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정문헌 종로구청장

정문헌 종로구청장
정문헌 종로구청장

‘풍운의 정치인’ 정문헌이 행정가로 돌아왔다. 민선8기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해외유학파’정치학 박사, 화려한 정치 이력과의 ‘이미지 충돌’ 혹은 ‘갭 차이’라 여겨질 정도로 소탈한 친화력과 소통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주제를 꺼내도 유머 한 스푼 끼얹은 화통한 화법을 구사하는 그는 요즘 ‘새로운 종로’ 만들기에 한창이며 그 안에는 주민자치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다. 종로형 주민자치회 모델 구축에도 큰 관심을 보인 정문헌 구청장을 전상직 본지 발행인이 만나 민선8기 구정과 주민자치의 비전을 들어봤다.

Q 구청장님.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당선과 취임 축하드립니다. 먼저 구민과 월간 <주민자치> 독자여러분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종로구민 여러분, 그리고 월간 <주민자치>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종로구청장 정문헌입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월간 <주민자치>를 통해 인사드리게 돼 영광입니다.

사단법인 한국주민자치중앙회와 월간 <주민자치>는 오랜 기간 우리나라의 주민자치 정책과 사업을 연구하고 분석해 훌륭한 연구 성과와 기록을 축적하고 있는 대표적인 주민자치 전문기관입니다. 앞으로도 주민자치 분야의 탁월한 연구 성과 뿐 만 아니라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기능도 충실히 수행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느 덧 종로구청장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한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취임 초 주요 정책의 골격 마련과 주민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주민들과의 접점을 만들어가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주민협의체, 통장연합회 등 주민들이 주최하는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종로구 17개 동을 순회하며 주민과의 대화 시간도 가졌습니다.

민선8기 종로구청은 미래문화의 산실, 세계의본이 되는 종로를 위한 여러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들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는 데는 비교적 많은 예산 소요의 가능성이 있고 사업 완수까지 오랜 시간이 드는 만큼 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공감이 중요합니다. 공감은 신뢰에서 나옵니다. 주민들과 신뢰를 구축하려면 소통이 우선돼야 합니다.

앞으로도 구민들과 더욱 가까운 대화를 지속하면서 구정에 대한 구민들의 신뢰를 높여가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서울의 심장’ ‘다시 뛰는 종로’ 위한 맞춤형 사업 체계적으로 추진
Q 말씀하신 대로 취임 100일이 됐습니다. 취임사에서 ‘미래문화의 산실, 세계의 본(本)이 되는 종로’를 새 비전으로 제시하셨습니다. 어떤 각오와 철학으로 구정에 임하시는지요?
지난 십 수 년 간 종로는 명색이 ‘정치 1번지’라고 하면서 생활수준은 오히려 타 자치구들에게 역전을 허용하는 처지였습니다. 주거인구와 소비인구는 줄고, 앰뷸런스도 올라가지 못할 정도로 주거환경이 낙후됐습니다. 시내 거리에는 가게마다 ‘임대’ 딱지가 붙을 정도로 상권도 크게 후퇴했습니다. 이와 함께 10여년 세월 동안 종로의 인구가 특히 크게 감소하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습니다.

우리 구민들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은 “종로를 새롭게 바꿔 달라”는 것입니다. 종로에서 초중고 학창시절을 모두 보낸 저를 종로구민들께서 선택해 주신 것은 우리 종로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면서 종로구다운 미래를 열어달라는 당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는 취임하면서 ‘미래문화의 산실, 세계의 본(本)이 되는 종로‘를 새 비전으로 정하고 주민들께네 가지의 약속을 했습니다. 첫째 일자리 넘치는 문화종로, 둘째 세계와 소통하는 교육종로, 셋째 품격 있는 미래종로, 넷째 스마트한 복지종로입니다. 서울의 심장, 다시 뛰는 종로를 위한 맞춤형 사업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해나가겠습니다.

