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성장 따른 잔인사회의 폐해, 주민자치가 해법”
상태바
“압축성장 따른 잔인사회의 폐해, 주민자치가 해법”
  • 문효근 기자
  • 승인 2021.04.21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제1기 주민자치 핵심리더 양성 교육에서 '주민자치의 발전 과제'로 특강

위험사회를 넘어 잔인사회에 진입한 현 상황을 타개할 해법으로 주민자치가 제시됐다.

마을 주민자치를 이끌어 갈 핵심리더(주민자치스트)를 양성해 ‘주민이 주인인, 건강하고 행복한 자치공동체’ 실현을 목적으로 한 제1기 주민자치 핵심리더 양성 교육이 성황리 운영 중이다. 이번 교육은 광주인권평화재단 공모에 의해 선정된 주민자치 관련 교육사업으로, ‘품질자치주민자치시민들’이 주최하며 지난 3월 23일부터 시작돼 5월 4일까지 총 7회에 거쳐 이어질 예정이다.

매주 화요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양국진 스피치센터에서 열리며, 이번 제1기 교육 참여자는 주민자치위원장, 자치회장, 마을활동가 등이다. 교육 분야는 지방자치, 주민자치, 마을계획, 마을공동체, 마을복지, 학습공동체, 주민자치 거버넌스를 비롯해 현장학습과 특강 등으로 채워진다. 한편,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은 4월 20일에 있은 5회차 교육에서 ‘주민자치의 발전 과제’를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전상직 회장은 “서구 사회의 현대적 성장은 300년, 일본은 100년인데 반해 한국은 30년이라는 단시간 동안 높은 성장을 일궈냈다. 양적으로는 압축성장했지만 질적인 성숙은 이루지 못했다. 국가 차원에서는 경제개발이 최우선 정책으로 선택되었고, 시장경제는 중화학공업에 집중한 탓에 지역사회는 철저히 배제되고 소외된 것이다. 일사불란하게 발전된 한국 사회는 벌거벗은 경쟁에 치중했고 영혼 없는 엘리트를 양성했으며, 이로 인해 위험사회를 넘어 잔인사회로 진입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고 말았다”며 서두를 열었다.

전 회장은 이어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향을 떠나 서울 등 대도시로 향한 탓에 도시는 신도시화되고 밀집화되었다. 당연히 공동체사회로서의 미숙성이라는 결말에 마주치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는데,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통반 편성을 보면 각 동사이의 관계, 층 사이의 관계가 단절돼 제대로 된 통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채 심각한 해체현상을 겪고 있다”며 “현재 우리 사회는 공적인 냉소와 사적인 정열이 지배하는 공공성과 사회성이 빈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30년 동안 이어온 압축성장이 불러온 처절한 복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압축성장이 가져온 폐단에 대한 해결책으로 주민자치를 제시했다.

“조선의 주민자치는 1747년 상하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보은향약에서 꽃 피웠으며, 1895년 대한제국에서 법률로 반상차별을 철폐하고 주민이 회원이 돼 대표자를 선거하는 등 조선 향약 328년의 경험이 주민자치의 지혜로 가장 만개한 바 있다. 이것이 바로 조선 주민자치의 결정판인 향회다”라고 주민자치의 역사적 고찰을 전한 전상직 회장은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읍면동과 통리 체제는 일제의 잔재 그대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시도지사와 시군구장을 주민이 선출하는데 반해 읍면동장과 통리장은 관선하는 것이 그 증거”라고 분석했다.

전 회장은 이어 “주민자치란 무엇인가? 결국 주민들이 잘 먹고, 잘 살고, 잘 노는 것이 주민자치다. 물론, 주민자치는 상당히 난이도 높은 수준의 정책을 요구로 한다. 주민자치회는 비정부, 비영리, 비사적 조직이기 때문이다. 실제 행정안전부나 서울시가 수립한 주민자치 정책은 이러한 원칙을 거스르고 정부가 주민자치회를 설계했기 때문에 철저히 실패한 것이다”라고 비판하며 “통치체제는 주민이 자치할수록 더 건강해 질 수밖에 없다. 주민자치는 읍면동 민주화와 자치화의 문제로, 관료 행정보다 주민자치가 더 바람직한 이유는 주민들의 생활세계가 읍면동, 통리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단, 주민자치회를 읍면동에 설치하면 상호간 기관중복과 대립이 되고, 읍면동 면적과 인구 규모가 무보수 명예직인 주민자치회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우니 주민자치회를 읍면동회와 통리회로 이중 구조화시켜 읍면동 주민자치회는 협치중심으로, 통리 주민자치회는 자치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주민자치를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라고 화두를 던진 전 회장은 “주민자치는 개인차원의 주민이 집합차원의 마을로 눈 뜨는 것이 최우선 조건이다. 그리고 자치사업은 구체적으로 연구기획하고 결정해 실천과 성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주민자치위원 선정은 역량과 능력은 물론 마을과 이웃을 위하는 소명과 열정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물론, 건강한 의미에서의 이익동기, 권력동기, 명예동기 등 주민자치회가 주민들에게 자치의 동기를 부여하고 숙성시켜야 할 것”이라고 규정지었다.

특강 후 전상직 회장과 참석자들이 함께 했다
특강 후 전상직 회장과 참석자들이 함께 했다

전 회장은 덧붙여 “주민들의 의견을 결집하고 민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과 주민의 결정을 실천할 수 있는 권리능력과 행위능력이 주민자치회에 있어야 한다. 주민자치회가 주민과 지역의 대표성을 갖기 위해서는 명백한 주민자치분권이 이뤄져 주민자치회에 입법권, 인사권, 예산권을 부여해 주민 스스로가 자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대로 된 주민자치법이 제정돼야 할 것이다. 행안부에서 시범실시하는 주민자치위원회, 서울시의 서울형 주민자치, 행안부 표준조례, 국회에 발의된 일부 주민자치법안 등은 주민이 주민자치회 회원이 되지 못하고, 회원의 권리도 부재돼 있다. 얼마 전 한국주민자치중앙회가 설계해 46명의 여야 국회의원이 동의한 후 김두관 의원이 대표발의한 ‘주민자치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킨다”고 전했다.

끝으로 전상직 회장은 “주민들이 지역을 나의 마을로 승인하고 주민을 이웃으로 승인하며, 생활관계를 나의 일로 승인해야 비로소 주민자치가 성립된다. 여기 모이신 모든 분들이 자신의 마을과 이웃, 더 나아가 지역사회를 위해 주민자치에 힘써 주시길 당부 드린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강의 집중해 주신 열성에도 감사의 인사를 보내 드린다”라며 특강을 마무리 지었다.

 

사진 = 광주광역시 주민자치 원로회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