발전을 목표로 형성된 국가운영체제로서 독일에서 발달돼 우리나라에 전수된 제도였다.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제도하에서 중앙정부의 지시와 명령에 순응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개정된 지방자치법은 국가의 지도와 감독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계로 개칭하고 지방자치단체를 실질적으로 지방정부로 인정하는 제도가 됐다. “주민에 대한 균형적인 서비스 제공과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한 국정의 운영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상호의 협력 의무하에서 이뤄져야 한다. 국가는 지방자치단체를 국정의 동반자로 인식한다는 의의를 가지며 비록 헌법의 규정으로 지방정부라는 용어는 공식화하지 못했으나 실질적으로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인정하는 의미라고 봐야 한다.

국정의 동반자로 지위가 상승한 지방정부는 정기적으로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국정에 참여하게 된다. 중앙-지방협력회의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에 정기적인 소통이 이뤄지는 장이 된다.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정책적 관점의 의의
1)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제도적 기초 마련
문재인 정부는 2017년 5월 출범하면서 자치분권의 목표를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으로 제시했으며, 이를 위해 100대 국정과제 속에 5개의 자치분권 관련 과제를 선정했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는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2018년 9월의 자치분권 종합계획에 33개의 과제로 확정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자치분권형 헌법개정을 추진하면서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국회의 논의를 넘지 못해 아쉬움이 컸었다. 전부개정된 지방자치법은 헌법사항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과제를 포함하고 있어서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을 위한 제도적 기초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 논의한 주민주권론의 구현과 국정운영을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은 향후 지방자치의 발전을 물론 국정의 운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향후의 자치는 자치분권 2.0 시대를 의미한다.

"시대의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적극적인 제도 해석과 도입 필요해"

2) 지방자치제도의 완성
1988년 지방자치법은 ‘극강시장-극약의회’라는 비판을 받았다. 임명직 단체장과 선출직 지방의원의 구조하에 임명직 단체장의 권한을 지나치게 강하게 함으로써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무력화시켰었다. 지방의회 사무기구의 인사권마저 임명직 단체장에게 부여한 이후 임명직 단체장이 선출직 단체장으로 개선됐음에도 인사권 독립은 이뤄지지 못했다. 만 32년 만에 지방의회 사무기구의 인사권을 지방의회에 환원함으로써 기관구성의 정상화를 이뤘다.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정부로 인정됨으로써 지방자치단체가 국정의 동반자가 됐다. 국가의 지도와 감독 대신에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국정운영에 참여한다. 주민의 참여도 적극적으로 보장돼 지방자치의 주인으로서 위상을 갖게 됐다. 지방정부의 기관구성도 단체장-지방의회의 분리형 외에 통합형의 모형을 가미함으로써 기관구성의 다양화도 가능하게 됐다. 이 모든 것은 자치분권 2.0 시대의 지방자치제도 완성을 의미한다.

시대와 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국가와 사회의 발전은 제도와 관행 및 제도에 대한 바람직한 해석을 통해 발전해 왔다. 정부가 지방자치법의 전부 개정안을 발의한 데는 국가 및 사회발전에 무엇보다도 자치분권 제도가 중요한 변수 중 일부이기 때문이다.

헌법 사항을 제외하고 지방자치법의 전부개정으로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으로 가는 기초를 다져 놓았다. 향후 제도에 담지 못한 많은 사례의 대응은 관행을 통해 해결될 것이다. 자치분권 1.0 시대에도 법령의 근거는 없었지만 행정정보공개에 관한 조례,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시행 등관행으로 자치입법권의 범위를 확대해 왔던 선례들이 있었다. 자치분권 2.0 시대에도 이와 같은 관행은 더욱 발전돼야 할 것이다.

끝으로 제도가 정착되고 관행이 수립되는 과정에 매우 중요한 요소는 제도와 관행을 해석하는 관점과 원칙이다. 자치분권의 영역에서도 해석의 관점과 원칙의 변화를 통해 발전의 성과를 창출한 사례가 많다. 미국은 딜런(Dillon)의 원리가 쿨리(Cooley)의 원리로 전환되면서 홈룰(Home Rule) 도시 등 자치권의 확대가 이어졌다. 일본에서는 1960년대 초과·강화조례의 원리로 인권 및 환경 분야에 자치입법권의 범위가 확대됐다. 또한 위임위반 금지의 원칙(ultra vires)을 기능의 일반권(general power of competence)으로 전환해 지방정부의 자치입법권을 확대한 영국의 사례도 있다. 이들은 “시대의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시사부)” 해석원리로 볼 수 있다. 자치분권 2.0 시대에 우리나라도 ‘시사부’ 해석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김순은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김순은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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