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정책제안] 지자체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방안 : 진주시 사례를 중심으로
상태바
[정책-정책제안] 지자체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방안 : 진주시 사례를 중심으로
  • 정대율 경상대학교 경영대학 경영정보학과 교수
  • 승인 2021.02.08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 상황의 대내외적 급격한 변화
2016년을 기점으로 4차 산업혁명이 선언되면서 전 세계의 모든 국가는 인공지능과 첨단 ICBM(IoT, Cloud, BigData, Mobile)를 기반으로 하는 신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육성 정책을 빠르게 내놓았다. 우리 정부 역시 이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으며, 많은 기업이 앞다투어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로봇,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VR/AR, 5G 응용산업을 향해 달려갔다. 이와 동시에 2015년 유엔기후변화회의에서 채택된 파리기후협정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과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탄소배출권 문제가 대두되면서 태양광을 비롯한 친환경에너지산업이 급속히 부각됐다.

이러한 산업적 변화에 연구개발 역량이 우수한 수도권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적응하면서 신성장동력 산업을 선도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런 배경 속에 판교를 중심으로 수도권의 테크노밸리들은 우리나라 신성장동력 산업의 허브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새로운 산업에 대한 수용력이 낮고 연구개발 역량이 부족한 지방의 기업들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한편, 지난해 1월 연초부터 발표되기 시작한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팬데믹 현상이다. 주식시장의 주가는 폭락하고 산업 현장에서는 많은 노동자가 해고당했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산업은 양분되기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에 대응해 바이러스 진단키트, 치료제, 백신, 면역증강제 등의 개발을 주도한 바이오와 제약기업들은 수직적인 주가 상승과 급속한 성장을 기록했으며,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본격화되면서 비대면 상황이 지속되면서 온라인 플랫폼기업과 IT·반도체기업은 오히려 더 호황을 누리게 됐다. 이러한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현상은 우리의 산업구조를 더 양극화시켰으며, 바이오·제약, 온라인 플랫폼 등을 새로운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만들었다.

정부는 여러 가지 당면한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신성장동력 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변화와 디지털 경제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지난 2020년 7월 14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확정·발표했다. 한국판 뉴딜정책의 비전은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으로 대전환”이며, 주요 정책방향은 ‘디지털뉴딜 + 그린뉴딜, 안전망 강화’라는 3대 영역에 10대 중점과제와 28대 과제로 구성돼 있다.

아직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인한 팬데믹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러한 정부의 큰 밑그림에 대응해 전국의 지자체들은 정치·경제·사회·기술적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계획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 경제적으로 이러한 큰 충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정부는 지방자치제와 지역균형발전을 핵심 화두로 삼고 있으며, 세종행정중심복합도시의 조기 완성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2단계를 서둘러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이 실효를 거두고 지방에 신성장동력 산업이 육성되기 위해서는 개별 지자체마다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을 위한 로드맵과 마스터플랜이 수립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의 산업적 역량을 먼저 분석하고, 글로벌 산업동향과 기술 동향을 예측해 특성과 역량에 맞는 특화산업을 우선 선택해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경남 혁신도시로 성과 내고 있는 진주
하나의 사례로 경남혁신도시가 있는 진주시의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정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부산·울산·경남권역(남동권역)은 수도권 다음으로 산업이 발전한 지역이다. 특히, 근대 산업사회의 총아라 할 수 있는 조선, 자동차, 기계·금속, 화학 등 제조업이 발달된 지역이다. 그러나 진주를 중심으로 한 경남 서부 지역은 남동권역의 산업적 발달에도 불구하고 근대 산업사회에서는 소외된 지역으로 남아있었다. 천년고도 진주의 특화산업은 실크산업이 고작이었으며, 교육·문화·예술도시로 그 명맥을 이어왔다.

정부는 균형발전 차원에서 경남혁신도시를 진주에 입지하기로 결정하고, 2014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남동발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11개 공공기관 및 공기업을 이전시켰다. 혁신도시의 조성과 공공기관의 이전은 진주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와 함께 인근 사천과 함께 항공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항공국가산업단지가 승인·조성되면서 미래 먹거리 산업인 항공산업의 육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진주시는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해 지역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신성장동력 산업의 육성을 위해 정책자문교수단을 구성해 산업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연구과제를 수행했다. 정책자문교수단을 통해 연구된 산업 육성 정책대안들은 지역토론회를 거쳐 지역 산업구조 개편과 지역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으로 편성된다.

또한, 지역특화산업과 신성장동력 산업의 집중적인 유치를 위해 기업유치단을 신설하고 전문인력을 배치했다. 2019년 1월 4개팀 14명으로 공식 출범한 기업유치단은 기업 유치 민간전문가 채용을 통해 전문성을 높였으며, 2019년 한 해 동안 34개 기업체 610억 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나타내었다. 또한 기업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9년 6월에는 「진주시 기업 및 투자유치 등에 관한 조례 및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투자인센티브 부분을 신설했다.

