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주민자치 연구세미나
제37회 이기훈 대표 ‘리더, 리더십 그리고 주민자치적 활용

지역의 리더이자 어른인 주민자치위원들의 역할과 역량에 대한 토론의 장이 열렸다. 한국주민자치학회는 9월 6일 ‘리더, 리더십 그리고 주민자치적 활용’을 주제로 한 제37회 주민자치 연구세미나를 개최, 이기훈 에스포럼 대표가 발제를 맡아 진행했다.

발제에 앞서 사회를 맡은 채진원 한국주민자치학회 학술부회장 겸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교수는 “오늘 주민자치 연구세미나 주제를 ‘리더,리더십 그리고 주민자치적 활용’으로 잡은 이유는, 윤석열 정부 들어와 주민자치법과 제도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것과 관련이 있다. 새 정부의 주민자치가 중앙회와 학회의 요구와 희망대로 되었으면 좋겠는데 잘 안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렇듯 법제도가 안 되는 조건 하에서 주민자치를 잘하게 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라며 “특히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까지 법제도가 안 된 조건 속에서 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어떤 리더십을 활용해 주민자치를 활성화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이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발제 이기훈 대표(완쪽), 토론 박경하 교수
발제 이기훈 대표(완쪽), 토론 박경하 교수

“주민자치위원의 역할은 주민의 의견을 모으고 그 의견을 담아내는 것”
발제자로 나선 이기훈 대표는 “주민자치란 다 함께 잘 먹고, 잘 놀고, 잘 살기 위한 뜻있는 몸부림이다. 주민자치의 ‘3터’는 일터(잘 먹고), 삶터(잘살고), 놀터(잘 놀기)이다. 주민자치위원은 주민들을 대표하는 “지역의 리더, 지역의 어른”이다. 주민자치위원의 역할은 주민의 의견을 모으고 주민의 의견을 담아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발제에 따르면, 리더십이란 ‘어떤 상황 하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입 또는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대한 결과’이자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고 좁혀갈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이다. 그러나 ‘불편한 진실’도 있다. 한비자는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것’을 애정도 동정심도 의리도 인정도 아닌, 오직 이익 한 가지 뿐이라고 말하며 인간을 ‘이익에 의해서 움직이는 동물’이라고 표현했다. 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는 “군주는 여우와 사자의 기질을 배워야 한다. 사자의 기질에만 의존하면 힘은 갖게 되나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며, 여우의 기질이 사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지적인 힘을 준다”고 했다. 또 “인간이란 아버지의 죽음은 쉽게 잊지만 재산상의 손해는 잊지 못한다”고도 했다.

이기훈 대표는 “주민자치위원의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체로 지역을 대표하고 지역에 대한 열정이 높고 지역의 어른이라는 것이다. 대체로 연장자들이 많은 것 같다. 주민자치위원은 꼭 리더라는 개념보다는 인생의 선배로서 주변 사람들에게 애정을 받으려면 이런 정도의 역량은 갖고 있어야 하지 않나하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라며 “그첫 번째가 덕이 있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한테 대접을 받을 것이고 두 번째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인데 이 시대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어른은 젊은 사람보다 나은 점이 있어야 한다. 아무래도 지혜가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하는데 이 시대의 아픔은 점점 그런 걸 잘못 본다는 것이다. 확증편향이라는 시각과 관점에서 사람들을 보기 때문에 올바르게 보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어른은 인격과 교양을 갖춘 훌륭한 사람이며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고 성숙해지는 존재다. 다산은 어른의 기본으로 △인간은 지식이 아닌 태도로 증명된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책상부터 정리하라 △몸을 단단히 하고 싶다면 말부터 단단히 단속하라 △익숙한 사이일수록 예의를 다하라 △가르침은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등으로 보여주는 것 △누구나 누군가의 귀한 아들이고 딸이다 △가장 빠른 지름길은 지름길을 찾지 않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기훈 대표는 리더의 핵심역량으로 “나는 그들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해주었다. 이것이 내가 천하를 얻은 비결“이라고 한 한고조 유방의 사례를 꼽기도 했다.

