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 벌교인류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재앙의 도전 속에 살아왔고 많은 고통과 희생을 동반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재앙은 태풍, 수해, 산불 등 자연적 재해도 많지만 인간의 권력욕 산물인 전쟁은 인간에게 자연 재난보다도 더 엄청난 생명과 재산적 피해는 물론 사상적 내부갈등에 따른 피해도 만만치 않다.전남 고흥군 벌교읍에 자리 잡은 태백산맥 문학관은 소설 『태백산맥』 주 무대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현 부자 집이 태백산맥 문학관 우측에 자리 잡고 있으며, 소화의 집은 앞에 있고, 고
특정 공간에 갇힌 예술미술관이나 화랑이 만들어지고 운영되기 전에 도대체 미술은 어디서 보이고 역할을 하는 것이었을까? 이런 단순한 질문은 대체로 감춰져 있다. 동양에서는 현재 우리가 미술 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시詩, 서書, 화畵가 ‘하나’로 묶여 군자의 길을 가고자 하는 뭇 사람들의 수련과 도야의 방법론으로 이해됐다. 그래서 사랑방에서 사랑방으로 전해지며 수집되고, 보관-보존되면서 ‘보고-즐기는’ 방식과 함께 고담준론高談峻論의 대상으로 펼쳐 보여주기도 했다. 그 모든 보이고, 보는 방식이 개인-집에서 특별한 공간 안에서 이뤄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젤렌스키2022년 2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명령을 받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날 뉴스는 수도인 키이우(Київ)와 주요 도시인 오데사(Оде́са), 마리우폴(Маріуполь)에 가해진 포격 소식을 쉴 새 없이 실어 나르고 있다.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 확신할 수 있는 오직 한 가지는 이미 벌어진 비극이 더 커지게 될 거란 것뿐이다.역사가 늘 그렇게 흘러왔듯 약소국의 죄 없는 백성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 남
남강이 굽이치는 곳에 위치한 솥바위함안군과 경계지점을 흐르고 있는 남강에는 ‘솥바위’라는 바위가 있다. 그 바위로 인해 솥 정, 바위 암 자를 써서 ‘정암루鼎巖樓’ 라고 하는 곳이 만들어져 있으며 의령철교, 의령교와 함께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의령의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세 발 달린 모습이 마치 솥을 닮았다고 하는 이 바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이 전설은 바로 의령과 함안, 진주를 한데 묶어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그 역사를 예견한 신비로운 전설로 알려지고 있다. 조선 후기 어느 도인이 지나가다 “이 바
여수 밤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아~ 아~ 아아아 이 거리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이 거리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이상은 2012년 공개됐던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 가사 일부이다. 2012년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주제로 여수 세계박람회가 개최됐다. 그 당시 주제가는 아이유의 ‘바다가 기억하는 얘기’였지만 정작 장범준
익숙하다는 이유로 예술과 멀어질 수 있을까사람들은 흔히들 예술을 감상하기 위해 어디론가 가야 한다고 여긴다. 공연장을 찾고, 전시장을 굳이 가서 봐야 예술작품을 듣거나 볼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그리고 의외로 많은 예술가가 이런 전형적이고 관습적인 사고방식에 지나치게 익숙해져 버려 자신의 작품 역시 특정한 장소에서만 잘 들려줄 수 있고 잘 보여질 수 있다고 믿는다.그러나 정작 인간의 예술적 활동은 우리 생활 깊숙이 사는 방식과 밀접한 관계를 갖기에 사는 방법에서 잘 드러나고,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정작 이런 예술 활동을 생활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가장 치명적인 방법베이징 겨울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올림픽이 열리면 늦은 밤까지 온 국민이 마음 졸이며 텔레비전을 시청하곤 했던 기억이 선하다. 큰 경기에서 김연아와 같은 국가대표 톱스타가 메달을 따기라도 하면, “와!”하는 함성이 아파트 단지에 울려 퍼졌던 기억도 난다.이번 올림픽은 그 열기가 예전만 못한 것 같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이 크다. 대통령 선거운동과 같은 ‘대체 이벤트’로 대중의 관심이 분산된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올림픽 정신을 훼손한 사건들이 수년간 누적되면서 쌓인 윤리적