진주시가 신설한 주요 투자인센티브로는 고용유발효과가 큰 수도권의 대기업 유치를 위한 ‘대규모 투자기업에 대한 특별지원’, 지역의 신성장동력 산업과 전략산업의 육성을 위한 ‘전략산업 투자기업 특별지원’, 지역 특화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규모 투자기업 특별지원’ 등이다. 또한 2019년 8월 「진주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통해 지역 내 공장설립 관련 용적률 규제 완화를 통해 첨단산업의 입지 여건을 높였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 외에도 진주시는 첨단기술과 지식서비스 중심의 신성장동력 산업의 집약화를 위해 60개 기업이 입주 가능한 진주시 지식산업센터를 2019년 준공했다. 또한 혁신도시 내 혁신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국가혁신융복합단지, 경상대학교를 중심으로 강소연구개발특구 등을 지정해 신성장동력 기업을 집중적으로 유치하고 육성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신종 질병에 대응하기 위해 진주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바이오산업을 지역특화산업으로 지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2년에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구, 바이오21센터)을 설립했으며, 바이오전용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바이오산업의 육성에 오랜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 아미코젠 등 스타기업을 육성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역 내 바이오기업이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또한 진주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평산업단지가 국가의 노후산단 재생사업에 선정됐으며, 진주뿌리산업단지가 조성됐다. 항공국가산업단지가 한창 조성 중이어서 첨단 지역의 특화산업과 연계한 신성장동력 산업을 유치하는 데 필요한 산업용지가 충분히 확보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첨단기술 기반의 신성장동력 산업을 위치하기 위해서는 R&D 기반과 연구인력의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진주시에는 경남의 거점국립대학인 경상대학교가 있으며, 혁신도시 내에 한국세라믹기술원, 국방기술품질원 등이 있어 지역의 R&D를 이끌어갈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국책연구기관으로 한국실크연구원, 안정성평가연구소 환경독성본부, 우주부품시험센터, 항공전자기기술센터, 진주뿌리기술지원센터 등 첨단산업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하고 있다.

구슬이 많아도 꿰어야 보배
그러나 “구슬이 많아도 꿰매야 보배”라 했다. 진주시가 신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가진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지역전략산업을 정확히 찾아내고 선택과 집중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진주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해야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 제안을 몇 가지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전략산업과 신성장동력 산업을 이끌 앵커기업의 적극적인 유치이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촉진특별지구를 지정하고 전·후방산업 연방 효과가 큰 글로벌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진주 인근 사천시의 경우 경상남도가 외국인 투자촉진특별지구를 지정해 50년간 산업단지 무상임대조건을 내걸어 글로벌 기업의 유치에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지역산업 육성과 고용 증진을 한 사례가 있다.

둘째, 지역 내 혁신역량을 이용한 활발한 벤처기업 창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대학의 창업보육센터 외에도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창업보육센터와 지식산업센터의 설립을 통해 벤처창업에서부터 보육-성장을 돕는 One-Stop 지원체제를 갖춰야 한다. 진주시의 경우 2000년대 초반에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에 벤처창업동과 성장보육동을 건립하고 바로 옆에 바이오전용산업단지 등을 구축해 지역특화산업육성을 위한 One-Stop 지원체제를 구축해 약 100여 개의 벤처기업을 육성한 바 있다.

셋째, 지역혁신자원과의 연계를 통한 클러스터의 조성과 특화산업의 집중화를 위한 특구의 지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성장동력 산업을 이끄는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획기관과 실행기관이 있어야 한다. 진주시의 경우 지역혁신도시 이전기관, 지역대학, 그리고 연구기관들이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강소연구개발특구와 국가혁신융복합단지를 지정했다.

넷째, 지역 이전 기업에 대한 투자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기업 유치와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진주시의 경우 지방조례 제정을 통해 이전기업에 대한 투자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전문인력을 채용해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낸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는 정부가 주는 지방보조금이나 정부가 정한 세제 혜택의 범위를 넘어 기업 유치를 위한 특별기금을 마련하고 다양한 지방세 감면 혜택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지방이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각종 규제이다. 지금까지 지자체들은 고향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규제를 조례로 만들어 왔다. 또한 정부도 입법 활동을 통해 엄청난 규제를 만들어 기업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이 실증을 거쳐 상용화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기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대한민국은 규제 왕국이다. 그렇지만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의 전략적 목표와 일치하는 산업이나 비즈니스모델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실증특례제도나 규제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를 도입해야 한다. 실증특례제도는 새로운 사업행위에 대한 인허가 기준이 제정될 때까지 기존의 유사행위에 대한 인허가 기준을 활용해 잠정적으로 인허가를 발급하는 제도이다. 규제샌드박스는 공공이 이익이나 위험요소의 예방이 우선이지만 국가와 지자체가 지원해 안전한 실험적 테스트베드를 만들고 민간기업들이 기존의 규제로부터 한시적으로 벗어나 새로운 기술과 상품 또는 서비스의 성공가능성을 낮은 비용으로 검증할 수 있게 한다.

정대율 경상대학교 경영대학 경영정보학과 교수
정대율 경상대학교 경영대학 경영정보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