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기 전주미술관장
김완기 전주미술관장

“지역을 따질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매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자선경매를 진행하고 주로 전주, 전북 지역 분들을 지원하긴 했었는데 TV로만 봐도 피해가 너무 크고 어마어마해서 마음이 무척아팠습니다. 전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타 지역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거니까 지금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원을 하는 게 좋겠다 싶었습니다.”김완기 전주미술관장은 어머니의 가업인 동이옥션을 계속 일구어온 전문 경매사이자 경영인, 미술품 전문가이다.

현재는 아들인 김호연 대표이사가 책임을 맡고 있는 동이옥션은 매년 자선경매를 통한 모금을 진행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13번째를 맞은 2020년 자선경매는 작년 크리스마스에 실시돼 총 2000만원을 모금했다.

“총 스무 분이 고미술품, 근현대미술품,고려청자, 조선백자, 문방사우 물품 등을 기증해주셨습니다. 동이옥션 사업장은 전주에 있지만 회원 분들은 전국구로 계시거든요. 이번 기증도 전주 뿐 아니라 원주, 대전, 천안, 부산, 서울 등 여러 지역 회원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미술품들도 다 재산인데 기증한다는 게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정말 감사하죠.”김완기 관장은 지난해 10월 TV에서 피해상황을 목격한 구례군 현장에 직접가보고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1996년에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적 있는데 회사에 불이 나 전부 싹 타고 보험료도 못 받았다. 회사 물품 뿐 아니라 하나하나 추억이 담긴 개인 물품까지도 몽땅 타서 망연자실 했었는데, 이번 구례군 수해는 더 기가 막힌 것이,당장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가 달렸는데 뭐 하나라도 들고 나올 수 있었겠나.하나하나가 다 가족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일 텐데... 그 고통스런 마음은 돈으로 값을 매길 수도 없는 거다. 쳐다보면 그저 눈물 밖에 안 나는 상황이지...”라며 안타까워했다.

동이옥션 전시관 모습
동이옥션 전시관 모습

아쉬움은 또 있다. 김완기 관장이 구례군을 방문했을 때 봤던 임시 조립주택은 18채였다. 정확히는 한 곳에 모여 있던 주택 수가 18채였고, 이곳 말고 다른지역에 흩어져 지어진 조립주택이 더 있어 총 50채였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김 관장은 크게 당황하고 아쉬워했다고. 한 가구 당 지원 예상 규모가 있었는데 가구 수가 늘면서 가구 당 지원 규모가 줄어 마음이 많이 쓰였단다.“애초 예상 금액대로 드릴 수 있었으면 좀 더 도움이 되셨을 텐데, 모금 총액이 한정되어 있어서 가구 당 지원금이 줄게 돼 많이 아쉽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전주가 아닌 타 지역에 모금을 전달하면서 전주시 주민자치협의회는 물론,한국주민자치중앙회의 협조로 전라남·북도 주민자치회, 구례군 주민자치위원회와도 연결이 됐다. 이 같은 주민자치회와의 협력은 김 관장에겐 낯선 일이 아니다. 20대부터 지역 봉사활동을 시작한 후 중앙동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 위원장을 역임하며 5년 간 활동한 경력이 있다.“지역 기반이 전주이긴 하지만 전국 회원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기도 하고, 연중행사 혹은 연 2회로 진행하는 자선경매는 지역을 넘어 전국구로 하자는 마음입니다.”

김완수 관장은 끝으로 골동품에 대한 오해에 대한 이해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흔히 골동품, 고미술품 하면 오래된것, 중고라는 인식이 많다. 일본, 중국,해외에서 골동품의 개념은 세월이 오래되어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골동품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더퍼블릭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