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관광산업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지금까지 이어지며 전 세계에 그 유례없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2020년 1월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체계적인 검역 활동과 자발적인 시민의 참여의식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위기상황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능동적인 대응 노력에도 불구하고 2차 및 3차 대유행 상황이 발생하면서 사람의 지역적 이동과 교류를 기반으로 하는 관광산업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물론, 관광산업이 처한 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이고 국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2차 및 3차 대유행 사이에 바이러스 확산이 일정 규모 이하로 관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관광 수요가 일부나마 조심스럽게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글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위기에 대해서 어떠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어떠한 정책적 대응전략을 채택하고 있는지 방향과 사례들을 살펴보고, 포스트 코로나시대 지역관광이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관광산업의 위기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한 해 방한 외래관광객 규모가 전년도의 -77.8%로 극단적인 감소세를 보였으며, 국민 해외관광객의 규모 또한 마찬가지로 극단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국제관광객 수요에 높은 의존도를 지니고 있는 여행업, 면세점, 항공사, 호텔 등은 재난 수준의 피해를 본 상황이다. 국민 국내 관광 측면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은 심각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공포심이 급격하게 확산하던 시점인 2020년 2월에는 주요 관광지점 입장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 수준까지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4월부터는 -40% 수준으로 감소 폭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2차 대유행, 3차대유행을 거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강화돼 국민국내 관광 수요 또한 급속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백신 접종이 각국에서 시작되고 있어 여행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지만, 국가별로 다른 방역과 백신 접종 진행 상황 때문에 안전한 여행환경에 대한 보장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워 보인다. 해외여행이 단기간 내에 정상적인 수준으로 재개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국민 국내 관광의 활성화를 통해 관광산업생태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특성과 확산세를 고려하면 국내관광 활성화 또한 쉽지는 않아 보인다. 사람 간의 접촉과 이동이 기본적 특성인 관광산업과 사람 간의 접촉을 자제해야 하는 코로나-19 방역 원칙의 특성은 상호 배치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집합제한, 이동제한 등)은 필연적으로 관광산업의 활성화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방문자 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관광산업은 인구감소로 활력소를 잃고 있는 지역경제를 유지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를 해왔다고 볼 수 있다. 관광객 수요가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하게 감소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관광객의 소비에 의존하고 있던 지역의 다양한 사업체(호텔, 민박, 음식점 등)들은 불가피하게 큰 타격을 입게 됐고 이는 지역경제 전반의 쇠퇴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점을 인식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관광산업 자체뿐 아니라 관광에 의존하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응책으로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광산업의 위기에 대한 중앙정부의 대응 노력
중앙정부 차원에서 2020년 한 해 동안 관광산업과 관련한 주요 코로나 대응책을 큰 틀에서 분류해 보면 두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코로나-19 유행 초기 감염병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사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수준의 금융지원, 세제 지원, 고용 지원, 방역·상담 지원 등과 같은 직접적 지원책을 들 수 있다.

둘째, 코로나-19의 확산 추세가 완화되던 4월 말 이후 붕괴의 위험에 직면해 있던 지역의 관광사업체들을 위해 위축된 여행수요를 회복하기 위한 국민 대상 여행 촉진정책을 도입했다. 대표적인 촉진정책으로는 안전여행가이드 발간, 국민관광상품권 발행, 여행주간 운영 기간 확대,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지원 대상 확대, 관광부문 소비쿠폰 발행 추진 등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에 여행 비수기 동안의 여행수요를 창출하고 관광산업의 계절성을 극복하기 위해 시행하던 여행주간 캠페인 사업을 7월에 기존 2주에서 약 3주간으로 확대해 특별여행주간을 실행했다. 근로자휴가지원사업 또한 기존 8만 명에서 12만 명으로 지원대상을 확대해 관광 분야의 소비심리 활성화를 도모했다. 하지만, 8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 정도가 심각해지면서 모든 관광 내수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들은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이다.

관광산업의 위기에 대응한 지방정부의 정책사업지역에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관광산업의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정부의 정책과 유사하게 위기상황에 있는 관광사업체들에 대한 자금 지원정책과 일자리 지원정책이 실행됐으며, 다양한 활성화 전략사업 또한 실행됐다. 지역에서 도입한 관광사업체 자금 지원정책은 관련 사업체들이 홍보, 개발, 방역 등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거나 세금감면 및 유예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사업이 진행됐다.

예를 들어, 경상남도에서는 코로나-19 MICE 업계 위기극복 지원사업과 여행업 위기극복 지원사업이 시행됐다.MICE 업계 위기극복 지원사업에서는 경남 소재 MICE 업체 40개를 대상으로 경남특화·친환경 MICE 프로그램 기획, 비대면 온라인콘텐츠 개발, 온·오프라인 홍보마케팅,생활방역을 목적으로 업체당 5백만 원을 지원했다. 여행업 코로나 위기극복 프로젝트는 경남 소재 623개 여행업체를 대상으로 10명 내외 소규모 관광객 대상 여행상품 개발 및 홍보를 위해 업체당 10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지자체별로 시행된 일자리 지원정책사업은 관광 관련인턴 고용, 문화관광해설사 등 관광 관련 인력에 대한 인건비 지원 등이 주가 되고 있다.

