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정책제안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방향과 메타버스
제20대 대통령선거 이후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어떻게 기존 정부와 차별화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인수위원회는 2022년 4월 5일 “디지털플랫폼정부TF(고진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장을 팀장으로 둔 23명 규모의 TF를 구성)” 1차 회의를 개최하고 3대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3대 기본방향은 1) 민·관이 함께 만드는 공공서비스 혁신, 2)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정부로 일하는 방식 대전환, 3) 세계 선도 플랫폼 생태계 조성으로 구성돼 있다. 전반적으로 기존에 비해 공공서비스 제공방식에 있어 최신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데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로드맵이 발표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으로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 전자정부와 모바일 정부를 넘어 메타버스정부 등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아시아경제, 「‘디지털 플랫폼 정부’ 전문가 진단... “민간협력 확대, 공약 전면 재검토해야”」, 2022년 4월 5일). 즉, 메타버스산업이 다양한 산업 분야 및 정부의 공공서비스 혁신과 연계해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실천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이다.

특히 올해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가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 실행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자할 계획임을 발표하면서(1월 20일 제53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 실행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2천237억 원을 투자할 계획임을 발표), 인수위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들도 메타버스의 활용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하겠다.

메타버스 가상갤러리(디지털서울 NFT 공모전)
메타버스 가상갤러리(디지털서울 NFT 공모전)

그러나 메타버스의 개발 및 활용에 투입되는 예산이나 새로운 시스템 도입 및 적응에 소요되는 인력·시간 등을 고려할 때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생각된다. 즉, 단순히 ‘메타버스를 활용했다’는 정도의 성과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플랫폼 생태계 조성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을 열 것인가? 라는 질문이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메타버스 활용실태를 살펴보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보도록 하겠다.

지방자치단체 메타버스 활용 실태
김상균·신병호(2021, 『메타버스-새로운 기회』)의 메타버스 특징에 대한 SPICE모델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1) 연속성(Seamlessness, 전원을 켜야만 기록이 이어지고 끄면 기록이 멈추는 컴퓨터와 달리 하나의 플랫폼에서 게임, 사교, 학습, 쇼핑 등 이용자의 다양한 경험과 기억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특징), 2) 실재감(presence, 물리적 접촉은 없지만, 공간적·사회적으로 실제와 같은 느낌으로 몰입감을 강화하는 특징), 3) 상호운영성(inter-operability, 현실 세계와 메타버스의 데이터 및 정보가 연동되는 특징), 4) 동시성(concurrence), 5) 경제 흐름(economy flow, 플랫폼 내의 화폐 거래방식에 따라 재화와 서비스를 자유롭게 거래하는 특징) 등 5개의 특성을 가진다.

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의 메타버스 활용은 위와 같은 메타버스의 특성을 충분히 발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을까? 조사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메타버스 활용은 주로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이뤄지며, 이는 관련 예산의 확보와 긴밀하게 연계된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관광, 홍보, 교육, 행사 등 다수의 대중에 밀집되는 사업의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 활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기초자치단체의 선도적 활용사례도 있다. 전북 고창군의 ‘G-Flex(쇼핑몰)’, 서울 서초구의 ‘어르신 느티나무쉼터’, 전북 전주시의 ‘한옥마을’, 부산 금정구의 ‘라라라축제’, 경기 김포시 ‘SNS 홍보콘텐츠 공모전 시상식’, 전북 익산시 ‘미륵사지 플랫폼’, 충남 천안시 ‘겨울방학 메타버스 영어캠프’, 경북 영덕군 ‘제24회 영덕대게축제’ 등을 들 수 있다.

이때 많은 경우 실재감과 동시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연속성, 상호운영성, 경제 흐름 등과 같은 특성을 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특정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게더타운 공간의 경우,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연속성을 경험하는 데 한계가 있고, 이용자들은 대체로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그칠 뿐 스스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어렵다. 메타버스 공간 안에서의 쇼핑이나 거래(경제 흐름), 오프라인에서 구축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등의 사례(상호운영성)도 아직은 일반화돼 있지 않다. 또한 일회성의 행사에 사용된 뒤, 그 용도를 다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메타버스 공간을 일상의 새로운 공간으로 구축·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시 중 하나가 서울시 메타버스 플랫폼과 서울관광재단의 버츄얼서울 등이 그 예이다.

가상공간에서 서울 곳곳을 탐방할 수 있게 한 ‘가상공간 서울’
가상공간에서 서울 곳곳을 탐방할 수 있게 한 ‘가상공간 서울’

서울시의 경우 메타버스서울팀을 운영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는데, 대내적으로는 메타버스 기반 스마트워크 및 XR 기반 도시관리방안 모색, 메타버스 이용 매뉴얼 및 시민 행동수칙 개발 등을 시도하고, 대외적으로는 산업생태계 조성 및 교육·문화 콘텐츠 활용공간의 제공, 시민 소통 플랫폼 및 메타버스 다산120센터 등 선도적인 아이디어를 메타버스 공간 안에서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서울관광재단의 버츄얼서울(https://korean.miceseoul.com/virtual-seoul-platform)은 박람회 및 콘퍼런스, 전시회, 회의 등을 하기 위한 메타버스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메타버스 활용의 나아갈 방향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메타버스의 활용은 단지 일회성 행사나 이벤트가 아니라 기존의 행정서비스 제공방식을 혁신하고 주민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변화돼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민원서비스나 시민참여, 지방자치단체 홍보 및 교육 등 지방자치단체가 주민과 긴밀하게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시 운영 목적의 플랫폼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또한 국가·지역 간 연계를 통해 물리적 공간을 넘어 다양한 지역의 문화·관광·체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 안에서 새롭게 생성·확대되는 산업과 일자리(예를 들어 아바타 의상디자인 등)에서의 창업·취업지원,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근이 어려운 주민을 위한 교육·지원서비스 등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동시에 정부는 이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메타버스 활용 시도와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세계지방자치동향」에 수록된 “지방자치단체 메타버스 활용동향 및 시사점”의 내용을 보완·수정해 작성됐음

김지수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조직진단분석센터장
김지수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조직진단분석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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