송도삼절 서경덕코로나-19 팬데믹이 계속되고 있는 시기이다. 만 2년을 훌쩍 넘긴 것이 이제 사람들의 심신을 지치게 만들고 있다. 이를 달래줄 수 있는 것이 여행일 텐데, 팬데믹의 두려움으로 이도 쉽지만은 않다. 이럴 때 이를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이 독서이고, 그중에 ‘유람기’를 읽어보는 것도 의미 있으리라 생각한다.이번 글에서는 조선시대 개성유람기 중에서 성혼과 이덕형의 작품을 통해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유학자 서경덕(徐敬德, 1489~1546, 성종 20~명종 원년)을 추억해 보기로 하자. 서경덕은 관직을 지낸 적은 없었으나, 그
열한 살에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을 보다역사를 소재로 한 사극 드라마와 영화가 종종 등장해 역사의식과 재미를 더하고 있다. 통상 성왕이라고 부르는 정조대왕을 중심으로 제작된 영화가 ‘사도’이며 드라마는 ‘이산’이다. 드라마 ‘이산’은 세손 산(훗날 정조)과 송연(훗날 의빈 성씨)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엮어냈다면 영화 ‘사도’는 비극적 스토리를 다뤘다.영조의 둘째 아들인 사도세자가 1762년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 속에 갇혀 8일 동안 밥도 물도 먹지 못하다가 스물여덟의 젊은 나이에 결국 세상을 떠난 사도세자의 실제 사건을 그렸다
주목받기 시작한 빈집의 변화공가公家는 아직 폐가廢家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버려진 것들은 모두 공空하면서 곧 폐기廢棄된다. 버려진다는 것은 버리는 행위의 결과가 아니다. 버려지는 이유로부터 버려지는 결과는 그 원인에 대해 마음을 바로 쓰지 못한 것-행위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폐기된 것은 마음을 담지 않았다는 방증일 뿐이다. 폐가란 집에 대한 ‘마음 씀’이 닫혔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폐가는 공가가 될 수 없다. 공가는 마음이 떠난 자리, 그 집에 대한 어떤 마음이 새롭게 들어오기를 잠시 기다리는, 시간의 흐름
풍자 코미디 최근 눈길을 끈 영화최근 인기를 끈 영화 (Don’t Look Up)은 평가가 매우 엇갈리는 영화다. ‘재미는 있지만, 작품성은 별로’라든가, 평론가는 좋아하지만, 관객들의 선택을 못 받는 경우는 흔하다. 은 재미가 있냐 없냐의 논의에서도 평가가 엇갈리는 묘한 영화다. 노골적인 풍자 코미디 영화인데, 풍자가 성공적이었냐를 두고도 여러 말이 나온다. 작품성이 영 별로라는 힐난과 잘 만들어져서 아카데미상과 같이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에 후보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영화의 내용과 함께, 영
아라가야의 역사가 숨 쉬는 고장경상남도 함안 하면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함안 곶감, 함안 한우국밥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에게 있어서 그보다 더 유명한 것은 함안 수박일 것이다. 이집트가 원산지인 수박은 중동, 중앙아시아를 거쳐 동아시아에 들어오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시대에 들어온 수박은 당시 재배의 어려움과 비싼 가격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했지만, 일제강점기 이후 대중화에 성공하게 되고 특히나 함안은 꾸준한 품종개량과 선진 재배기술 도입으로 컬러 수박을 비롯한 높은 당도와 고품질의 수박으로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
인류 문명은 강에서 시작한다세계 4대 문명인 이집트 문명은 나일강에서 태어났고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유역을 중심으로, 인더스 문명은 인더스강을 중심으로 번성했다. 또 황하 문명은 황하강 유역에서 발달해 오늘날 중국 역사를 이뤘다. 대부분 강에서 먹는 문제 해결이 가장 우선시됐고, 결국 농업을 통해서 구성원의 식량을 해결하면서 문명이 발전했다. 세계 4대 문명지도 농업이 발달하고 물물교환이 성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도시를 형성했다. 이어 인구의 팽창과 신분사회가 형성되면서 영토 확장을 위한 정복전쟁이 확산했고, 이