“소통과 경청, 주민자치위원 역할에서 특히 중요한 시작점이자 덕목”
계속해서 이 대표는 “앞서 많은 전문가들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공통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주민들의 의견을 담아내는 주민자치위원의 역할에서 특히 중요한 게 소통이고 이게 시작점인 것같다. 한때 ‘서번트 리더십’이 화두가 됐었는데 서번트 리더가 가져야할 가장 큰 덕목이 바로 경청이다”라며 “소통에서 어려운 점은 앞서 언급한 확증편향의 오류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자하는 경향이 있어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발제 후 본격적인 토론이 진행됐다. 먼저 박경하 교수는 “주민자치가 주민들 스스로 살아가는 지역을 다스린다는 의미보다는 지역에 봉사하는 것을 자치라고 인식해야 할 것 같다. 주민자치위원들을 지역의 어른, 유지로 생각하는 것은 맞지 않고 완전 봉사자로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지역을 위해 봉사하려는 사람들이 위원이 되는 것이지 뭔가 한자리 하려는 사람들은 배제시켜야 한다고 본다. 주민자치가 아닌 걸 가지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주민자치의 기준으로 얘기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조선시대 향약도 동계에서 향약장을 뽑을 때 ‘덕을 행하는 자’를 기준으로 삼았다. 오늘 강의에서 덕을 많이 강조해주셔서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전통시대의 덕을 지금 기준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전통시대엔 ‘인의예지신 갖춘 사람’을 덕 있는 사람으로 여겼다면 현재는 ‘덕을 솔선수범할 수 있는 사람’이 주민자치회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임중범 향약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직 다면평가의 딜레마가 일을 많이 하는 부서장은 조직원들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고, 일을 적게 하는 부서장이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다. 실제 경험으로도 일을 전혀 안하는 부서장이 일등 된 적이 있어서 과연진짜 리더로 볼 수 있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직원을 닦달해야 겨우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구조 속에서 진정한 리더는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기훈 대표는 “다면평가를 하다보면 감정평가를 하게 되고 포지션파워가 상실하게 되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부서장-부원간 커뮤니케이션 도구는 결국 지시인데 요즘은 그것을 부서원이 수용 안하는 경우가 많다. 성과가 안나오면 닦달도 해야하고 이게 ‘술수’와도 연결된다. 이 같은 상황들은 회사가 부서장에게 관리역량교육은 안 시키고 기껏 폼만 잡는 교육만 시킨 결과다. 업무 프로세스가 있는데 지시 하는 자체가 막혀 있고 설득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열정 있는 리더가 오히려 도태되고 복지부동-포커페이스 유지 잘 하는 부서장이 후배들에게 점수를 잘 받는 구조가 된다”고 언급했다.

주민자치회 리더십 연구에 있어서도
현장 성공사례를 모아서 유형화 할
필요가 있을 것

백영춘 한국주민자치중앙회 수석부회장은 “리더십 스타일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적이 있는데 결과는 어떤 리더십 유형이든 그게 잘 작동되면 성과가 높고 술수 즉 스킬을 잘 구사하지 못하면 성과를 내지못한다는 것이다. 성과 여부는 리더십스타일의 문제가 아니고 구사하는 사람의 스킬,태도가 더 작용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기업에서는 보통 다면평가에다 평판평가까지 하는데 이것은 인사를 정상적으로 하지 않고 인기투표내지는 목적이 있는 평가라는 생각에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이런저런 평가를 하기 때문에 평소 조직원들이 행동에 더 조심하게 되는 효과는 있는 것 같다. 좋은 제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회사 목적에 의해 조직이 필요로 하는 제도라는 생각이다”라며 “주민자치는 그런 게 필요 없고 주민 스스로 알아서 하고 서로 생각을 모으고 집단적으로 의견이 모였을 때 함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지시하고 지시받고 하는 거 아니기에 어떻게 하면 서로 잘 화합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어른은 연장자 개념보다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 현장 성공사례 유형화 할 필요”
엄관용 더가능연구소 기획실장은 “젊은 사람 입장에서는 어른이라는 말이 자주 들리면 싫어할 것같다. 다만 어른의 어원에 어울림도 있어서 연장자라는 개념보다는 어울릴 수 있는 사람 정도로 받아들이고 싶다. 주민자치회 구성원들 대상 설문조사를 하면, 연령별 구성에 대해 문제가 많다는 의견이 젊은 층에서 많이 나온다. 구성과 관련해 어른의미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주민자치회에서 세대가 아우러지고 성별 연령별 다양성을 가졌으면하는데 그 개념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된 것 같다”라며 “개인적 경험에 기초해 한 번 안 좋은 인상을 받으면 마치 ‘대한민국 주민자치회가 다 문제야~’ 식으로 평가를 하는 건 지향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연구 세미나를 하는 이유도 좋은 사례 개발필요성이 있어서 하는 것인데 주민자치회 리더십연구에 있어서도 현장 성공사례를 모아서 유형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래야 주민자치 리더십연구가 발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영섭 웹이코노미 대표는 “실체가 잘 안보이는데 리더십을 말한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얘기도 나왔는데, 단체자치 vs 주민자치로 구분된다고 할 때 국회의원, 지자체장들 리더십과 주민자치회 리더십이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주민자치가 잘 드러나지 않아 단체자치와 비교가 잘 안되는 느낌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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