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커뮤니트 아트] 빈집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공공예술의 상상력이 만든 ‘마을 호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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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커뮤니트 아트] 빈집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공공예술의 상상력이 만든 ‘마을 호텔’ 이야기
  • 이섭 전시기획자
  • 승인 2021.02.0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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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문제 해결책, 마을 호텔
서울에만 빈집이 8만여 호 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잠깐 언급된 새로운 소식(뉴스) 아닌 소식이 전달하려는 내용은 천정부지 올라간 서울의 집값과 대조되는 서울의 집이 보여준 현황이었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 새집을 짓는 일만큼이나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공공정책 중 하나가 바로 빈집에 대한 공익적 활용 가능성이다. 물론 빈집은 비어있을 뿐 집주인이 버젓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빈집의 주인은 그 주변의 사람이 살고있는 집의 환경에 악영향을 의도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빈집은 단순히 집주인의 사적인 문제일 수 없다. 사회의 문제로 바라봐야 할 빈집과 관련한 정책은 이제 우리 모두의 삶과 떼어 생각할 수 없는 공공의 문제인 것이다.

이미 빈집의 활용에 대한 다양한 전문 영역의 제안들이 나와 있다. 대체로 공공자금이 투입돼 매입 후 재건축 또는 재활용 방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그러한 활용 방식 중 빈집을 이용한 마을 호텔의 사례를 살펴보자. 굳이 마을 호텔을 빈집과 연계하려는 이유는 마을-공동체적 삶에서 문제를 이해하려는 태도 때문이다. 새로운 사적 공간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을 호텔을 대안으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일본 오이타현[大分県] 타케다시[竹田市]의 “타케다 마을 호텔”은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을 통해 문제해결을 도모한 사례이다. 그곳의 마을 호텔에서는 마을 안에 늘어만 가는 빈집을 활용해 빈집을 객실로 바꾸는 방법을 선택했다.

빈집에 스토리텔링을 불어넣고 바꾸는 것
빈집은 살던 사람이 떠나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아 방치된 상태를 두고 ‘비었다’고 말하는 집의 어떤 상태이다. 따라서 빈집은 언제나 사람이 들어와 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체로 빈집의 문제는 방치상태에 따른 결과가 더는 사람이 들어올 수 없는 상태이기도 하다. 사유재산이기에 빈집은 일정한 값을 치러야 재산으로 가치를 가진다. 하지만 방치의 시간만큼 가치는 떨어지고, 떨어진 가치로 인해 막연하게 매매의 시기 또한 방관하게 되는 악순환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은 소유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한갓 자산가치의 재평가와 매도 방식으로 얻는 교환가치로 집-소유의 문제를 탈공동체적 상황으로 내몰게 만든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사유재산의 권리로 은폐된 공동체적 삶에 대한 위협이 현실적이라는 사실이다. 이 문제는 결코 그 빈집의 소유권자가 홀로 감당할 수 없다.
따라서 반드시 정책적 접근을 통해 소유권자의 권리가 적절한 수준에서 양도돼야 한다. 이 경우 소유권자의 실이익이나 차익을 보장하는 방법은 사회적 문제, 즉 공동체의 문제로 전환될 때 비로소 해결방식에 접근할 수 있다. 결국, 사적 소유권이 또 다른 사적 소유권으로 이월되는 시장의 논리가 빈집의 소유권 문제에 적합하고 타당한 그리고 합리적 해결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빈집에 사람들이 돌아오고 다시 마을에 활기가 돌 수 있도록 공동체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어야 할까? 오랫동안 상가 중심으로 발전해 온 마을에 빈집들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사람이 살면서 상점 기능을 같이했던 특이한 이 마을의 빈집들의 공통적인 특성에 착안해 마을 중심지 상가 거리를 마을 호텔 개념으로 바꾸기로 정책을 마련했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마을의 역사와 관련된 거리와 상가(집)의 특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다. 단순히 공간의 전이 형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옛이야기를 현재의 이야기로 바꾸어 가려는 스토리텔링의 구조적 접근이 빈집의 해결방식으로 제안됐다는 점이 중요한 대목인 것이다.

이제 남은 ‘일’이란 빈집(빈 상가)을 한 채 한 채를 정성껏 바꾸는 일-공사다. 이 일-공사를 진척시키기 위해 공동체는 또 한 번의 공동체적 상상력을 집중시켜야 하는데, 민·관의 협업 관계를 통해 집중도를 높이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그 상상력의 힘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관이 선행적 정책을 입안하고, 관련 전문가들이 조언(자문)의 자격으로 관여한 후 주민에게 공지 또는 지도방식의 전달하는 것을 과정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아직 우리 사회는 공동체의 상상력이 갖는 힘을 올바른 일의 과정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차별성이 경쟁력인 마을 호텔
마을 호텔이라는 의미는 곧 마을의 자연환경과 역사환경 그리고 지역문화의 환경이 함께 어우러지는 삶의 근거지에 대한 이해로부터 파생한다. 따라서 이 성하마을의 마을 호텔 또한 빈집을 접수처로, 식당으로, 라운지로 개량-개조하는 일 모두 새로운 삶의 근거지로 만들기 위한 옛 삶의 근거지의 흔적을 연결하는 인문적 관점에서 실천적 출발선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마을 호텔에 숙박하는 방문객들은 일반 숙박 시설과 달리 과거의 이야기와 오늘의 이야기를 체감하는 독특한 문화적 충격을 이 시설을 이용함으로써 얻게 된다.

