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대한민국 주민자치대회

8월 23일이 역사적인 ‘주민자치의 날’로 선포됐다.

한국주민자치중앙회와 한국주민자치학회는 12~13일 경상북도 안동에서 '주민자치의 탈행정화-탈정치화'를 모토로 제12회 대한민국 주민자치대회를 개최하며 ‘주민자치의 날’ 선포식을 가졌다.

 

대한민국 주민자치대회 첫날인 12일에는 윤태정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주민자치의 날’ 선포식과 ‘2023 대한민국 주민자치대상’이 열렸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온 시도 주민자치회, 주민자치원로회의/여성회의 회장단과 임원진, 그리고 각 읍면동 주민자치위원 250여명이 참석했다.

먼저 ‘주민자치의 날’ 선포식에 앞서 대한민국 주민자치대회 개회식이 진행됐다. 각 광역시도 주민자치회 대표회장들의 개회 선언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이어 송종훈 한국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과 조경숙 여성회의 상임회장이 무대에 올라 내빈을 소개했다. 전국 각 시도 주민자치회/원로회의/여성회의 회장단들이 차례로 소개됐다.

다음으로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은 대회사에서 “전국 각지 먼 곳에서 달려와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주민자치를 한 지 24년째가 되는데 지금까지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진전은 있었다. 특히 오늘 ‘주민자치의 날’ 선포식,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배려해주신 이철우 경북도지사님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전상직 대표회장
전상직 대표회장

 

이어 전상직 회장은 “시도, 시군구는 단체장과 의원들을 국민이 직접 뽑고, 주민발안제, 소환제 등 주민참여제도 있는데 읍면동에는 아무것도 없다. 동장, 통장을 직접 뽑을 수 없는 민주주의 사각지대”라며 “읍면동장이 행정복지센터장을 하고 읍면동, 통리 주민자치회가 행정에서 하지 못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는데 정부에서 이 부분을 내주지 않고 있다. 잘 하지도 못하면서 못하게 하고 있다. 지방분권법에는 분명히 ‘읍면동의 주민으로 구성되는 주민자치회’라고 되어 있고 주민들이 회를 구성하면 회칙, 회장과 임원선출, 회비 등을 결정해서 운영할 수 있는데 시범실시 표준조례에는 이 부분이 다 빠져 있다. 주민자치회도 읍면동에만 둘 수 있게 되어 있다. 주민자치회에 주민이 없으니 총회도 없어 회칙도 주민이 못 정한다. 주민자치 전체를 완벽히 무력화 시키는 조치가 계속되어 오고 있는데 아무도 지적 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 회장은 “윤석열 정부 해안부의 표준조례 개정안에도 문제가 많다. 시범실시 주민자치회가 전국적으로 1388군데에 설치되어 있는데 이 잘못된 상황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지. 행안ㅂ는 전혀 책임지지 않을 일만 하려고 한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구도 하지 않는다. 오늘부터, 지난 20년간 해왔던 주민자치를 오늘 다지고 내일 다지고 또 다지면 아무리 바람이 불어와도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정치, 행정, 경제적 목적이 아닌 사회적 공공성을 위해 매진하는 주민자치가 의미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중앙회에서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계속해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주민자치의 시작, 지방시대 대전환’이라는 제목의 축사 및 강의에서 “주민자치, 당연히 해야 하는데 굉장히 어렵다. 지방자치 역시 아직도 중앙집권제 그대로다. 결국은 교육을 통해서 바꿔야 하는데 웬만큼 해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분권, 균형발전을 반드시 해야 한다. 못하면 초일류국가가 될 수 없다. 지방에서 각자 다 알아서 해야 하는데 지방의 대학, 강, 산, 산업단지 모두 다 중앙에서 관리한다. 도지사가 할 일이 없다. 오죽하면 울면서 부탁하는 일밖에 할 일이 없다고 한다. 이래서 어떻게 지방이 발전하겠는가.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잘 살 수 있게 됐는데 다들 불행해 한다. 압축성장의 폐해다. 이런 것들을 주민자치에서 연구해 스스로 토론해 나라를 바꿔나갔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오늘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주민자치의 날’ 선포식이 진행됐다. 박경하 향약연구원장이 단상에 올라 ‘주민자치의 날’ 제정에 대한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 40년 간 향약과 촌계를 연구해 왔는데, 구성의 자발성, 운영에 있어서의 자율성, 임원 선임에서의 민주성, 1/N로 회비를 걷는 재정에 있어서의 수평성이 있는 기층민의 상호부조 조직은 삼국시대 이래로 있어왔지만 사료 상 적절한 기록을 찾기 어려워 선정에 고충이 있었다. 그런데 1546년 명종 1년 8월 23일 기록에 촌계를 인정하는 내용이 있다. 향촌의 시행을 건의하는 신하에게 문정왕후가 ‘향촌마다 촌계가 있는데 그 조직으로 하면 어떠한가’라며 촌계의 존재를 언급한다. 이에 8월 23일을 ‘주민자치의 날’로 정하고자 한다. 이는 국가에서 제정하는 게 아니고 우리 스스로 주민자치의 날로 기념해 상부상조하는 주민자치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후 전상직 회장, 이철우 지사, 광역시도 주민자치회장 및 원로-여성회장들이 대표로 무대에 올라 객석에 있는 참석자들과 함께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로서 대한민국 주민자치대회의 첫 순서인 ‘주민자치의 날’ 선포식이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12회 주민자치대회 개최는 주민자치가 시대적 전환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여러모로 시사되는 바가 컸다는 평가다. 주민자치회 시범실시가 시행되고 있지만 10년 넘게 방향을 잡지 못하는 현실에서 전국 주민자치 가족들이 하나 되어 진정한 주민자치가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게 대회 참석자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사진=이문재/문효근 기자

 

주민자치의 날 선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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