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창립 “경험과 지혜로 인재 육성”

6월 5일 원주시의회에서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창립회의가 열렸다. 사진=이문재 기자
6월 5일 원주시의회에서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창립회의가 열렸다. 사진=이문재 기자

“주민이 주민자치위원회에 마음껏 참여하기 어렵고, 주민자치센터 운영권마저 행정기관이 좌지우지하는 주객전도된 현실을 여성위원들의 축적된 현장 경험과 지혜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6월 5일 원주시의회에서 열린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창립회의는 관치를 벗어나 실질적 주민자치를 모색하자는 결연한 각오로 가득 찼다. 지난 십수 년간 주민자치 현장에서 느낀 현 제도의 불합리함을 개선해, 진정한 의미의 주민자치를 이뤄나가야 할 때라는 절박함에서다. 조경숙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상임회장은 “15년간 주민자치위원회의 여러 직책을 역임하면서 제대로 된 주민자치에 대한 열망이 더욱더 단단해졌다”며 “우리 여성 위원들이 소통과 친목을 바탕으로 한국 주민자치 실질화에 이바지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주민자치 실질화’는 주민자치위원들만의 바람은 아니었다.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도 주민자치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국회의원(원주 을)은 이날 인사말에서 “새로운 사회의 큰 특징은 개별화와 다변화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관이 이끄는 사회였지만, 이제는 서로의 의견을 모아 함께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뜻을 모아 공동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주민자치위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성 주민자치 리더들이 역량 있는 인재를 키워내는 역할을 맡아 달라”고 당부했다. 

정종임 춘천시 주민자치 여성회의 부회장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이문재 기자
정종임 춘천시 주민자치 여성회의 부회장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이문재 기자

구자열 강원도지사 비서실장도 “지방자치의 핵심은 주민자치다. 주민에 의해 모든 의사 결정이 이뤄지고 여기서부터 민주주의가 시작된다. 그런데도 일부에서 주민자치위원회를 폄훼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지방자치의 꽃인 주민자치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강원도 역시 주민자치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재섭 원주시의회 의장은 “주민자치센터가 박근혜 정부 때 행정복지센터로 이름이 바뀌었다. 우리 스스로 노력해서 마을을 잘 운영하고, 실정에 맞는 주민자치를 하려고 했던 취지가 무색해졌다. 지금부터라도 행정복지센터를 주민자치센터로 바꾸는 등 주민들이 힘을 합쳐 해법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정운 강원도주민자치회 대표회장은 오는 7월 강원도청 별관에 주민자치회 사무실을 마련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가 주민이 이웃과 함께 행복하게 살겠다는 의지를 현실화하는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창립을 축하했다.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회원들이 주민자치 동향을 듣고 있다. 사진=이문재 기자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회원들이 주민자치 동향을 듣고 있다. 사진=이문재 기자

전상직 사단법인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은 “여성이 주민자치의 주인공”이라며 여성 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을 당부했다. 전 회장은 “주민자치위원은 읍ㆍ면ㆍ동장이 위촉한다고 되어 있는데, 현재는 위원 선정권까지 행사하고 있다. 또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운영권마저도 이들이 손에 쥐고선 마을 강좌나 주민 삶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춤추고 노래하는 프로그램만 개설해 취지를 망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민자치위원회의 잘못된 운영 사례도 짚었다. 전 회장은 “행정기관의 월권만 문제가 아니다. 주민들이 하는 것이 주민자치인데 지금은 ‘위원회 자치’가 이뤄지고 있다. 심한 경우 주민자치위원장이 ‘주민자치는 내가 하는 건데 왜 당신이 나서느냐’고 한다. 위원장은 주민이 자치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객전도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여성 위원들의 역할도 강조했다. 전 회장은 “주민자치는 사업이 아닌 마을 주민들이 동네 필요한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다. 이것은 여성의 몫이고 그렇기에 여성이 주민자치의 주인공이다. 그간 여성 위원들은 주류에서 밀려나 있었는데,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가 주민이 이웃과 친구가 되는 일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윤복녀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부회장이 취임 수락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문재 기자
윤복녀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부회장이 취임 수락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문재 기자

이어 여성회의를 더욱 조직화하기 위한 임원 선출이 이뤄졌다.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수석부회장에는 장안숙 속초시 주민자치 여성회의 회장, 부회장에는 윤복녀 양양군 주민자치 여성회의 회장, 감사에 조재순 횡성군 주민자치 여성회의 회장과 고만순 홍천군 주민자치 여성회의 회장, 상임이사에 정종임 춘천시 주민자치 여성회의 부회장이 각각 선출됐다. 

조경숙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상임회장은 “여성 위원들 간의 소통과 친목을 바탕으로 주민자치 실질화에 이바지해야 한다. 휘어지되 부러지지 않는 대나무처럼 섬세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각 시군에서 열심히 활동해 나가자”고 임원들을 격려했다. 

고만순(왼쪽)·조재순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감사가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이문재 기자
고만순(왼쪽)·조재순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감사가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이문재 기자

참가자들은 함께 낭독한 결의문에서 “강원도 주민자치 여성회의 일동은 선진 주민자치 구현을 위해 관치를 적극적으로 배격하고 진정한 주민자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향후 구성될 강원도 주민자치 원로회의와 함께 강원도 주민자치회를 도와 주민자치 발전의 초석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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