Q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수도 서울의 중심’ 종로도 인구 감소, 고령화 가속화 등의 위기 속에서 강력한 변화와 혁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임기 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과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추진하실 예정이신지요?
우선 종로구가 대한민국 1번지로서 본연의 모습과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입니다. 지난 세월 종로는 ‘정치 1번지’라는 영예로운 호칭과 달리 현실적으로는 각종 규제와 ‘도시 재생’이라는 미명하에 성장 동력은 식어버렸고 사람들이 떠나는 도시가 됐습니다.

종로를 다시 한 번 서울의 심장으로 되돌리기 위해 종로 주민들의 주거환경, 교육환경, 그리고 복지인프라의 개선을 통해 살기 좋은 여건을 만들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서 종로로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기본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전 지역이 역사현장’ 거대한 박물관미술관 ‘종로’에 거대 문화관광벨트 구축
Q 코로나19에서 벗어나는가 싶더니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민생경제도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역경제 및 복지, 교육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 정책이 필요할 텐데 구민들의 살림살이가 더 나아질 수 있게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계십니까?
서울의 문화재가 집중된 종로구는 비유하자면 전 지역이 역사현장으로 거대한 박물관과 미술관입니다. 그동안 청와대로 인해 서촌과 북촌 사이통로가 막혔지만 때마침 이 길이 개방되면서 종로의 문화자산들이 하나의 거대한 문화벨트 안에 놓이게 됐습니다.

평창동에서부터 청와대, 고궁, 송현동 이건희 미술관, 종묘, 그리고 동대문까지 잇는 거대 문화관광 벨트를 구축하겠습니다. 자문밖 창의예술마을을 비롯 인사동 전통문화거리, 대학로 공연예술까지 주민의 삶과 문화관광을 연결하고, 나아가 문화와 관광을 일자리 창출의 주역으로 종로의 신성장동력으로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아이들 교육여건 개선이 필수요소입니다. 미래교육 플랫폼을 통해 종로구만의 차별화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울시의 서울런과도 연계하여 종로구 학생들의 교육 경쟁력, 교육의 질을 높이겠습니다. 종로 미래교육 모델인 종로서당을 중심으로 영어특화교육 및 인성교육 등 세계교육의 본이 되는 종로를 만들겠습니다.

또한, 관내에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거론되는 창신·숭인동 일대는 여러 갈래로 나뉘어 진행중인 재개발 사업을 하나의 단일사업으로 통합한 창신미래도시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인근의 재개발 예정인 세운상가와 함께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그려 대한민국과 서울의 랜드마크를 구축하고 종로구 차원을 넘어 국가적인 신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종로는 현재 종로구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탁월한 구정운영으로 민선8기 종로구가 미래문화의 산실로서 ‘세계의 본(本)’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Q 이제 주민자치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주민자치의 명확한 법과 제도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단체장의 의지와 행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상황입니다. 주민자치에 대한 구청장님의 철학과 방향이 궁금합니다.
지난 6월 대통령께서 우리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의 기조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겠다’라는 말씀을 영화계 관계자들과 나누셨습니다. 이 말의 시작은 영국예술위원회가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 예술 활동을 지원하되 간섭하지않도록 팔길이 만큼의 거리를 둔다는 의미)‘을 영국 예술정책의 기본방침으로 정하고 예술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초예술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며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원칙입니다. 문화예술정책에 관한 얘기지만 우리의 주민자치 사업과 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주민자치 활동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공 지원의 필요성이 존재합니다만 보조금이나 지원금을 배분하는 일도 선택과 집중이 있어야합니다. 끊임없이 공공성이나 투명성, 지속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해야 합니다.