지자체에서 관광수요 회복을 위해 도입한 활성화 대책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는 1) 홍보마케팅지원사업, 2) 관광 할인(바우처 지원, 코리아그랜드세일등) 이벤트 지원사업, 3) 관광생태계 강화를 위한 관광상품개발 및 지원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지역에서 제시한 활성화 전략들은 코로나-19로 심각하게 위축된 지역관광의 활력을 유지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게 관광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여행이 단절된 상태에서 여행수요를 국내 지역관광으로 흡수하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그 대응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에서는 지속적으로 지역 관광명소들을 중심으로 하는 홍보마케팅 사업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의 지속적인 감소 및 확산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실제 관광객을 유치하는 활동이 방역 활동의 목적을 위배하는 모순적 상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홍보마케팅활동을 통해서 지역 관광의 인지도 향상 및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같은 잠재적 관광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방향으로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제주도에서는 지역의 숨겨진 명소들을 홍보하기 위해 TV 인기여행 프로그램인 ‘더짠내투어’, ‘바퀴달린 집’ 등과 연계해 ‘제주를 즐기는 슬기로운 랜선 여행’을 공동 기획해 장소 PPL 사업을 시행했다. 경기도에서는 ‘내가 갔던 경기도’라는 주제로 경기도 방문 경험이 있는 대만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랜선여행 이벤트를 추진했다. 대만내 SNS 이용자 중에서 경기도에서 찍은 여행 사진과 해시태그를 달고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면 AI와 빅데이터를 이용해 선호도에 맞는 경기도 내 관광지와 미식 체험코스를 추천하게 된다.

 둘째, 관광 할인 이벤트 지원사업은 코로나-19 확산이 감소세에 들어섰을 때 관광산업 생태계의 붕괴를 막기 위한 자구책 차원에서 이뤄진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지역의 다양한 관광지의 입장료 및 체험료 할인, 숙박시설 이용료할인, 근로자 여행바우처 지원, 조기예약 할인 등의 정책들은 해외여행길이 막힌 상태에서 여행에 대한 높은 욕구를 지닌 국민을 대상으로 지역으로 그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방안으로 채택한 것이다. 하지만, 2020년 8월 말 이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까지 확산되면서 이러한 관광객 수요 창출 노력은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이다.   

"안전여행에 대한 관심, 백신여권 등국내외 관광의 트렌드 변화에 따라 선제적인 대응할 수 있는 역량 키워야"

셋째, 코로나-19 시대에 지역 관광생태계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으로서 뉴노멀에 맞는 신규 관광상품개발 및 관광지 발굴 지원사업 또한 이뤄졌다. 지역을 찾는 관광객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안전한 환경을 기본으로 하는 비대면 또는 스마트 관광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새로운 형태의 관광수요를 창출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는 전통적인 관광수요의 감소에 대비하고 변화하는 관광객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관광산업의 체질 개선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신규 관광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으로 전라남도에서는 테마별 관광지 활성화를 위해 ‘남도여행 으뜸상품’ 공모를 진행해 50개의 인센티브 여행상품을 선정했다. 덧붙여, ‘코로나-19’에 따른 여행업계 지원을 위해 ‘2020전남으로 여행가자’ 여행상품 16개를 추가적으로 선정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지역관광 전망
2021년 들어서 국가별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되고 있다는 여러 리포트가 나오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는 관광산업이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형태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리고 있다. 단기간으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일정 수준 이하인 나라들끼리 트래블버블(Travel Bubble)을 형성해 백신여권을 발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완화된 여행정책을 추진하자는 움직임 또한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여행시장으로의 회복에는 더욱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심리적인 측면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안전에 대해 매우 민감해진 소비자들을 실질적인 여행의 수요자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안전보장 및 촉진정책 또한 요구될 것이다. 지역관광에 대한 여행수요 회복 또한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초기 단계에서는 일부 소수의 모험적 성향이 강한 관광객들이 여행을 재개할 것이며, 이후 안전성이 일정 정도 확인되면 중간 성향의 사람들이 좀 더 큰 규모로 지역 관광활동에 참여할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안전지향적인 관광객들(단체여행객 중심)이 본격적으로 여행을 재개하게 되면 전체적인 관광시스템이 정상적인 궤도에 들어섰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단계에 이르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요구될지 현재로서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 유일한 대응책은 그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지역관광산업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앞서 제시한 기본적인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고 변화하는 여행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광산업의 역량 강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수진 경기연구원 연구기획부 연구위원
이수진 경기연구원 연구기획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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