이 차이가 바로 마을 호텔이 기존의 호텔업과 대등한 경쟁 관계를 만들고, 주민이 마을 호텔의 주도적인 서비스 제공자로 새롭게 직업을 얻게 되는 이유가 된다. 그것을 압축적으로 “일상과 역사 그리고 자연”이라는 주제어로 표현하면서 마을 호텔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모든 마을은 제 나름의 일상과 역사 그리고 자연을 갖기에 이 주제어는 비록 동일한 단어-용어이지만 그 내용은 늘 차이를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마을이든지 제각각의 일상적 모습과 그들만의 역사를 이야기하며, 같으면서 또 다를 수밖에 없는 자연환경을 마을 이야기로부터 체감할 수 있다. 이것이 방문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서비스 내용이 된다.

대규모 숙박업의 준비과정과 투자방식은 늘 “그랜드 오픈”이라는 상술과 맞물려 계획되고 실행된다. 그 사업은 내재된 역사와 문화환경이 없기에 새로운 이야기를 화려한 변모, 즉 이미-있었던 다른 사업과 비교할 수 있는 눈요기 방식에 집중하는 특색을 갖는다. 하지만 마을 호텔은 이미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가지기에, 일반적인 숙박업 사업과 다른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야 한다. 비록 빈집 한 곳을 개조해 달랑 방 한 칸의 숙박 시설로 출발하더라도, 또 다른 빈집을 활용한 식당이 선택지 없이 그 마을의 음식을 제공하더라도, 공동체의 상상력에 기반한 이야기를 담는다는 점에서 유일할 수밖에 없다는 자명한 사실을 스스로 망각해선 안 된다.

그렇게 빈집이 하나의 객실로 또 다른 하나의 식당으로 개조되면서 이야기는 풍성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마을 호텔은 확장돼 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것이 돼야 한다. 그러므로 한 곳뿐인 이 강점이 수십 개의 객실과 여러 가지 메뉴를 동시에 선보이는 일반적인 숙박 사업과 차별성을 갖게 한다. 이야기가 있는 한 마을 호텔은 앞으로도 조금씩 빈집을 개조하고 다양한 방-식당이든, 객실이든 그 수를 늘려나갈 수 있다.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마을 호텔
성하마을 중심부에 있는 방 ‘리카도 2층’을 들여다보자.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전통적인 일본식 방과 베드룸이 딸린 거실과 부엌 일체형 타입의 실내에 싱크대와 샤워 룸를 개선했을 뿐이다. 이 객실은 타케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모임 ‘오렉트로니카’가 만든 작품을 전시한다. 객실이 지역 예술가들의 전시장인 셈이다. 실내장식 효과도 얻으면서 지역 예술가들의 활동장소로 활용되는 이점을 접목시킨 것이다. 문화와 예술이 접목되는 이 기획은 곧 이 지역의 새로운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담아낼 그릇으로 빈집-객실을 확장시키고 있다.

1층에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Osteria bar RecaD’에서는 친환경 포도라는 지역 특산물과 연계된 지역의 와인과 지역 농산물로 만든 파스타를 연계한 메뉴를 개발해 제공한다. 한 끼 식사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의 이야기를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계획한 결과다. 또 다른 숙박시설은 마을에서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 거주 주택’의 개념으로 접근해 개조했다. 그 마을 사람들이 평소 살고 있던 그 방식 그대로 방문객이 체험하게 한 것이다.

마을 호텔은 기본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박 사업의 일환이다. 당연히 방문객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다양한 야외활동을 제안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산책로를 함께 계발하거나 개발-단장을 하고, 좀 더 과감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지역의 지형적 특성을 살리는 체험공간도 함께 준비되면 더욱 좋다. 박물관 또는 미술관이 있다면, 그런 준비를 할 수 있다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다양하게 제안할 수 있으니 지역 예술가들과 협업 관계도 마을 호텔의 사업 성공의 성패를 다루는 중요 요소가 된다.

마을에 혹여나 오래된 책방이라도 있다면, 이제 더 이상 북적이지 않는 다방이라도 있다면 그곳에서 마을 이야기와 관련된 호젓한 분위기의 북-카페로 연출이 가능하다. 새로운 시각으로 준비된 신간 서적을 편집숍처럼 운영한다면 더욱 좋은 경험을 제공할 것이고, 마을 이야기를 지역 예술가들과 주민이 협업해 마을-책을 만들 수 있다면 금상첨화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마을 호텔은 누군가에게 세컨드하우스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 공간이자 공유공간의 역할을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다. 중장기 체류 프로그램을 운영해 머묾과 재생산의 구조로 마을 호텔을 사용하라고 권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적극적인 상상력으로 빈집에 대응하고 마을의 공동체성을 회복시키는 일은 공공예술적 사유로부터 실천력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지역 주민과 지역 예술가들이 협동조합을 꾸려 이를 사업으로 인식해야 한다.

정책은 앞서 제시돼 지도하기보다, 활동 계획을 가진 지역 주민의 움직임에 어떤 도움을 줄 때 실질적인 가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성찰하면서 한 발 뒤에서 준비돼 있어야 한다. 그래서 빈집의 사적 소유권은 정책적 접근을 통해 공익적이고 공유 가능한 공공의 이익에 따른 소유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 공동체를 위협하는 방치된 상태의 빈집이 더는 빈집으로 남아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와 공급과잉에 의한 기존 집의 공동화 현상은 이제 막연한 문제가 아니라 화급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에 더욱더 공익의 관점으로부터 풀어야 한다.

이섭 전시기획자
이섭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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