주민자치를 지원하는 일도 적재적소에서 적절한 시기에 지원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과거의 권위주의 시절에는 지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지도자가 모든 일을 시행하는 하향식(top-down)으로 정책이 집행되기도 했습니다.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하면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 합니다. ‘소통과 공감’의 과정을 토대로 상향식(bottomup)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민주적인 절차를 주민자치에서 구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주민이,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자치를 실현하려면, 자발적인 노력과 독립적인 조직 운영, 결정권의 확대 등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주민자치 조직의 역동성이 필요합니다.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하느냐,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느냐 라는 이분법적구분 보다는 스스로 각각의 조건과 형편에 맞는 최적의 상황을 찾아가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보조금이나 인력 지원은 꼭 필요한 곳에 매우 정교한 방법으로 충분한 논의와 엄격한 심사를 거쳐지원을 하되,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지원받는 단체나 조직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여 모두가 행복한 성과를 누릴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제도적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는 민관협력의 토대위에 자율성, 독립성을 충분히 보장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좋은 선례를 만들어 지역사회의 모범이 되고, 새로운 본,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가는 주민자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소통·공감 통한 상향식 의사결정 민주적 절차’ 주민자치 실현 위해 주민자치 조직의 역동성 필요
Q 현재 전국 1300여개 읍면동에서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주민자치회 시범실시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종로구에서 시범 실시를 진행하던 3개 동 중 2개가 주민자치위원회로 다시 돌아가는 등 논란이 있었고 서울시에서는 중간지원조직인서마종(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과 각 구의 마자센터(마을자치지원센터), 주민자치지원관에 대한 비판도 다수 제기된 바 있습니다.
주민자치는 주민이 지역사회의 주인으로서 참여하는 것을 말합니다. 주민참여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단지 의견만을 제시하는 ‘주민의사수렴’의 낮은 단계에서, 주민 스스로 의제나 정책을 생산하고 실행하는 적극적인 주민자치의 단계로 나아갑니다. 주민자치의 성장을 견인하는 주민의 직접 참여가 지역사회를 행복한 공동체로 이끌 수 있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민대표성은 참여하는 주민의 참여 결정이 얼마나 공정하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좌우됩니다. 민주적인 자치위원의 선정 절차와 주민자치회 운영이 주민대표성을 담보하는 것입니다. 민주적 참여문화가 본 사업의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한 가치로서 여겨지고 실현되기를 기대해봅니다.

현재 여러 주민참여 사업에 동참하는 주민들은 비슷비슷한 주민활동에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고,주민들 사이의 불필요한 견제와 갈등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다양한 통로로 진행되는 주민참여사업간 소통구조나 통합된 틀을 만들고, 주민이 전체를 조망하면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일이 필요합니다.

주민 대표성을 지닌 주민자치회가 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 공공적 활동을 실행하는 것이 동 단위 민관협력의 핵심입니다. 주민의 자율적 참여를 통해 다수가 지지하는 공동체의 방향과 정책이 결정될 수 있다는 믿음의 실천입니다. 주민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하고, 행정은 주민 참여를 지원할 뿐 아니라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주민이 중심이 되고 우선되어야 합니다. 주민자치회의 체계는 자치위원 뿐아니라 다양한 생활의제에 관심이 있는 주민들과 관계망이 촘촘해짐으로써 생태계는 그만큼 풍요로워지며 주민자치의 참여 저변이 확대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서울시에서는 여러 기관과 협력하여 문제점과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서울연구원과 같은 연구 기관에서도 주민자치의 미래를 위한 발전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인을 명확히 분석하여 진단하는 일과 함께 미래로 다시 뛰는 주민자치를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전체적인 분석과 평가가 진행 중인 사안입니다.

아울러 우리 구에서도 지역 특성에 맞는 주민자치회 모델을 만들기 위한 ‘종로구 주민자치 발전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구성해 현장의 주민들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아 종로형 주민자치 모델을 만들고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역사회 혁신 이끄는 동력’ 주민자치 새 계획 준비 중
Q 아직까지 주민자치는 ‘자치’ 아닌 ‘관치’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당장 주민의 대표인 주민자치회의 권한이 입법-인사조직-재정권 미비로 매우 제한적이어서 조례에서 주민자치회 기능과 권한이 더 확대 확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민자치는 단체장의 의지로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많은데. 주민참여예산 확대, 인력·재정 지원, 실질적 권한 확대 등 획기적 지원방안을 조례에 담아 실현할 계획이 있으신지요?

지방자치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지방자치란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많은 학자들이 지방자치를 주민자치와 단체자치로 구분하여 설명을 하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1999년 동 주민자치센터가 시범실시 되고 그 후 읍면으로 확대되면서 ‘주민자치’라는 말이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해 지방자치가 무엇인지 이해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먼저 지금 동에서 실시하고 있는 ‘주민자치’가 과연 자치가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책임성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고 지방의 주인이 되어야 할 주민은 시·군·구 자치제 하에서 수동적이고 무책임한 관리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됩니다. 이제 지역사회 혁신을 이끄는 동력으로 주민자치가 어떻게 활동할지 새로운 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제안을 제시하겠습니다.