많은 영화의 배경이 ‘마을’이다. 영화 주인공들의 삶의 터전 역시 그들이 사는 마을이고 동네이기 때문이다. 스크린 속 인물들은 배경이 되는 마을,그리고 이웃들과 때로 갈등하고 협력하며 여러 이야기들을 만들어나간다. 그 이야기의 결말은 해피엔딩이 되기도 하고 비극으로 치닫기도 한다. 앞으로 ‘마을, 사람들 그리고 영화’에서는 마을과 사람들의 케미스트리, 그들사이의 교감과 성장, 변화를 다룬 작품들을 소개한다. 그 속에서 주민자치의 바람직한 방향, 때로 반면교사의 깨달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조선시대 향촌사회의 자치규약’. ‘향약’의 사전적 의미이다. 여기에 바로 이어지는 것은 ‘덕업상권’‘과실상규’‘예속상교’‘환난상휼’ 등 학창시절 역사시간에 달달 외웠던 ‘향약의 4대 강목’이다. 다분히 정형화되고 박제화 된 향약에 대한 인식을 바꿔준 것이 바로 조선시대 기층민들의 상부상조 자치조직 ‘촌계’이다. 오늘날 주민자치의 한 원형과 단초를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이에 조선시대 향촌사연구 전문가로 사단법인 한국자치학회 부설 향촌사회사연구소장인 박경하 교수의 향약이야기를 연재한다. 전통시대 향약·촌계를 재조명함으로써 오늘날 주민
일자리의 참된 의미일자리가 사라진다. 일자리가 더 필요하다. 여하간 일자리는 사회를 지탱하게 하는 튼튼한 골격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일자리는 늘 필요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는 언제나 무겁다. 질적으로 더 좋은 일자리의 필요성은 비단 정치권의 미사여구美辭麗句섞인 구호처럼 낡아빠진 것이 아니다. 질적 우위를 가지는 일자리는 단순히 월급을 많이 주는 수량화 방식으로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일자리는 일하는 사람의 실존적 의미와 떼어 해명될 수 없다. 실존적 의미 안에는 늘 살림살이의 가능함과 그 너머 편안便安을 도모함
북유럽과 범죄 장르‘북유럽’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복지’다.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가 모두 선진국 중에서도 다양한 의미에서 모범 국가인데, 그중에서도 복지제도는 일품이다. 인류가 진화시켜온 공공복지의 끝자락에 북유럽 국가들이 있다. 돈만 가지고 되는 일이 아니라 공공의 장을 통한 시민사회의 대화와 사회적 합의 장치인 정치가 원활하게 작동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북유럽의 복지는 어느 나라나 교과서로 삼고 싶어 하는 국가 단위 사회계약의 백미다.그래서 많은 나라의 부러움을 산다.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
고려 전기의 영토의식근대국가를 이루는 세 가지 요소가 ‘민족·영토·주권’이고, 이를 지키기 위해 국가는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다. 우리나라 헌법에 보면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돼 있다. 이는 38선이 대한민국의 국경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독 고려 지도에서는 북방의 국경을 ‘고려장성[천리장성]’으로 설정하고 있다. ‘고려장성’은 당대에는 군사적인 방어 시설이었다. 중국의 ‘만리장성’이 국경이 아니었듯이, ‘고려장성’ 또한 고려의 국경을 상징하던 상징물이 아니었다.고려 건국 이후 국제환경은 녹
경주 수학여행은 어린아이의 꿈학창 시절 소풍과 수학여행은 꿈이자 설렘 그 자체였다. 교실이라는 딱딱한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연의 품으로 또는 문화, 역사 속으로 눈을 돌리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마음껏 이야기하며 걷고, 눈요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야외에서 먹는 어머니의 정성스러운 도시락을 친구들과 나눠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에는 가까운 산이나 절을 찾는 소풍이 고작이었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에야 수학여행의 맛을 볼 수 있었다. 그나마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일부 친구들은 함께할 수 없는
많은 영화의 배경이 ‘마을’이다. 영화 주인공들의 삶의 터전 역시 그들이 사는 마을이고 동네이기 때문이다. 스크린 속 인물들은 배경이 되는 마을,그리고 이웃들과 때로 갈등하고 협력하며 여러 이야기들을 만들어나간다. 그 이야기의 결말은 해피엔딩이 되기도 하고 비극으로 치닫기도 한다. 앞으로 ‘마을, 사람들 그리고 영화’에서는 마을과 사람들의 케미스트리, 그들 사이의 교감과 성장, 변화를 다룬 작품들을 소개한다. 그 속에서 주민자치의 바람직한 방향, 때로 반면교사의 깨달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