Q 주민자치는 관의 지원과 함께 주민들의 관심과 적극적 참여가 매우 중요합니다.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주민자치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지요?
소통이 오늘날 시대의 담론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소통을 강조하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소통,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서양 커뮤니케이션학에선 정보(information)·지식(knowledge)·의견(opinion)의 공유 정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의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건쉽지만 의견을 공유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 의견을 공유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회의 제 갈등은 서로 다른 의견의 충돌에서 빚어지는데 커뮤니케이션만 하면 의견이 공유된다는 생각은 안이한 발상입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의견을 어떻게 수렴하고 봉합할 수 있는지의 방법론이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소통(疏通)이란 단어는 통함(通)과 뚫림(疏)의 합성어입니다. 이는 누군가와 통하려면 뚫림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공자가 말한 화이부동(和而不同), 즉 화합하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한다는 건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 이론입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래야만 소통도 가능할 것입니다.

책임 있는 자치의 주체로서 주민자치에 많은 주민들 관심·참여 필요
Q 지난해 오랜 숙원이던 지방자치법이 전부개정됐지만 주민자치회 관련 조항은 삭제돼 80만 전·현직 주민자치위원들이 관련 법 제정을 염원하고 있습니다. 이명수 의원 발의안 등이 국회 계류 중인데 주민자치회법 제정에 대한 견해 그리고 구 주민자치의 비전을 밝혀주십시오.

이명수 의원이 발의한 법률안 취지문을 보면, 주민자치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의 향회조규가 대일항쟁기의 문화말살 정책에 따라 사라지게 되고 이로 인해 전국의 주민자치위원이 각자의 능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자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조직의 부재로 이어졌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일제에 의해 단절된 조선의 향회조규를 기반으로 주민자치를 오늘에 맞도록 되살려 마을의 주인인 주민이 분권하고 주민이 자치하는 진정한 의미의 주민자치를 실현하고자 하며, 비정부 조직(NGO)ㆍ비영리 조직(NPO)이면서 동시에 비사적조직(NFO)인 주민자치회가 주민회로 성립하고 자치회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내용을 제안하셨습니다.

국회에서의 논의과정과 절차라는 것이 여러 의견도 수렴해야 하고, 각 전문위원들의 검토 보고와 예산 지원에 대한 비용추계 과정도 필요하고, 숙의와 토론과정을 통해 충분히 협의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계속 지켜보는 가운데 저도 적극적인 의사개진과 협력으로 좋은 결과가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어려운 여건에서도 헌신하는 구 주민자치위원들께 격려와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종로구에는 16개동의 주민자치위원장님과 1개동의 주민자치회장님께서 풀뿌리 자치활동과 함께 지역사회 혁신을 위해 애쓰시고 계심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마을의 일은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스스로 책임 있게 참여할 때 비로소 좋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행정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책임 있는 자치의 주체로서 주민자치에 많은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종로구에서도 주민자치 활동의 역할과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Q 끝으로 코로나19, 어려운 경제상황 등으로 많이 지친 구민/독자 분들께 위로·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십시오.
민선8기 종로구청장으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종로구를 ‘미래 문화의 산실, 세계의 본이 되는 종로’로 함께 만들어 가자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풀뿌리민주주의인 주민자치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금년부터 시행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자치분권 2.0시대가 시작됨에 따라 주민자치현장에서의 변화와 혁신도 더욱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주민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통해 자치역량을 더욱 성숙시키고 지역사회 혁신을 통해 진정한 지방자치로 나가는 토양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방정부 행정을 총 책임지는 위치에서 우리나라 주민자치에 대해 심도 있는 말씀을 나눈 월간<주민자치>와의 대담은 저에게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서울의 심장, 다시 뛰는 종로에서 대한민국 주민자치의 본(本)이 되는 종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종로구청

저작권자 © 더퍼블릭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